2008년 남부 브리타니 대학
니콜라스 게겐 교수 연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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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를 데리고 산책을 하는 사람이
혼자 산책하는 사람보다
모르는 사람과 더 쉽게, 더 많이
대화하게 된다는 연구가 있어."
(Messent, 1984; McNicholas & Collis,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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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나의 전문 연구 분야인
번호따기에도 개를 데리고 있는 게
도움이 되지 않을까?"

 

멍멍

번호따기에 도움될 것 같은 건
뭐든지 실험해보는 게겐 교수님은
이번에도 거리로 나가 실험을 했어요.

게겐 교수님은
20세 대학생 한 명을 실험 도우미로 고용해서
길거리에서 지나가는 여성 240명에게
말을 걸게 했습니다.

"안녕하세요? 제 이름은 안토닌이에요.
당신이 너무 예뻐보여서 말을 걸고 싶었어요.
지금은 제가 일을 가야하지만,
혹시 핸드폰 번호를 알려주실 수 있다면
다음에 가볍게 맥주 한 잔 할 수 있을까요?"

차이가 있다면,
120명에게는 그냥 말을 걸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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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머지 120명에게는
개를 데리고 말을 걸었다는 사실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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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번호따기 성공율은 어떻게 달랐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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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개를 데리고 있었을 때
성공율이 무려 3배 넘게 올라갔습니다.

참고로 성공율이 3배 이상 올라간 건
게겐 교수의 모든 번호따기 실험 중
세 손가락 안에 드는 엄청난 결과입니다.

47464273 - labrador retriever with leash is waiting for walk.

("주인님도 이제 연애하셔야죠")

 

멍멍멍

어떻게 개를 데리고 있는 게
이렇게 큰 차이를 만들어내는 걸까요?

가장 큰 이유는 개가
개를 데리고 있는 사람에 대한
좋은 인상을 남긴다는 점이에요.

개를 산책시키며 친근하게
잘 돌보는 모습을 보면 자연스럽게
친절하고, 다른 이에게 신경 잘 쓸 것 같다는
인상을 남기게 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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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꼭 번호를 물어보는 상황이 아니라도
똑같이 적용될 수 있어요.
소개팅에서 개를 키운다는 사실을
아는 것만으로도 비슷한 효과를 줄테니까요.

개가 호불호가 갈리지 않고
거의 모든 사람이 좋아하는 동물이라는 것도
또 다른 이유입니다.

개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그것만으로도 나와 상대방 사이에
공통점 하나가 될 수 있고,
얘기를 풀어갈 수 있는 주제가 되죠.
(참고 - 공통점을 찾으면 호감도가 올라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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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연애를 하기 위해
개를 키우는 건 좋은 선택이 아니에요.
개를 키우는 데는 실제로 많은 관심과
시간과 돌봄이 필요하거든요.

하지만 당신이 원래 개를 좋아하고
개를 키우는 걸 고민하고 있다면,
개를 키울 또 하나의 이유가 될 수 있지 않을까요?

혹시 알아요?
당신의 반려견이 짝을 만나게 되는
운명의 가교 역할까지 할 수 있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