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남부 브리타니 대학
니콜라스 게구엔 교수의 연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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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에서 검증된 여러 가지
설득 기법이 있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강력한 건
'풋 인 더 도어(foot-in-the-door)'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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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에 드는 이성에게
데이트 신청을 할 때도
이 기술이 효과적이지 않을까?"

 

풋 인 더 도어?

풋 인 더 도어는 한국어로
'문간에 발 들여놓기'라고도
불리는 설득의 테크닉입니다.

1966년 프리드먼 교수가 발표한 논문을 통해
처음 알려지게 되었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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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드먼 교수는 먼저
실험 도우미를 섭외했습니다.
실험 도우미는 일반 가정집에 찾아가
주방용 제품 회사에서 나왔다며
 2시간 동안 집에서 요리할 때 쓰는
제품을
 조사해도 되겠냐고 물었습니다.

사실 낯선 사람이 2시간 동안 머물며
집안 용품을 조사한다는 건 상당히
껄끄러운 일이죠.
그래서인지 이 요청에 동의한 비율은
22%에 불과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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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프리드먼 교수는
방법을 조금 바꿨습니다.

처음 방문했을 때 상대적으로 답하기 쉬운
소비 생활 관련 서베이를 해달라고 요청한 거죠.
그리고 3일 후에 다시 찾아갔습니다.
마찬가지로 집에서 요리할 때 쓰는 제품을
조사해도 되겠냐고 물었더니
요청에 동의한 비율이 43%로
2배 가까이 뛴다는 걸 발견했어요.

이렇게 쉬운 부탁을 먼저 한 후,
그다음에 어려운 부탁을 해서
들어줄 확률을 
급격하게 올리는 기술
'풋 인 더 도어'라고 합니다.

자, 그럼 이 방법이 데이트 신청에서도 통할지
다시 게구엔 교수의 실험으로 돌아가 볼까요?

 

길 좀 알려주세요

게구엔 교수는 한 쇼핑몰에서
240명의 여성을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실험을 도와줄 남성 한 명을 고용하여
쇼핑몰에 있는 여성들에게
데이트 신청(사실은 헌팅..)을 하게 한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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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험 도우미는 여성에게 다가가
이렇게 말했습니다.

"안녕하세요? 귀찮게 하는 거라면 죄송하지만,
혹시 지금 바쁘신가요?
바쁘지 않다면 저랑 맥주 한잔 하실래요?"

단, 차이가 있다면 120명에게는
바로 데이트 신청을 했고,
나머지 120명에게는 독립문 광장으로
가는 길을 물어본 후
데이트 신청을 했다는 거였어요.

자, 결과는 어땠을까요?

 

"좋아요"

풋 인 더 도어의 효과는 막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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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바로 데이트 신청을 했을 때는
불과 4명의 여성만이 수락했어요.
그런데 길을 물어보고 나서 데이트 신청을 했을 때는
무려 19명, 그러니까 4배가 넘는 여성들이
좋다고 했다니까요!

정말 보고도 믿기지 않는 효과죠.

 

왜 이런 결과가?

풋 인 더 도어 기술은 어떻게
이렇게 강력한 힘을 나타내는 걸까요?
게구엔 교수의 설명을 들어보죠.

1) 자기 인식 효과

"사람들은 첫 번째 부탁을 들어주면
무의식적으로 '나는 남을 잘 도와주는
사람이야' 라고 생각하게 됩니다.
이런 자기 인식이 생기면
자연스럽게 다음 부탁도
들어주게 되는 거죠."

2) 일관성 효과

"사람들은 한 번 어떤 입장을 취하면
일관성 있게 유지하려고 합니다.
그래서 한 번 부탁을 들어주면
다음 부탁도 들어주게 되는 거예요."

 

풋 인 더 도어 활용법

게구엔 교수는 헌팅 상황에서
이 기술을 사용했지만,
꼭 그때만 사용할 수 있는 건 아니에요.

예를 들어, 마음의 드는 이성이 있는데
언제 한 번 단둘이 저녁을 먹고 싶다면
그 전에 거절하기 어려운
작은 부탁을 먼저 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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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작은 걸 빌려달라고 한다거나,
뭘 좀 찾는 걸 도와달라고 한다거나,
오는 길에 물 좀 사달라고 하거나 하는 거죠.

상대방이 그 부탁을 들어준 후에
같이 저녁 먹자고 하면
아마 성공률이 3~4배는 더 올라갈 거예요.

풋 인 더 도어 기술을 쓴 다음
실제로 그 사람의 호감도가 올라갔는지
알아볼 수 있는 방법이 있습니다.

연애의 과학 앱에서는
상대방과의 주고받은 카톡을 분석해
상대방이 날 얼마나 좋아하는지 알려주는
'카톡감정분석 테스트'를 해볼 수 있어요.

풋 인 더 도어 기술을 사용하신 후,
분석을 해보면 호감도가 얼마나 올라갔는지
정확히 알아보실 수 있을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