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글에서
섹스리스의 4단계 과정
설명드렸는데요.
(참고 / 어쩌면 우리 커플도 섹스리스일 수 있다?)

 

 

댓글 의견을 보니
‘조정 단계’에서의 해결책
많은 분들이 궁금해 하셔서...

원래는 해결책을
단계마다 말씀드리려고 했으나
조정 단계에 초점을 맞춰
좀 더 자세하게 설명드리려고 합니다.

섹스는 완전히 줄어들고
이젠 싸우기도, 대화하기도 지쳐버린
조정 단계.

예고하지만, 문제가 문제이니만큼
해결책도 만만치 않아요.

 

왜 우린 멀어졌을까

섹스리스를 유발하는
가장 큰 원인은
"익숙해진 거리감”이에요.
(정선이, 2016)

연애하다 보면 애인과
정서적인 '거리'가 생길 때가 있어요.
그럴 때마다 우린
빨리 화해하고 잘 대화해
벌어진 거리를 어서 좁히려고 합니다.

 

 

그런데 가끔씩,
거리감을 줄이려는 노력을
소홀히 하기도 해요.

‘알아서 마음 풀리겠지’,
'내가 왜 그랬는지 알겠지’
하면서 갈등을 풀지 않고 그냥 넘어가죠.

이런 일들이 거듭되어
거리가 좁혀지지 않고 오래 유지되면,
그 거리감에 두 사람이 익숙해지죠.

 

 

 

더 이상 화해나 대화를 해도
다시 가까워질 수 없다고 확신할 때,
섹스할 욕구가 생기지 않아
섹스리스로 이어진다는 거예요.

다시 말해 두 사람의 관계가
멀어진 게 문제가 아니라,
멀어진 관계에 ‘익숙해진 것’이 문제란 겁니다.

 

 

결국 거리감을 다시
‘익숙하지 않게’ 만드는 게 관건!

저희가 권장하는 방법은
‘서로를 다른 사람처럼 느끼게 하기’입니다.

 

너 좀.. 낯설다?

좀 황당하죠?
하지만 이는 많은 섹스 테라피스트들이
권장하는 방법이에요.

성욕이 생기는 근본적인 이유가
‘친밀해지기 위해’, ‘거리감을 좁히기 위해’
라는 관점에서 나온 솔루션이죠.
(참고 / 섹스를 ‘더 가까워지기 위한 수단’으로 쓰는 사람들)

애인과 썸 탔을 때, 혹은
연애 초를 떠올려 보세요.
아직 잘 모르는 상대와
어서 가까워지고 싶지 않았나요?

바로 그 마음이
성욕을 불 지피는 심리 중 하나란 거죠.

 

다시 썸탈 때로 돌아갈 순 없지만
그 때의 기분은 만들어볼 수 있어요.

서로를 너무 잘 알고,
서로가 절대 변화하지 않을 거라는
그 단단한 생각을 깨 보는 겁니다.

난이도 별로 구체적인 방법
세 가지를 소개하니,
커플의 상황에 맞게 사용해 보세요.

 

#난이도 하. 오랜 ‘연애 습관’ 버리기

한 사람과 오래 만나다 보면
연애할 때 ‘습관’들이 생기기 마련이에요.

비슷한 데이트, 돌고 도는 대화 주제…
말투도 비슷해지고,
오래 쓴 애칭도 있을 텐데요.

그 지루한 연애 습관을
의도적으로 끊어내 보세요.

힘들면 작은 것부터 해 봐요.
평소에 너무 격식 없이 대화했다면
정중한 말투/호칭으로 바꿔보거나,

늘 카톡으로만 연락했다면
편지로 소통해 보는 것도 좋아요.
한 번도 안 해본 이색 데이트를
떠나보는 것도 도움이 되겠어요.
(참고 / 연애의 적, 권태기 극복하는 법 )

 

 

이렇게 약간의 신선함을
더하는 것만으로도,
성욕의 불씨는 되살아날 수 있거든요.

 

#난이도 중. 완전히 색다른 섹스

반복적인 섹스,
불만족스런 섹스가 오래 이어져
섹스리스에 빠져 버렸다면요.
섹스도 확 바꿔야 해요.

애인과 첫 섹스할 때, 기억나세요?
어떻게든 상대를 만족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지 않았나요?

최소한 그 정도의 수고와 함께,
과감한 모험까지 곁들여 보세요.

상대의 섹스 판타지를 들어주거나,
아찔한 섹스를 시도하는 것도
‘익숙함’에 충격을 주는 방법 중 하나예요.
(참고 / 모험적인 섹스의 효과)

 

 

개인적으론
아예 다른 사람을 연기하며 섹스하는
‘롤플레이 섹스’를 추천해요.

오래 이어져 온 섹스 루틴을
단숨에 깨는 데에
이만한 플레이가 없거든요.

 

#난이도 상. 큰 폭의 수용

애인이 거리감에 익숙해진 이유는
그 거리가 이젠 좁혀지지 않을 거라고
믿기 때문이에요.

아무리 말해도 상대가 받아주지 않고,
변화하지 못할 거라고 확신한 상태죠.

뭐, 이 쪽도 할 말은 있을 거예요.
아마 애인의 그 요구와 불만,
들어주기 참 힘든 문제였을 테니까요.

성격, 가치관을 바꿔야 하거나
고치기 힘든 버릇을 자꾸 문제 삼으니,
그건 진짜 들어줄 수 없다고
못 박아 버렸을지도 몰라요.

하지만 지금은 벼랑 끝이에요.
애인이 제기하는 문제를 그냥 수용하세요.

자존심이 상하고,
문제 제기가 합리적이지 않아 보이고,
내가 잘 변화할 자신이 없어도,
애인의 요구를 받아들이세요.

 

 

어차피 이 단계까지 온 커플이라면
곧 헤어져도 이상하지 않아요.

이별하기 싫다면,
그 문제를 받아들이고
무조건 고치는 방법뿐이죠.

애인이 오랫동안 봐왔을,
여러분의 완고한 태도가 사라진 것만으로도
‘다른 사람처럼 느끼게 하기’는 성공이고요.

뿌리 깊은 문제가 해결되면
섹스뿐 아니라 관계까지 월등히 좋아지는 건
저절로 따라오는 일입니다.

애인과의 케케묵은 문제에 대해서
더 깊이 대화하고, 수용하고,
해결하고 싶다면 이 대화법을 참고해보세요.
(참고/ 카타르시스 대화란?)

 

고인 물은 흘려보내고

정리하면,
애인과의 관계를 지루하고
익숙하게 만든 것들을 모두 청산하고,
새로운 방식의 연애로 재출발하는 거예요.

가장 악화된 섹스리스 상태를 고치는
유일한 길이죠.

말투나 섹스를 리뉴얼하는 건 기본,
성격 개조 수준의
대폭의 변화까지 각오하지 않는다면
이전처럼 왕성한 섹스는 다신 없을 거예요.

섹스리스는 단지 욕구가 사라져서가 아니라
연애 중의 수많은 갈등이 고이고 고이다,
썩어서 일어난 문제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