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야! 잠깐만...

여기, 침대에 누워있는
삼 개월 차 커플이 있습니다.

평소처럼 뜨거운 키스를 나누다가
남자는 결심하죠.
오늘만큼은 꼭 해보기(?)로...!

하지만 곧 그녀의 거부에
부딪히고 맙니다.

자 여기서 퀴즈!
이 여자는 왜 남자친구와의
섹스를 거부했을까요?

분명 싫은 건 아니라고 했으면서 말이에요.

 

한 번쯤 다 겪어봤을걸?

전남대 심리학과의 양동욱 교수는
이런 상황을 남학생 237명에게
보여주며 위와 같은 질문을 던졌습니다.

그랬더니 남자 대학생들은
이런 답변들을 내어놓았어요.
크게는 두 종류의 생각으로
나뉘었는데요.

 

첫 번째. 성적인 규범 때문에

"여자들이 원래 성적으로 좀
보수적일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좋다고 한 번에 허락하면
밝히는 사람처럼 보는 사회 분위기 때문 아닐까요?”

사회적인 분위기 때문에
여자는 원래 섹스할 때
한 번 정도는 거절할 수밖에 없다고 본 겁니다.

전통적인 성 규범으로 인해
여자들이 자기 욕구를 드러내기
어려워할 거로 생각한 거죠.

 

두 번째. 관계에 주도권을 쥐려고

“밀당의 일종인 것 같아요.
쉽게 허락해주는 것보다
한 번쯤 거부해서 남자를 밀어내는 거죠.”

평소 연애에서도 밀고 당기기가 있는 것처럼
여자들이 관계에서 우위를 점하려고
미묘한 심리 싸움을 하고 있는 거라고
생각하는 거예요.

섹스를 거부하는 모습을
일종의 힘겨루기로 본 거죠.

 

그럼 이런 반응이 나오죠?

이런 생각으로 인해 꽤 많은 남자들이
여자를 ‘설득’해보려고 노력합니다.

전통적인 성 고정관념 때문이거나
밀당일 거라고 생각하니,
“나는 너를 정말 좋아해서 그래.
그러니까 우리 사랑을 나누자”는 식으로요.

성격에 따라
애처럼 좀 찡찡대는 경우도 있죠.

하지만 양 교수의 연구결과를 살펴보면
이런 남자들의 행동이
섹스를 하게 되는 데 오히려
도움이 안 된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우리가 왜 그러는 거냐면

양 교수는 아까와 같은 상황을
여자들에게 보여주면서 똑같은 질문을 던졌어요.

"왜 저 여자는 싫지 않다면서
섹스를 거부한 것 같아요?"

그랬더니 여자들에게선
다른 대답이 나왔습니다.

특히 크게 두 가지 다른 이유가 나왔는데요.

 

첫 번째. 관계에 변화가 올까 하는 걱정

“첫 섹스하고 나면
태도 싹 바뀌는 남자들이
얼마나 많은데요!”

여자들은 만일 섹스를 하고 나면
남자의 ‘태도’가 변하지 않을까
걱정하거나 두려워하고 있을 것이라고
이야기했어요.

‘이 남자가 나를 진심으로 사랑하는 걸까?
섹스만 원하는 거 아닐까?’ 하는 의문
아직 마음속에 남아있는 거예요.

섹스 전 까진 나에게
사랑을 달라고 매달리던 남자가
섹스 후 확 돌변하면 어쩌나 걱정하는 거죠.

 

두 번째. 현실적인 문제

“여자들에게 ‘섹스를 한다’는 게
그렇게 쉬운 결정만은 아니에요.
걱정해야 하는 게 얼마나 많은데요.”

여자들은 상황 속 여자에게
섹스를 할 수 없는 좀 더 현실적인 문제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습니다.

특히 ‘몸과 관련된 문제’죠.
때마침 생리 기간일 수도 있고,
성병에 걸리거나
임신을 하는 건 아닐까 걱정한다는 거예요.

아무래도 섹스로 인한
신체적인 위험(성병, 원치 않는 임신 등)은
여성이 더 많이 지게 되니까요.

 

양쪽 생각을 놓고 보자면

사랑하는 사람과 섹스하고 싶은 마음,
나쁘다거나 잘못됐다는 게 아닙니다.

하지만 잘 생각해봅시다.

여자친구는 지금
‘이 남자가 정말 나를 사랑하나?’ 하는 걱정
혹은 현실적인 문제로
섹스를 거부했을 가능성이 커요.

만약 그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
남자친구가 집요하게 설득하려 들거나
찡찡거리는 모습을 보이면
여자는 어떤 생각을 하게 될까요?

섹스를 코앞에 둔 상황에서 하는
남자의 “나는 정말 너 사랑해”라는 말이
얼마만큼이나 진심처럼 느껴질까요?

그 마음이 분명한 진심이라고 해도
제대로 전달되기 어려울 거예요.

단지 섹스를 원해서 하는 말일 거라고,
그래서 이렇게 내가 싫다는 데도
집요하게 설득하는 거라고 오해하기 쉽겠죠.

두 번째 현실적인 문제일 때에도 마찬가지.
어쩔 수 없는 경우인 상태이거나
섹스가 두려운 상태라면

계속되는 남자의 설득은
‘배려심이 부족하다’
혹은 ‘너무 무책임하다’라고
생각하게 될 거예요.

여자의 걱정과 두려움을
오히려 더 키우고 마는 거죠.

 

정말 하고 싶다면

그러니까 여자친구와 섹스를 하고 싶다면,
근데 그녀가 그 섹스를 거부한다면
무리한 설득이나 찡찡거림은
별 도움이 되지 않을 거예요.

여자친구가 혼후관계주의자가 아니라면,
앞으로 섹스는 언젠가, 곧 하게 될 겁니다.

여자친구가
“앞으로 10년 동안은 절대 안 돼!” 한 건 아니니까요.
그저 “지금은 좀..” 한 것뿐이에요.

그러니 당장 끓어오른 마음에
무작정 설득만 하려 들지 말고
이렇게 한번 말해봅시다.

“나는 진짜 너 사랑한단 말이야” 보다
훨씬 진심이 잘 드러나지 않나요?
너무나 듬직하고 믿음직한 남자
보이기까지 할 거예요.

섹스를 거부당한 어색하고 아쉬운 상황.
오히려 내 진심을 보여주고
멋진 모습까지 보여줄 수 있는
좋은 기회입니다.

그 좋은 기회를 잘 활용해
내 진심 어린 사랑도 잘 전달하고,
믿을 수 있는 남자친구가 되세요.

그런 모습을 보면
여자친구도 곧 마음을 열어줄 겁니다.


김관유 에디터의 후기

진심도 '어떻게 전하는지'가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