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데 꽂혔어

친구들끼리 모여
언제 이성이 매력있어 보이는지 얘기중이었어요.

아이처럼 웃을 때,
무심한 듯 잘 챙겨줄 때,
자기 일에 집중하고 있을 때 등등
이런 저런 얘기가 나왔죠.

근데 듣고만 있던 한 친구가 조심스럽게 말했어요.

"지난번에 누가 나랑 한참 얘기하다가
'듣고 보니 니 말이 맞는 것 같아'
라고 하는데 난 그게 너무 멋있더라..."

순간 다들 이해가 안 돼서
그게 뭐냐고 무시했어요.

흔히 생각하는 '매력'과는
거리가 좀 멀잖아요.

근데 심리학 논문을 읽다 보니,
친구가 어떤 포인트에 꽂혔는지 알겠더라고요.

오늘은 그 얘기를 해드릴게요.

 

열띤 토론, 그 후

찰스턴 대학의 첼시 리드 교수는
상대방과 생각이 다를 때
어떻게 행동해야 매력적으로 보이는지 연구했어요.

우선 실험 참가자 130명을 둘씩 짝지어,
첨예한 사안들에 대해 토론하게 했습니다.

토론을 마친 사람들에게
리드 교수는 상대방의 반응을
각각 다르게 전해줬어요.

참가자들은 둘 중 어떤 반응을 들었을 때
토론 상대에게 매력을 느꼈을까요?

 

똑똑한 사람이군

참가자들은
토론 후 자기 생각을 바꾼 사람에게
큰 매력을 느낀 것으로 나타났어요.

심지어 더 똑똑하고, 더 합리적이고,
나중에 성공할 것 같다고 평가했거든요!

아니, 그렇게까지?

사실 생각이 바뀌었다는 건
결과적으로 토론에서 졌다는 거잖아요.

토론에서 졌다는 걸 인정했을 뿐인데
왜 이렇게 좋은 평가를 받은 걸까요?

 

난 항상 틀릴 수 있다

상대방이 설득당했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
참가자들은 이렇게 생각했을 거예요.

'내 말이 맞고 자기가 틀렸다는 걸
금방 깨닫는 걸 보니, 얘도 꽤 똑똑한 사람이군.'

좀 건방지게 들리지만,
이게 본능입니다.

사람은 기본적으로
항상 자기가 맞다고 생각하거든요.

TV토론 프로그램만 봐도 그래요.
분명 똑똑해서 그 자리에 나왔을 텐데,
자기 말이 앞뒤가 안 맞다는 걸 몰라요.

시청자들도 다 아는데 본인만 모르죠.
자기가 틀렸다는 걸 인정 못하는 거예요.

자기 생각을 바꾼 사람들이
특별하게 느껴지는 것도 그래서입니다.

상대방의 이야기를 듣고 의견을 수정한다는 건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거든요.

내 의견과 다른 말이라도 진지하게 들은 다음,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둘 중 무엇이 옳은지 판단할 수 있어야 해요.

그러려면
'나는 항상 틀릴 수 있다'는 마음
잊지 말아야 하고요.

생각을 바꾼 사람이
유능하고 합리적일 거라는 참가자들의 판단은,
결국 옳았던 거죠.

 

틀렸지만 100점

'듣고 보니 니 말이 맞는 것 같아.'

제 친구가 왜 이 말에 꽂혔는지
이제 감이 좀 오시나요?

상대방이 하는 말마다
무조건 고개를 끄덕거리는 거랑은 달라요.

그건 자기 생각을 바꿀 수 있는 사람이 아니라
자기 생각이 없는 사람...

썸을 타든 연애를 하든
평소에 잘 통하던 사람이라도
가끔씩 의견이 갈릴 때가 있어요.

그럴 때마다 대충 얼버무리거나
화제를 딴 데로 돌려서 상황을 모면했다면,
지금부터는 좀 더 성숙한 태도로 대처해 보세요.

일단 본인의 생각을 담담히 말해요.
상대방 이야기도 충분히 들어주시고요.

주의깊게 듣다 보면
상대방 이야기 중에도
납득 가는 부분이 있을 거예요.

그 부분을 콕 집어 얘기하는 거예요.
'음.. 듣고 보니 니 말이 맞는 것 같아.'

 

P.S.

다른 사람의 매력을 발견하기 위해서는
자기 매력이 뭔지도 잘 알아야겠죠?

'나는 매력이 없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내 매력이 뭔지 모르겠다, 싶은 분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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