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정도 가지고, 뭘!

얼마 전 소개팅을 주선 받은 수정이.

소개남과 만나기 이틀 전,
큰 고민에 빠졌습니다.

"수정씨.. 구지 파스타 머글 피료있나여?
제가 아는 맛집이 있는대.."

카톡을 보고 만나고 싶은 마음이
싹! 사라진 거죠.

어라, 이거 가지고?
라고 생각하셨다면 여기 주-목!
지금부터 제가
오타의 무서움
을 알려드릴게요!

 

오타 잇으면 외않되?

미시건대학교의 연구진은
오타에 관한 재밌는 실험을 하나 했습니다.

먼저,
83명의 참가자를 모집한 후
그들에게 룸메이트 구인 광고 두 개를 보여줬죠.
그리고 각각의 룸메이트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어봤어요.

------ 1. 오타 없는 광고 ------

안녕하세요! 제 이름은 김민석이에요.
전 청소를 잘 하니까 설거지를 좋아하는 사람과
같이 살고 싶어요.
혼자보다는 룸메이트가 있는 게 낫잖아요 :)
같이 살고 싶음 연락주세요.

 

------ 2. 오타 있는 광고 ------

안녕하세요! 제 이름은 김민석이요.
전 청소를 잘 하니까 설겆이 좋아하는 사람과
같이 살고 어요.
혼자보다는 룸메이트가 있는 게 낳잖아요 :)
같이 살고 싶음 연락주세요!

 

결과는 놀라웠습니다.

오타가 있는 룸메이트 광고를 봤을 때
호감도가 심각하게 떨어진 거예요!

도대체,
왜!
오타가 호감도에 이렇게
치명적인 영향을 미쳤을까요?

 

오타가 치명적인 이유

미시건대학교 심리학과의 줄리 볼란드 교수님은
오타가 치명적인 이유를 3가지로 설명해요.

첫째,
요즘은 메시지가 성격을 판단할 수 있는 근거가 돼요.

사람들이 온라인 커뮤니케이션에 익숙해지면서
말투를 가지고 성격을 판단하는 버릇이 생겼거든요.
“뭐했어?”, “뭐했엉?”, “뭐했오?”의 느낌이
각기 다르게 느껴지는 것처럼요.

그래서 사람들은
모르는 사람과 메시지를 주고 받을 때
메시지 하나만 가지고
그 사람의 성격을 판단한답니다.
(Thurlow C & McKay S, 2003)

 

둘째,
멍청해 보여요!

실제로 오타가 있는 메시지를 보면
그 발신자를 멍청하다고 생각한대요.
맞춤법은 누구나 당연하게 배우는 것이잖아요.
당연한 것조차 모른다고 생각하는 거죠.

멍청하다니, 너무하다구요?
학자들은 이것을
‘기본적 귀인 오류’ 때문이라고 말했어요.

일반적으로
다른 사람의 행동의 원인을
그 사람이 처한 상황의 조건보다는
그 사람의 성격이나 능력,
태도 등에 돌린다
는 말인데요.

‘오타를 내다니! 바쁜 일이 있나?
잘못 눌렀나?’ 하기 보다는
‘오타를 내다니! 이런 것도 모르는 멍청이군!
하고 생각하는 거죠.
(Vignovic JA & Thompson LF, 2010)

 

셋째,
믿을 수 없는 사람처럼 보여요.

한 실험에서
오타가 있는 광고는 오타가 없는 광고보다
신뢰도가 훅! 떨어졌다고 해요.

오타가 있는 광고를 보았을 때,
단순히 맞춤법 문제를 넘어서서
제품 정보를 솔직하게
설명하고 있지 않다고 생각하고
신뢰할 수 없는 브랜드라고 생각한 것이죠.
(Ghose A & Ipeirotis PG,2011 / Stiff C, 2012)

일상적인 상황에서도 마찬가지예요.
메시지에 오타가 있는 사람은
믿음직하지 못하게 보인다구요.
(Vignovic JA & Thompson LF, 2010)

 

가장 쉽게 호감을 얻는 방법

너무 무섭지 않나요?

오타 때문에 졸지에
멍청하고 믿음직하지 못한 사람이 되어버린다니!

온라인에서는
마주 보며 대화할 때 파악할 수 있는
몸짓이나 상황적 정보를 알 수 없기 때문에
메시지 하나로 상대방을 판단하기 쉬워요.

서로에 대한 정보가 부족한
소개팅 직전의 상황이나,
이제 막 썸을 시작한 단계라면
카톡에서 오타를 내지 않는 게
너무도, 정말로, 진짜로, 참말로!
중요하답니다.

그러니
소개팅을 앞두고 계신 분들,
이제 막 썸을 시작한 분들,
관심 있는 사람에게 번호를 딴 분들!

카톡 하나 보내기 전에
혹시 손이 미끄러져서 오타가 나지는 않았는지!
내가 아는 맞춤법 지식이
정확한지!
 한 번 더 고민하고,
알쏭달쏭하다면 직접 검색해보세요.
(맞춤법 검사기 추천)

걸핏하면 데이트 한 번 해 보기도 전에
까일 수 있으니까요!

그 후,
카톡이 잘 이어졌다면?

<카톡으로 보는 속마음>으로
상대방의 마음을 분석해보세요.

두 사람 사이에 오가는
카톡 대화 패턴과 조그마한 변화를 알아채
꽤 정확하게 속마음을 분석해 준답니다!


김효진 에디터의 후기

오타 없는 맑고 깨끗한 세상을 지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