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는 쉬우면 안 돼

제가 어렸을 때 만해도
친구나 언니들이 이렇게 말하곤 했어요.

“남자한테 쉽게 보이면 안 돼.”
“몇 번 튕겨줘야 남자가 안달 나서
널 더 좋아하게 돼.”

간절히 바라던 물건을
조르고 졸라서 손에 넣으면
더 소중하게 느껴지잖아요.
비슷한 원리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저는 그때부터
‘어려운 여자’가 되려고 노력했습니다.

마음에 드는 사람이 보자고 해도
처음 한 번은 꼭 거절하거나 고민하는 척했죠.

하지만 생각만큼 효과는 없더라고요.

예의 바른 남자들은
제가 한 번 NO라고 하면
다시는 귀찮게 하지 않겠다며
감감무소식이었죠.

 

어려운 여자 vs 쉬운 여자

위스콘신 대학의 일레인 윌스터 교수는
남자들이 접근하기 어려운 여자에게
더 끌릴지 궁금했어요.

교수는 그 사실을 확인하기 위해
한 가지 실험을 진행하는데요.

먼저 남학생들을 모아
예쁜 여학생을 만나게 해주겠다고 했답니다.
교내 인터뷰를 빌미로 말이죠.
그리고 여학생의 번호를 알려줬습니다.

남학생들은 인터뷰 날짜를 잡기 위해
여학생에게 전화를 걸게 됩니다.

여학생들은 사전에 ’쉬운’ 그룹과
‘어려운’ 그룹으로 나뉘어서
다음과 같이 말하라는 지시를 받았어요.

전화를 끊은 뒤,
남학생들은 통화한 여학생에게
얼마나 관심이 가는지 답했는데요.

결과적으로 두 그룹에 대한 관심도는
별 차이가 없었다고 해요.
오히려 ‘쉬운' 그룹의 점수가 살짝 높았죠.
(Walster, Elaine, G.,1971)

튕기든, 튕기지 않든
나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데는
전혀 상관이 없었던 거예요.

 

거절당할 수 있다는 불안

남자들이 ‘어려운 여자라서’
더 좋아하게 되는 경우는 별로 없어요.

오히려 반대인 경우가 많죠.
거절당할 위험성이 커지거든요.
(Walster. E., 1971)

잘 될 가능성이 희박하니
굳이 도박하지 않는 거죠.

아무리 예쁘고 잘난 여자라도
내 호의를 거절하면 일단 자존심이 상하고요.
그녀에게 더 노력을 쏟으려 하지 않아요.

정중하게 데이트 신청했는데 정색하는 여자,
나에게 항상 차갑게 말하고
별일 없으면 말도 안 거는 여자.

남자 입장에서 이런 여자들은
’내가 만나볼 수 있는 여자’의
범위에서 벗어나요.

그들과 사귈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아서
적극적으로 행동하지 않죠.

 

제발 내치지 말아줘

“난 거절 당해도 상관없어!”라는
강철 멘탈을 가진 남자가
생각보다 많지 않습니다.

대부분은 상처받는 게 두렵고,
좋아하는 사람이 나를 거절했을 때
그 마음을 유지할 수 있을 정도로
용감하지 않죠.

그러니 여자들의 고민은 더 깊어집니다.

괜찮은 남자인지 거리를 두고 알아가려면
튕기는 것처럼 보이고,
남자들은 그런 여자를 좋아하지 않으니까요.

여기에 대한 제 답변은 이래요.
“좋은 안목으로 최대한 빠르고 정확하게
남자를 파악하고 튕기지 말 것.”

평소에 좋은 남자의 기준에 대해
많이 생각해 보시고
사람 보는 안목을 길러 보세요.

그러다 호감이 드는 사람이 나타났을 때
최대한 빨리 그 사람에 대해 파악하는 거죠.

이 사람이 괜찮다는 판단이 든다면
일부러 헤벌레 할 필요는 없지만
상대가 비집고 들어 올 틈을 주세요.

잘 웃어주고,
상냥하게 대답하고,
먼저 말을 걸어보세요.

"이 여자는 나를 내치지 않고
받아줄 것 같다!”는 느낌을 주는 거죠.


홍세미 에디터의 후기

접근성이 최고입니다.
물론 누구에게나 그러면 안 되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