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24살 김준혁(가명)입니다.
저에겐 사귄 지 두 달 정도 된
여자친구가 있는데요.

지금은 연락 문제로 여자친구에게
이별 통보를 받은 상태입니다.

여자친구는 저와 썸을 타다가
단기 어학연수를 떠나게 됐고,
서로 연락을 주고 받다가
사귀게 되었습니다.

사귀고 초반에는 여자친구와
수시로 연락을 했어요. 영상 통화만
하루에 6~7시간씩 할 정도였죠.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저의 연락이 줄어들었고,
여자친구가 서운함을 여러 번
표시했습니다.

그때마다 전 미안하다, 고치겠다,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했지만
잘 지키지 못했어요.

“친구 만나느라 그랬어”
“공부하느라 못 했어”
여자친구가 제일 싫어하는
‘후통보’를 여러 번 했죠.

세 번까진 여자친구가 참아줬지만
결국 네 번째에 그만 만나자는
얘길 들었습니다.

“갑자기라고 말하지 마.
난 항상 말해왔고, 네가 변해가는
모습을 지켜보는 게 너무 지쳐.

앞으로 얼마나 나를 더 함부로 대할지
무서워.”라는 말과 함께요.

사실 여자친구가 그동안 만났던
남자들에게 상처를 많이 받았다고
저에게 얘기한 적이 있어요.

그래서 더 미안하고
혼자서 얼마나 외로웠을지 생각하면
가슴이 미어집니다.

여자친구를 향한 제 마음은
변치 않았고 더욱 커져만 가는데
행동은 그렇게 하지 못했어요.

제가 한심한 사람이라는 거
인정하고, 반성하고 있어요.

결국 헤어지긴 했지만,
제가 계속 잡은 끝에
그녀가 한국에 돌아오면
다시 얘기를 해보기로 했고요.

이제 얼마 뒤면 그녀가 돌아오는데
붙잡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요.

어떻게 하면 다시 만날 수 있을까요?

 

 

에디터 한주연의 한 마디

“제대로 된 사과를 하세요.”


준혁님께서는 갈등 상황을 넘기기 위해
습관적으로 사과하는 버릇이 있어요.

일단 여자친구의 화만 풀어주고
빨리 사이좋게 지내려는 마음에서요.

하지만 여기에 여자친구를 위한
마음, 행동은 하나도 없어요.
지킬 수 있는 약속을 한 것도 아니고,
정말 변하려는 마음도 없었으니까요.

그저 난처한 순간을 벗어나고 싶어서
자신의 편의대로 행동한 것뿐이죠.

계속 6~7시간씩 통화하지 못한
준혁씨를 비난하는 건 아니에요.

만약 변하는 게 어렵다고 느꼈으면
대충 미안하다 하고 넘길 것이 아니라
변하는 게 왜 힘든지,
대신 최소한 어떤 약속은 지킬 수 있는지
얘기했어야 해요.

여자친구를 위한
마음은 점점 커졌다고 말씀했지만

사랑은 감정만으로 이루어지지 않아요.
관계를 지속하기 위한 진지한 고민과
책임감 있는 태도가 필요하죠.

여자친구분이 한국에 돌아오면
“너 없으면 안 돼”, “난 널 못 잊겠어”
같이 자신의 감정만 내세워선 안돼요.
또 자기 생각만 하는 거니까요.

여자친구를 붙잡기 위해서는
준혁님이 전과 달라졌다는 걸
보여줘야 해요.

무엇이 잘못이었고,
왜 그런 잘못을 저질렀는지
제대로 반성한 모습을 보여주세요.

그러면 여자친구분도 준혁님이
좋은 관계에 대해 충분히 고민했고
책임의 중요성에 대해 충분히 깨달았다고
느낄 거예요.

사과가 받아들여진다면,
그때는 꼭 현실적으로 고민하고
신중하게 약속하시길!

 

에디터 구자민의 한 마디

“붙잡지 마세요.”


조금 잔인하게 들리겠지만
다른 인연을 찾아 떠나시길 바랍니다.

다시 사귀어도 괴로움만 커진 채
헤어질 확률이 높거든요.

이별 후 다시 만난 커플이
힘들어하는 가장 큰 이유는
연인에 대한 의심과 실망 때문입니다.
(Dailey, 2011)

준혁님 여자친구는
이미 준혁님에게 반복해서 실망했고,

‘앞으로 얼마나 더 변할지 두렵다’며
이미 준혁님을 믿지 못한 채
의심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요.

결국 관계가 다시 시작되더라도
이 두 가지를 단번에 없앨 순 없죠.

그러기 위해선 두 사람의
엄청난 노력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여자친구분은 이미 그런
노력을 할 의지가 없죠.

문제는 또 있어요.

두 분은 사랑만으로는
타협 불가능한 지점이 있다는 것이에요.

생각해보세요.
고작 두 달 남짓한 시간 동안 4번이면
둘 사이의 약속이 채 2주도
지켜지지 않았단 거거든요.

2주도 못 가는 다짐과 약속은
천지가 개벽하지 않는 이상
앞으로도 지켜지지 않을 확률이 높죠.

그건 사랑하는 것과는
별개의 문제예요.

극복할 수 없는 문제니까
무조건 포기하라는 것이 아니고요,
이성적으로 생각해봐야 한다는 거죠.

준혁님은 그녀가 한국에 돌아오면
상황이 조금 달라질 거란
안일한 생각을 하고 계신 것 같아요.

하지만 일이 일어난 후에야 통보하는
준혁님의 성향은 변하지 않을 것이고요,

여자분도 그걸 알기에
결정을 쉽게 바꾸진 않을 겁니다.

그녀를 붙잡고 싶은
이기적인 마음만 앞세우지 말고,
냉정하게 우리가 진짜 행복한 연애를
할 수 있는지 돌아보세요.

어쩌면 지금 헤어지는 것이
가장 좋은 선택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