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서대로 놓아보세요

여기 5장의 카드가 있습니다.
카드엔 각각 연애의 진도
적혀 있어요.

 

 

이 5장의 카드를
'내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순서'대로
놓아보시겠어요?

그 다음엔 여러분의
지난 연애를 떠올리면서
'실제 내가 겪은 진도'순으로
다시 놓아보세요.

 

 

두 줄이 얼마나 일치하나요?

완전 똑같을 수도,
엄청 다를 수도 있겠는데요.

좀 다르다고 해도
“뭐, 연애가 다 그렇지,
생각처럼 되겠어?”라며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실 거예요.

그런데 이제 이 문제를
좀 더 심각하게 바라보셔야 할 것 같네요.
원하는 대로 진도를 못 나갈 때,
우린 매우 큰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거든요.

 

내 맘대로 안 되는 연애의 비극

조금 전 해본 '카드 배치'는
뉴멕시코 대학의 브라이언 솔러 박사가
5천여 명을 대상으로 한 실험이에요.
(이때는 연애 진도를 더 세분화해
14장의 카드를 사용했어요.)

실험을 마친 후엔
대상자들의 정신 건강을 검사했는데요.

 

 

실제 연애가 내가 원하는 진도대로
진행되지 않을수록
정신적 스트레스가 극심해졌죠.

모든 사람이 이런 건 아니에요.
연인이라는 정체성이 강한 사람들에게
주로 이런 현상이 일어났어요.

연인이라는 정체성이 강하면
"연인이라면 이렇게 해야 돼!"라고
생각하는 것들이 참 많고 확고해요.

그걸 지키지 못할 때,
“나 연애 잘 하고 있는 건가?” 의심하고
쉽게 연애가 실패했다고 느끼는 거죠.

 

나의 '연인’ 정체성은?

'연인' 정체성,
여러분은 얼마나 강한가요?

이번 연구에 따르면
아래 세 가지 조건에 만족할수록
'연인' 정체성이 클 가능성이 높았어요.

 

#1. 10대라면

 

성인이 되고, 사회 생활을 하면
이전보다 더 많은 정체성을 갖게 되죠.
더 많은 사람과 관계를 맺고
관심사, 취미도 다양해질 거예요.

반대로 나이가 어리거나,
아직 학생이라면
'학생', '친구’, ‘가족 구성원' 정도의
정체성만 가지고 있어서요.

'연인’이라는 정체성이 생기면
자연히 더 많은 비중을 차지하게 돼요.


#2. 여자라면

 

평균적으로 여자가 남자보다
'연인' 정체성이 커요.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것'
남자보다 중요시해서
연애에도 더 몰입하는 편이죠.
(Joyner&Udry, 2000)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
솔러 박사의 연구에서도
연애가 자기 생각대로 안 흘러갈 때
힘들어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여자였어요.

 

#3. 첫 연애라면

 

대부분 처음 연애할 때
'연인' 정체성이 강해져요.
 

조금만 문제가 생기거나
연애가 마음처럼 흘러가지 않으면
무슨 큰일이라도 난 듯
위기감을 느끼고 고심하게 되는 거죠.

그 전까지 주로 미디어나
친구들의 연애담을 들으며
연애에 대한 꿈을 키워온지라

처음 시작하는 연애에
로망이 한가득, 잘 해내고 싶은 욕심도
클 수밖에요.

 

전부 내 얘기네..^^

만약 여러분이
저 세 가지 조건에 모두 해당된다면…

이번 연애를 통해
이상적인 연애와 현실적 연애의
차이는 크기 마련이라는 걸,
확실히 배우셨음 좋겠어요.

첫 연애에 찾아올 멘붕을
성장통으로 삼으면서,

'현실 패치'를 꼭 하시란 거죠.

동시에 내가 맞다고 생각하는 진도대로
애인에게 강요했다간
오늘 글처럼 애인을 힘들게
할 수 있다는 것도 기억하시고요.

오늘 연구에 쓰인 '카드 배치'를
애인과 함께 해보면서
서로가 생각하는 진도에 대해
대화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겠네요.

 

 

끝으로, 저희 연애의 과학엔
현실적인 연애 이야기가 참 많잖아요?

연애의 과학을 통해
현실 연애가 얼마나 어렵고 복잡하고
내 맘대로 안되는 건지,

연애 전에 미리 공부해 놓는 것도
도움이 될 겁니다. :)

 

 


김기웅 에디터의 후기

속도보다 순서를 맞춰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