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하던 대로 할래

우리는 지난 글에서
감정도 습관이 된다는 것
배웠습니다.
(당신이 힘든 연애만 반복하는 이유 (1))

우리 뇌가 익숙한 감정 상태를
선호하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우울한 사람은
계속해서 자기 자신을
우울한 상황에 놓이게 합니다.

겉으로는 “벗어나고 싶다"고 말하면서도
무의식적으로 말이에요.

오늘은 감정 습관이 연애에 미치는 문제들과
그 해결책에 대해 더 자세히 살펴볼게요.

 

익숙하면 끌린다

친한 친구들을 떠올려 보세요.
여러분은 그 친구들이 왜 좋은가요?

대부분 이렇게 답할 거예요.
“함께 있으면 편해서요.”
“잘 맞으니까요.”라고요.

사회에 나와 만난 사람들과 달리
‘편안하고 익숙하다'는 거죠.

이렇게 우리는 익숙한 감정을 느끼게 해주는
사람을 곁에 두려고 합니다.

친구나 애인처럼
아주 가까이에 둘 사람이라면
더욱더 그렇죠.

내가 원하지 않고
반복하기 싫은 연애가
반복되는 이유가 바로 이겁니다.

나에게 해가 되는 사람도
익숙하면 끌리기 때문이에요.

 

나쁜 남자만 만나는 이유

예를 들어
아주 오랫동안 나쁜 남자와 만났던
A양이 있다고 가정해봅시다.

그녀의 남자친구는 겉보기에 매력적이며
자기주장도 확고했어요.

좋게 말하면 그런 거고,
똑바로 말하자면
굉장히 자기중심적이었죠.

A양은 이 남자친구를 만나면서
크고 작은 상처를 많이 받았습니다.
그 과정에서 불안을 느끼고
애인에게 집착하기도 했죠.

시간이 지날수록 A양은
불안하고 긴장된 상태에 익숙해집니다.

그래서 우여곡절 끝에 겨우 헤어지더라도
A양은 또 비슷한 남자를 찾게 됩니다.

“이제 그런 남자 싫어!”라고 생각해도
A양의 뇌는 이미 불안한 감정에
익숙해져 버린 거예요.

A양은 말을 툭툭 내뱉거나
자신을 배려하지 않는 남자들에게서
익숙함을 느끼고 왠지 모를
끌림을 느낍니다.

나쁜 남자를 만나는 게
’연애 습관’이 된 거죠.

자신을 불안하게 하지 않을 사람과 만나더라도
그 관계는 오래가지 못합니다.

“뭔가 연애하는 느낌이 안 드네.
내가 별로 사랑하지 않나 보다.”라고
느끼기 때문이에요.

A양은 정상적인 관계에 흥미를 못 느끼고
평범한 남자를 걷어찰 가능성이 높아요.

긍정적인 감정과 관계를 유지할
기회를 만들지 못하니
악순환은 반복됩니다.

나쁜 남자를 만나면서
불안한 감정은 강화되고
거기에 중독되듯이 익숙해지며
계속 비슷한 남자만 찾습니다.

A양이 앞으로 어떻게 될지
여러분도 걱정이 되죠?

 

악순환을 끊어내자

이 지독한 굴레에서 벗어나고 싶다면
‘익숙함'에 대한 끌림을
끊어낼 줄 알아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 가장 먼저 할 일은
내가 첫눈에 반하거나
무작정 끌렸던 이성들이
좋은 사람은 아니었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거예요.

그러면서 당분간 연애를 쉬어보세요.
6개월이면 6개월, 1년이면 1년,
본인이 스스로 약속한 기간은
소개팅이나 만남을 일절 하지 않고요.

누군가를 만나서 불안하기보다
혼자 있어서 잠잠한 그 상태에 익숙하도록
다시 습관을 들이세요.

낙서가 지저분하게 그려진 종이 위에는
뭘 그려도 예쁘게 나올 수 없잖아요.

내 마음을 깔끔한
백지 상태로 돌이키는 거죠.

우리 뇌는 생각보다 단순하니
안정된 상태가 지속하면
또 거기에 적응합니다.

이렇게 연애를 쉬면서
자신을 정화할 시간을 충분히 가지세요.

그런데 좀 더 확실히 문제를 해결하려면
내가 왜 이런 감정에 익숙해졌는지
돌이켜보는 것도 중요하답니다.

아주 어린 시절 부모님과의 관계에서
비롯되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문제가 심각하다고 느낀다면
정신분석 및 심리상담 자격을 갖춘 전문가와 함께
감정의 실타래를 하나씩 풀어보세요.

내가 무엇 때문에 힘든 연애를 반복하는지
훨씬 깊고 수월하게 탐색할 수 있을 겁니다.

 

나부터 돌아보세요

사막을 걸어가는 사람들에게는
한 가지 습관이 있다고 해요.

걸음을 멈추어 뒤돌아보거나
뒷걸음질로 걸어가면서
뒤에 찍힌 발자국을 보는 거예요.

아무것도 없는 황량한 사막에서
내가 옳은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기 때문이죠.

자신은 똑바로 걸어간다고 생각하지만
잘못 내디딘 한 걸음 때문에
전혀 다른 방향으로 갈 수 있어요.

여러분이 힘든 연애를 반복하고 있다면
한 번쯤 멈추어서
자신을 되돌아보는 건 어떨까요?

내 상태를 인정하고
자신을 치유하고 나서
연애를 시작해도 늦지 않아요.

좋은 사람이 되어야
좋은 사람을 만날 수 있는 것처럼
먼저 내 상태를 돌보시길 바라요.


홍세미 에디터의 후기

끊임없이 연애한다고 좋은 게 아니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