널 만나고 나서의 나

요즘엔 만나는 친구마다 다들
저보고 왜 이렇게 변했냐고 물어요.

왜긴 왜야, 사랑이지.
한마디 하려다 그냥 슬쩍 웃고 맙니다.

하긴 가끔은 제가 봐도
정바스의 <닮아>
꼭 제 얘기인 것만 같다니까요.

평소엔 잘 먹지 않던 음식들,
별 감흥 없던 노래까지
그 애가 좋다고 하면 다 좋게만 보이는 것.

이걸 두고 바로
사랑하면 닮는다고 하는 거겠죠.

네가 좋아하는 것까지 좋아

그런데 이 말이 과학적으로도
일리가 있다는 건 알고 계신가요?

노스웨스턴대학교의 에리카 슬로터 교수가
아주 귀여운 실험을 통해
‘사랑하는 사람은 서로 닮아간다’는
사실을 증명했거든요.

먼저 교수는 지원자들에게
평소 별로 좋아하지 않는 활동이 뭔지 알아냈어요.

그리곤 이들을 애인과
단둘이 이야기 나누도록 했는데요.

여기엔 깜찍한 비밀이 하나 숨어있답니다.

실은 대화 전에 미리 애인을 불러
지원자들이 싫어한다고 한 활동을
아주 좋아하는 척 연기하게 했거든요.

마치 몰래카메라처럼요.

그렇게 잠깐의 대화가 끝나자
교수는 지원자를 다시 불러
처음에 했던 질문을 똑같이 되물어보았어요.

평소에 좋아하지 않는
활동이 뭐냐고 말이죠.

그랬더니 뭐라고 했는지 아세요?

분명 아까랑 다름없는 질문인데도
무려 45%의 지원자가 그 활동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게 됐다고 말을 한 거예요!

일어날지도 몰라, 기적

이거 재밌지 않나요?

그저 애인이 좋아한다는 말을 들었을 뿐인데
취향까지 바뀌게 되다니!

<닮아>에도 딱 이런 가사가 있거든요.

“그저 쓰기만 했던 아메리카노
널 만난 뒤론 바뀌었나 봐 내 입맛도

카라멜 마끼아또 보다 더 찾게 돼
나도 모르게 널 닮아가 이런 커피 하나도” 라고요.

그저 그 사람이 좋아한다는 이유만으로
쓰디쓴 아메리카노가 카라멜 마끼아또보다
달달해지는 기적이 일어나는 거죠.

그런데 사랑하면 취향만 같아지는 게 아니래요.

다른 연구에 따르면
오래 사귄 연인끼리는 얼굴도 점점 닮아가고요.
(Zajonc, R. B., Adelmann, 1987)

심지어는 심박 수나 호흡 주기
서로 비슷해진다고 하거든요.
(Ferrer E, Helm JL. 2013)

이렇게 전혀 다른 둘이 만나
꼭 닮은 하나가 되는 일,
이게 바로 사랑하는 사람에게만 허락된
특별한 기적 아닐까요?

<닮아>의 마지막 가사는
이 기적을 이렇게나 달콤하게 노래합니다.

“내 눈에 너를 담아 내 맘에 너를 담아
내 몸에 네가 닿아 이렇게 어느새 닮아
너의 모든 게 나의 모든 게 됐어”라고요.

마침 카페에선 <닮아>가 흐르고
여자친구는 문득 오늘따라 왠지
커피가 달지 않냐고 물어오네요.

전 그 모습을 한참 쳐다보고는

왜긴 왜겠어, 사랑이지.
라고 말하려다
그냥 혼자 웃고 말았습니다.

 

P.S.

오늘의 연애공감송
정바스의 <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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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겸송 에디터의 후기

네가 좋으면 나도 좋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