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해서 그래

J양은 애인을 많이 좋아합니다.
함께 있는 시간이 행복했으면 하는 마음에
상대방의 기분을 잘 맞춰주려고 하죠.

애인이 신나서
조잘조잘 떠들어대는 날에는
끝까지 들어주고 리액션도 해주고,

애인의 표정이 어두운 날에는
맛있는 것 먹으러 가자며
기분을 풀어주려고 노력하거든요.

그런데 이거, 쉽지만은 않습니다.

온 신경을 집중해 애인이 무엇을 원하는지
파악하고 대처해야 하니까요.
어찌보면 이것도 고도의
정신적인 노동(?)이라 할 수 있는 거죠.

실제로 심리학에서는 애인이
긍정적인 감정을 유지하도록 돕는 노력을
감정 작업 (Emotion Work)’이라고 하는데요,

가장 편안하고 즐거워야 할
연인 관계에서 이 ‘감정 작업’을 하는 게
연애를 정말 행복하게 만들어 줄까요?

 

얼마나 더 행복해질까

토론토 대학 심리학과의 레베카 호른 교수는
3407쌍의 커플을 모아
남녀가 서로에게 ‘감정 작업’
얼마나 하고 있는지 조사했어요.

1년 후 교수는 이들에게 다시 연락했습니다.
“아 저기요.. 아직 사귀고 계시나요?”
(생존 커플은 1971쌍이었다. 또르르..)

교수는 계속 연애 중인 커플들이
지금 얼마나 행복한 연애를 하고 있는지
설문조사했어요.

결과는 아주 놀라웠어요!

감정 작업을 열심히 했을 때,
1년 후 애인의 연애 만족도
올라갔을 뿐만 아니라,

심지어 본인의 연애 만족도까지
더 높아지는 효과가 있었죠.

우와, 어떻게 이런 특별한 효과가
나타난 걸까요?

감정 작업을 하는 사람들은
애인과 좋은 관계를 맺고자 하는
강력한 목표를 갖고 있어요.

이들은 애정어린 마음으로
애인의 감정을 살피고 돌보며
목표를 달성해가죠.

놀고 싶은 걸 참아가며
시험을 준비하는 학생을 생각해보세요.
공부할 때의 수고나 피곤함은
성적이 나오면 싹 잊어버리겠죠?

연애 만족도가 높아지는 원리도
이와 비슷합니다.

감정 작업 자체는 어렵고 힘들지만,
관계가 나아지는 목표를
성취한 경험
달콤한 심리적 보상이 되는 거예요.

본인의 노력으로
좋은 관계를 만들었다는 성취감이
연애 만족도를 높이는 겁니다.

 

바람직한 커플

그렇다면 우리 커플은
얼마나 감정 작업을  잘 하고 있을까요?
직접 체크해봅시다.

[나는 감정 작업을 얼마나 잘 하고 있을까? Y/N]

  • 애인의 말을 끊지 않고 들어준다.
  • 애인의 감정을 이해해주고 그에 맞는 리액션을 해준다.
  • 어떤 감정이나 생각을 가졌는지 묻고 들어준다.
  • 애인이 문제를 겪을 때, 해결하도록 구체적인 도움을 준다.
  • 애인의 기분이 나빠보일 때, 풀어주려고 노력한다.
  • 나는 개인적인 비밀도 애인에게 말하곤 한다.
  • 나는 평소에 느낀 감정이나 생각을 애인에게 잘 공유한다.

YES 6개 이상: 훌륭해요.
YES 4~5개: 조금 더 노력하세요.
YES 0~3개: 사랑이 식은 건 아닌가요?

여기서 주의할 점!
두 사람 중 어느 한 쪽만 감정 작업을
많이 하진 않는지 꼭 확인해보세요.

보상을 받지 못하는 감정 작업은
일방적인 ‘감정 노동’으로 변질되기 쉬워요.

감정 작업을 지나치게 더 많이 한 사람은
애인에게 덜 사랑받는다고 느끼고
깊은 우울감에 빠지거든요.
(Strazdins & Broom, 2004)

양쪽 모두가 비슷한 수준으로
감정 작업을 해야지만
가장 안정적이고 행복한 연애를
할 수 있습니다.
(Holm et al., 2001)

그러니 애인과 이 글을 꼭 공유하고,
서로 감정 작업을 얼마나 잘 하고 있었는지
무엇을 노력하면 좋을지
함께 이야기해보세요.

전과 후는 분명히 달라져 있을 겁니다. :)

P.S
실험 결과에서 이상한 점 하나.
남성의 감정 작업
여성의 감정 작업보다
연애 만족도를 높이는 효력이 약했을까요?

다음 시간에
좀 더 자세하게 다뤄볼게요.


박구원 에디터의 후기

사랑하니까 할 수 있는 노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