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23살 김민정(가명)입니다.

저는 지금 남자친구가 첫 남자친구고,
사귄 지는 일 년이 넘었어요.

그동안 저희는 ’연애의 정석’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정말 예쁘게 만났답니다.

제 전공이 교육학, 심리학이라서
첫 연애임에도 불구하고 보고 들은 게 많았거든요.
전형적인 “연애를 글로 배웠어요!”
타입의 사람이죠.

초반에는 제 나름대로 배려를 많이 해주고,
책에 나온 대로 화가 나도 일단은 참고
생각을 정리한 뒤에 대화로 풀었습니다.

남자친구가 고쳤으면 하는 습관이 있어도
남자친구가 고치려고 하는 의지가 없으면
있는 그대로 인정했어요.

덕분에 저희는 다른 또래 커플보다 덜 싸웠고
예쁘게 만나고 있다는 사실에
스스로도 만족했죠.

하지만 지금은 약간 후회가 됩니다.

연애 초반에는 “나랑 있을 때만
담배 안 피우면 되지.”라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내가 이렇게 싫어하는데
담배 끊으면 안 되나?”라는 생각이 들어요.

남자친구가 잠을 많이 자면 예전엔,
“많이 피곤했나 봐.”라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정말 종일 자네?
이제 좀 그만 일어나지?”로 변하더라고요.

이렇게 투덜거리고 짜증을 내면
남자친구는 제가 변했다고 말합니다.

물론 제가 진심으로 서운해하면
남자친구도 미안해하고
잠깐은 노력하는 것 같은데
결국 그대로더군요.

물론 지금도 남자친구를 많이 좋아해요!

아직도 설레고 매일 만나고 싶고
항상 연락을 기다리는데,
요즘은 밤에 혼자 울기도 하고
같이 있다가도 울컥해서 우울해집니다.

그럴 때마다
“내가 연애 초반에 너무 책처럼 한 건가?
좀 이기적이였어야 하나...” 라는 후회가 들어요.

서운한 점을 이야기하고 싶어도
제가 울면 남자친구가 미안해하면서
같이 울어서 이야기를 못 꺼내겠어요.

저희 커플 이대로 괜찮을까요?

 


에디터 홍세미의 한 마디
“시행착오도 필요해요.”


민정님 사연을 읽으면서
제 첫 연애가 떠올랐어요.
저도 비슷했거든요.

완벽한 여자친구가 되기 위해
가슴보다 머리로 연애했던 것 같아요.

남자친구에게 투정 부리는
주변 친구들을 보며
“미숙한 애들이나 저러는 거지.”라며
자위했던 기억도 나네요.

사실은 나도 남자친구에게
어리광 부리고 싶고
참지 않고 속 시원하게
다 말하고 싶었는데 말이에요.

세상에는 싸우지 않는 커플,
배려하고 희생하는 커플의
미담이 참 많은데요.

사실 그 모습만 보고
그들이 완벽한 연애를 하고 있다고
보기는 어려워요.

그들이 정말 행복하다면
그건 각자가 먼저 스스로의 감정에
솔직했기 때문일 거예요.

그 감정을 현명하게 표현하고
전달하는 방법을 찾았을 뿐이죠.

지금이라도 민정님이 감정을
남자친구에게 표현하는 거,
아주 바람직한 거예요.

당장은 남자친구가 당황스러워하고
마땅한 해결책도 찾지 못해 갈팡질팡하겠지만
지금은 시행착오를 겪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서로 붙잡고 울더라도
몇 번 시원하게 속마음을 얘기해보세요.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면
아래 방법을 참고하시고요.
(애인과 카타르시스 대화하는 법 클릭!)

마음껏 울고 화도 내고 짜증도 내보면서
우리만의 대화 방법을 찾는 거죠.

"여기까지 말해도 괜찮구나,
불만은 이렇게 표현해야겠구나.”라고 말이에요.

무조건 참는 게 능사는 아니랍니다.

 


에디터 기명균의 한 마디
“내가 누구 때문에 변했는데?”


제가 싫어하는 말이 두 개 있는데,
그게 “사람 안 변해““너 변했어“예요.

단점 있는 사람을 얘기할 땐
끝내 그 단점이 고쳐지지 않을 거라며
“사람 안 변해“라고 말하죠.

또 쭉 잘해주던 사람이 어쩌다 한 번
자기 맘에 안 드는 행동을 하면
“변했다“면서 배신당한 표정을 하고요.

이 두 마디의 말이 전제하는 건,
사람은 쉽게 변하지 않고
또 쉽게 변해서도 안 된다는 거예요.

저는 의아해요.
사람이 어떻게 안 변할 수 있죠?

심지어 혼자 산에 처박혀 사는 것도 아니고,
사랑하는 사람 만나 연애를 하는데
어떻게 변하지 않을 수 있죠?

사람이 가장 많이 바뀌는 순간 중 하나가
연애할 때예요.
그리고 ‘어떻게’ 바뀌는가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건 연애 상대고요.

늘 이해하고 배려하던 민지님을
‘이기적으로’ 만든 건,
담배든 잠이든 연락이든
이해할 수 있는 기준선을
넘어버린 남자친구예요.

참다 참다 터진 건데
그걸 두고 ‘변했다‘고 말한다면,
저는 오히려 남자친구한테 되묻고 싶네요.
‘너는 왜 변하지를 않니?’

‘연애 초에 이기적으로 행동했어야 하나...’
이런 후회까지 하셨다는 얘기를 듣고
마음이 아팠어요.

남자친구를 헤아리고 인정한 건
칭찬받아야 할 행동이에요.

지금 남자친구와 행복하게 만나고 싶다면
잘한 일을 자책하지 말고,
남자친구에게 말하세요.

예전의 이해심 많던 나로 돌아가고 싶은데,
그러려면 네 행동이 바뀌어야 해.
미안하다고 말할 때의 네 눈물이 진심이라면
이젠 울지 말고 행동으로 보여줘.”

 


에디터 김관유의 한 마디

“똑같은 고민을 겪고 계시는군요.”


그동안 민정님은 남자친구를 대할 때
가장 바람직하다고 ‘배웠던 방식’을
보이려 노력했을 거예요.

그래서 내 마음, 내 욕구
있는 대로 다 보여주지 못하고
힘든 시간을 보내셨을 거고요.

저희 에디터들도 논문을 읽고 글을 쓰면서
비슷한 고민을 겪을 때가 있답니다.

하지만 그런 고민이 들 때마다
하는 생각이 있어요.

저희가 읽는 심리학 논문과 연구서들,
민정님이 읽었을 심리학 책들,
모두 시행착오를 거쳐 쓰인 ‘완성본'이란 걸요.

아무리 완벽한 연애나
대인관계 방식을 제시한 전문가도
민정님처럼 애인에게 서운함을 느끼고
우울함도 느끼고 짜증도 냈을 거예요.

평생 여러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또 남들 이야기를 들으면서
그런 좋은 방법을 알아낼 수 있었겠죠.

하지만 책에는 그런 과정이 담기지 않기 때문에
민정님이 책처럼 행동하지 못한다고 해서
스스로 탓할 필요는 없어요.

그렇다고 이제부터 이기적으로 변한다고
도움이 될진 모르겠어요.

무엇보다 두 분에겐 '차분한'
대화의 시간이 꼭 필요해보여요.

갑작스레 우울함을 드러내기 시작하는 민정님,
그런 민정님의 모습에
조금 놀라고 당황했을 남자친구.
지금은 템포가 갑자기 빨라져 있달까요?

저는 둘만의 조용한 시간,
특히 가까운 곳이라도
여행을 떠나보는 걸 추천해요.

조용하고 차분한 곳에서
울지 않고, 화내지 않고, 숨기지 않고,
지금까지의 내 속상했던 마음,
내가 너에게 바라는 것.
차분하게 서로 모두 전해보는 거예요.

'느린' 대화가 분명 도움을 줄 수 있을 겁니다.

 

P.S.
"우리 연애는 왜 이럴까?"
고민하고 있다면
<애착유형 테스트>를 해보세요.

커플의 애착유형만
알아도 평소 두 사람이 싸우게 되는
근본적인 원인과 해결책 대해
훨씬 더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