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29살 윤지수(가명)입니다.

제게는 사귄지 6개월 정도 되는
남자친구가 있어요.

남자친구도, 저도 나이가 있다보니
내년 결혼을 전제로 동거하고 있죠.

그런데 요즘 이 남자와 결혼해도 될지
고민이 됩니다.

예전에 남자친구 핸드폰을 같이 보다가
전 여자친구 사진을 본 적이 있는데요.

기분 나쁘다고 말했더니 남자친구는
"걱정 시켜서 미안하다. 지울게."
라고 대답하더라고요.

혹시 몰라서 SNS에도
전 여자친구 사진이 있냐고 물어보니까
거기엔 없다고 분명히 그랬거든요.

그래서 헤어진 뒤에 지우는 걸 잊었나보다,
하고 넘어갔어요.

저희는 서로의 SNS를 맞팔하지 않아요.
남자친구가 SNS는 프라이버시라며
자유롭게 쓰고 싶다고 해서요.

그런데 얼마 전 왠지 촉이 안 좋아서
남자친구 SNS 계정에 몰래 들어가봤는데요,

글쎄 전 여자친구와 찍었던 사진들이 있더라고요!
그 때 분명 SNS에는 없다고 했었는데!

남자친구가 제게 거짓말을 한 것도,
전 여자친구 사진을 지우지 않은 것도
너무 화가 나요.

이대로라면 결혼은 물론
계속 같이 사는 것도 싫어질 것 같아요.

저는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에디터 기명균의 한 마디
“솔직히 말했다면 달랐을까요?”


사연대로라면 지수님이
남자친구에게 화가 난 이유
는 두 가지예요.

전 여친 사진을 지우지 않았다는 것과,
안 지워놓고 지웠다고 거짓말한 것.

그런데 만약 거짓말을 하지 않았다면?
"안 지우면 좀 어때?",
"지우기 싫어"라고 말했다면?

아마 지수님은 더 화가 났을 거예요.
그거야말로 상대방의 기분을
전혀 생각하지 않는 무례한 행동이죠.

핸드폰 속 전 여친 사진을 들킨 남친 입장에서는
'지울게'라고 말할 수밖에 없었을 거예요.

그렇게 내 기분을 생각한다면
그냥 사진을 지우면 되지 않냐고요?

서로 프라이버시를 존중하기로 했잖아요.
남친은 지수님이 볼 수 없(다고 믿)는 SNS에서는
딱히 사진을 지워야 할 필요성을 못 느꼈던 거죠.

그러니 지금 지수님이 해야 할 일은
‘남친이 나 모르는 곳에
전 여친 사실을 간직하는 상황’ 자체를
사전에 예방하는 거예요.

"왜 거짓말했어!",
"왜 사진 안 지웠어!" 라고 따져봐야
문제 해결은 안 되고 괜히 싸움만 더 하게 될 테니,
그냥 이렇게 말하세요.

"우리, SNS 오픈하자!"

 


에디터 홍세미의 한 마디
“두 분, 얼마나 믿고 있나요?”


저는 남자친구의 행동에 대해
잘못했다, 잘했다 평가하지는 않을게요.

다만 제가 보기에 지수님 커플이
아직 완전한 신뢰 단계에
다다르지 못한 것 같아
한 말씀만 드리려고요.

만약 지수님이 남자친구를 완전히 신뢰했다면
몰래 SNS에 들어가 봤을까요?

만약 전 여자친구의 사진을 발견하더라도
이렇게 혼자서 고민하셨을까요?

제 생각엔 아닐 것 같아요.
몰래 들어가지도 않았을 거고,
발견하더라도 이게 뭐냐고 바로 물어봤겠죠.

지수님이 직접적으로 물어보지 못하는 건
분명 뭔가가 두려워서일 거예요.

이 사람이 좋은 사람이 아니면 어쩌지,
혹시 내가 모르는 게 더 있으면 어쩌지,
라는 생각 때문에요.
상대에 대한 믿음이 부족한 거죠.

오하이오 주립대 로이 교수에 따르면
연인 간의 신뢰에도 '레벨'이 존재한다고 해요.
(참고: 애인이 나를 진짜 믿는지 확인하는 법)

1단계 계산적인 신뢰,
2단계 경험에 의한 신뢰,
3단계 완전한 신뢰가 그것인데요.

완전한 신뢰는 '너라서' 믿는 거예요.
서로의 욕망이나 신념,
가치관을 완전히 공유하고 있는 커플들만
가질 수 있는 신뢰죠.

상대가 믿을 만 한지 꾸준히 관찰하고
감시할 필요도 없고요.
혹 실수로 믿음을 깨는 일이 생겨도
신뢰는 사라지지 않는다고 해요.

이 단계에 있는 커플이라면
SNS에서 전 애인의 사진을 발견한다 하더라도
대화를 통해 해결하려고 하지,
애인의 본성까지 의심하려고 하진 않을 거예요.

그러니까 저는 지수님이 혼자서 앓지 말고
남자친구에게 털어 놓은 뒤,
그의 이야기를 들어보기를 추천해요.

진솔한 대화의 시간을 가지면서
상대방에 대해서 더 알아가고
완전한 신뢰 관계로 나아갈 수 있을 거예요.

 


에디터 김관유의 한 마디

“지수님의 미래를 위해서라도”


SNS에서 사진을 다시 발견하셨을 때
얼마나 화가 나시고 실망했을지
저는 충분히 이해가 갑니다.

한 심리학 연구팀이 조사한
'내 애인과 절대 나누기 싫은 대화 주제',
무려 3위에 뽑히는 게
'전 애인'과 관련된 문제일 정도니까요.
(참고: 연인들이 대화하기 싫어하는 주제 Top 6)

게다가 그게 전 여친 사진이라니..
이별을 결심하셨다고 해도
그 결정을 충분히 존중해요.

그래도 말이죠.
혼자 실망하고 끝내기 전에
꼭 이 문제를 남친 앞에서 짚어보고
그 이유를 물어보셨으면 좋겠어요.

"나한테 왜 거짓말을 했는지"
"전 애인 사진은 대체 왜 가지고 있었는지"요.

이대로 그냥 헤어져버리면
이 일은 지수님께 큰 트라우마가 될 지도 모릅니다.

남자친구분이 뭐라고 답할 지는 모르겠어요.

피드가 쌓이다보니
본인도 몰랐다고 얘기할 수도 있고,
그냥 내 과거의 기억들을
지워 버리고 싶지 않을 뿐이라고
대답할 수도 있겠죠.

어떤 대답이 나오든 실망스럽고 힘들겠지만
솔직한 이유를 꼭 들어보세요.
화가 나는 대답이 나온다면
남자친구에게 속 시원하게 화도 내고요.

혼자 담아두고 끝낸다면
다음 번 연애에서도
비슷한 의심 때문에 힘들어질지 몰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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