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넌 어쩜 이렇게 완벽하니?

2016년 4월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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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콩깍지

흔히 사랑에 빠지면
콩깍지에 씌었다고 하죠.
이전에 이미 살펴봤듯이
이건 과학적으로도 분명히
관찰할 수 있는 현상입니다.

그런데 이 콩깍지 현상이
정확히 뭘 말하는 걸까요?

오늘은 사랑에 빠지면
누구나 걸린다는
세상에서 가장 귀엽고 사랑스러운
정신 질환(?) 콩깍지를
좀 더 과학적으로 파보려고 합니다.

 

무의식의 세계

2009년, 심리학 학회지인
Journal of Experimental
Social Psychology에는
암스테르담 대학 심리학과의
옌스 포스터 교수의 논문이
실렸습니다.

포스터 교수는 사랑이라는 감정이
사람들의 인지 구조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궁금했어요.

이를 알아보기 위해 포스터 교수는
재밌는 연구를 준비했습니다.

포스터 교수는 실험 참가자들을
연구실에 초대한 후 먼저
컴퓨터 스크린 앞에 앉도록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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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는 화면 왼쪽에 무언가가
깜빡이면 노란색 버튼을,
오른쪽에 뭔가 깜빡이면
초록색 버튼을 누르게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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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에게는 이 실험이
인지 속도를 측정하는
실험이라고 거짓말을 했지만,
실제로는 이 과정이 무의식적으로
사랑의 감정을 떠올리게 하는
수단이었습니다.

어떻게 그럴 수 있냐고요?

0.07초 만에 지나가서
사람들은 눈치채지 못했지만,
사실 깜빡이는 순간에
모니터에는 단어 하나가
떴다 사라졌거든요.

절반의 사람들에게는
‘LOVE’이라는 단어가,
나머지 절반의 사람들에게는
‘XQFBZ’라는 의미 없는 단어가 깜빡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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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터 교수는 이 방식으로
사람들에게 ‘사랑’의 감정을
무의식적으로 떠올리게 한 다음,
지금 사귀고 있는 연인과 관련된
다양한 질문을 던졌습니다.

“당신의 연인은 똑똑한가요?”
“당신의 연인은 예쁜가요/잘 생겼나요?”
“당신의 연인은 운전을 잘하나요?”
“당신의 연인은 착한가요?”
..등등

자, 과연 사랑의 감정이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요?

 

좋아 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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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감정을 떠올린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연인을
26%나 긍정적으로 평가했거든요.
콩깍지 효과가 나타난 거죠.

놀라운 건 콩깍지의 힘이
다른 방식으로도 나타났다는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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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떠올린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평균 점수가 같을 때,
사랑을 떠올린 사람은
그 사람의 실제 모습과 관계없이

‘다 좋다’, ‘다 잘한다’고
평가한 거예요.

사실 사람이 장점이 있으면
단점도 있어야 하잖아요.
그런데 사랑을 떠올린 사람들은
연인의 장단점을 구별하지 못 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더 재밌는 게 뭔지 아세요?

포스터 교수는 실험 참가자들에게
의자 광고 하나를 보여준 후,
이 의자를 어떻게 생각하는지도
함께 물어봤습니다.

그랬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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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떠올린 사람들은
심지어 연인과 전혀 상관없고,
사람도 아닌 의자에 대해서도
무조건 마음에 든다는 평가
내렸습니다.

사랑이라는 감정이
사물과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
자체에 영향을 준 거예요.
순간적으로 다 좋아 보인다고나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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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터 교수는 이처럼
평가 대상의 디테일을 신경 쓰지 않고
전반적으로 다 좋게 보는 현상을
‘후광 효과(halo effect)’라고
불렀습니다.

 

아름다운 세상

사랑에 빠진 사람들을 보면
항상 기분이 좋아 보입니다.
물론 사랑하는 사람과 연애를 하니까
당연히 기분이 좋겠지만
그뿐만이 아니에요.

사랑에 빠진 사람에게는
그냥 세상이 다 좋아 보이니까요.
오늘 날씨도, 친구들도,
상점 주인아저씨도,
가로수도, 자기가 앉는 의자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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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에 빠져서 미쳐버린 1인=영화 <500일의 썸머>)

그냥 그 사람의 인지 능력 자체가
달라진 거죠.
이 정도면 약간의 가벼운
정신병(?)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 같습니다.

누구나 한 번쯤은
빠져보고 싶은 정신병이랄까요?

그런데 말입니다.
이 정신병에 빠지는 게 과연
그 사람의 연애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까요?

이건 다음에 연애의 과학에서
다루어보도록 하겠습니다.
기대해주세요!

(관련 글 – 사람들은 자기가 콩깍지 쓰였다는 걸 알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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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 Förster, Jens, Amina Özelsel, and Kai Epstude. “How love and lust change people’s perception of relationship partners.” Journal of Experimental Social Psychology 46.2 (2010): 237-246.


김종윤

연애 인공지능앱 [진저]를 만들고 있습니다. 음악과 연애에 관심이 많습니다. tvN [로맨스가 더 필요해]라는 예능에서 연애 관련 썰을 풀었던 흑역사가 있습니다. 음악웹진 [스캐터브레인]도 운영 중이지만 망해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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