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대상 성폭력

오늘은 좀 무거운 주제를
한 번 다루어볼까 합니다.

최근에 여러 사건들로 인해
우리나라에서도 여성에 대한 시선이나
여성 대상 폭력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는데요

최근 미국에서도 대학 내에서의
데이트 폭력 문제가 대두되면서
이와 관련된 연구들이
많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20%에 가까운 여성들이
대학에서 원치 않는 성적 경험
할 정도로 문제가 심각해졌기 때문이죠.
(Kerbs, Lindquist, Warner, Fisher & Martin, 2009)

그래서 오늘은 이와 관련한
연구를 소개해드리려고 해요.

 

미디어 소비 습관

인디애나 대학 미디어 학과의
폴 라이트 교수는
미디어 소비 습관이
여성 대상 폭력에 대한 태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라이트 교수는 187명의
남자 대학생을 실험 참가자로 모집한 후
다양한 설문을 실시했습니다.

설문에는 크게 5가지 영역의
문항이 포함되었어요.
하나씩 살펴보죠.

#1. 포르노 소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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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노는 여성을 성적인 욕구의
대상으로 바라보는 대표적인
미디어물이죠.

#2. 남성 잡지 소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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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심이나 에스콰이어 같은
남성용 잡지도 남성을 주체로
여성을 성적 대상으로 놓고 이야기하는
기사를 많이 싣습니다.

#3. 리얼리티 TV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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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와는 약간 차이가 있지만
미국의 저지 쇼어(Jersey Shore)나
리얼 월드(The Real World) 같은
리얼리티쇼는 시청자의 관심을 끌기 위해
여성의 몸을 홍보 수단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4. 여성에 대한 성적 대상화 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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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가자들에게 여성을 인격체로 보는지
아니면 성적 대상으로만 보는지에 대한
인식 조사를 진행했습니다.

예를 들어,
"여자가 예뻐야만 관심을 가지는 건
잘못된 태도가 아니다" 라든지
"스킨십을 할 수 있는 여자가
더 매력적이다" 같은 항목이었어요.

#5. 여성 대상 폭력에 대한 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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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에 대한 폭력에 얼마나
'그래도 괜찮다'라고 생각하는지를
조사했습니다.

예를 들어,
"여자들은 거칠게 구는 남자에게
성적 매력을 느낀다" 라든지,
"여자들은 스킨십을 원하지만
겉으로는 반대로 얘기하면서
남자가 강제로 해주기를
원하는 때가 많다" 같은 항목이었습니다.

자, 라이트 교수는 이 항목들이
어떤 관계가 있는지 분석해봤어요.

 

태도의 변화

생각해보면 앞서 언급한 미디어에
여성에 대한 실질적인 폭력이
등장하는 건 아니예요.

포르노라고 해도 여성에 대한
직접적인 폭력이 드러나는 건
별로 없거든요.

라이트 교수는 이렇게
직접적인 폭력이 없는 미디어가
어떻게 여성 대상 폭력에 대한 태도에
영향을 줄 수 있는지가 궁금했죠.

결과를 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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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포르노, 남성잡지,
리얼리티 쇼에 대한 소비는
여성에 대한 성적 대상화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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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을 성적 대상으로만
바라보는 사람일수록
여성 대상 폭력을 괜찮다고
생각하는 태도를 가질 가능성이
높았습니다.

즉, 미디어에 여성에 대한 폭력이
직접적으로 등장하지 않더라도
여성을 '사람'이 아닌 '욕구의 대상'으로
바라보게 되면서,
간접적인 영향으로
폭력도 괜찮다고 생각하는 태도
생기는 거예요.

 

포르노 보면 성폭행한다?

폴 라이트 교수의 연구는
직접적인 여성 대상 폭력이
등장하지 않는 미디어를 봐도,
여성을 대상으로 바라보는
대중문화만 보더라도,

그런 소비 습관이 여성의 성적 대상화와
나아가서는 여성 폭력에 대한 태도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있습니다.

물론 포르노를 보거나
남성 잡지를 보면 성폭행을 한다!
라는 극단적인 결론을 내는 건
맞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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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향력은 어디까지나
간접적인 것이며,
이 연구 또한 실제 행동이 아니라
태도에 대한 이야기였으니까요.

하지만 여러 대중매체를 통해
접하게 되는 여성에 대한 시선이
알게 모르게 남성(그리고 여성)에게
영향을 주고 있는 건 사실이에요.

당장, "그러니까 이거 보지마!"라는
말을 하기 보다는,
미디어가 이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걸
인지하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문제가 어디서 어떻게 발생하는지를
하나씩 알아가는 게 제대로 된
문제 해결을 위한 출발점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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