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박구리'가 판도라의 상자일 줄은..

안녕하세요,
20살 새내기 대학생 지연(가명)입니다.

제겐 6개월 정도 사귄 남자친구가 있어요.
오빠와는 4살 차이입니다.

남자친구는 정말 착하고 너무 좋은데요.
최근에 심각하게 이별을
고민하게 된 일이 생겼답니다.

바로 남자친구가 야동을 본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거든요..

남친의 노트북에서 ‘직박구리’ 폴더를
열어본 게 화근이었습니다..

남자들이 대부분
야동을 본다는 사실은 저도 알고 있어요.

그런데 막상 내 남자친구가
야동을 본다고 생각하니
자존심도 상하고 배신당한 기분이 들더라고요..

제가 있는데도 왜 이런 걸 보는 건지..

저로는 만족을 못 하나 싶기도 하고
혹시 야동 배우들과 저를 비교하진 않을지,
제 몸매에 불만이 있는 건지 걱정되기도 했어요.

한참 고민하다 결국
남자친구에게 속마음을 털어 놨죠.

남자친구는 가만히 제 얘기를 듣더니
기분 나빴다면 미안하지만
앞으로도 계속 야동을 볼 거라는 식으로
이야기하더라고요..

남친 말로는, 야동을 보고 말고는
사생활 문제 아니냐는 거예요.

스킨십하고 싶을 때마다
저와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그저 혼자 욕구를 풀기 위해
보는 것일 뿐이라고요.

억울하다는 듯 저를 누구보다 사랑하고
야동 배우와 저를 비교한 적도 없다고 말하는데
저도 더 할 말이 없었어요.

그래도 계속 신경 쓰이는 건 어쩔 수 없네요.

이전에는 남자친구와 아무 문제 없었는데
왜 하필 그 폴더를 봤는지
스스로가 원망스러울 정도예요..

이대로 계속 두고 보기도 힘들고
그렇다고 그깟 야동 때문에
헤어진다는 것도 너무 싫어요..

이거 그냥 제가 이해하고 넘어가면 되는 일인가요?
아니면 정말 헤어져야 하는 걸까요?

 

 


 

에디터 김관유의 한 마디
“한 번은 눈감아 주세요”

일단 남자친구분이 야동을 보는 것,
사실은 참 '그럴 만한' 일입니다.

브리검 영 대학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성인 남성의 약 90%가 야동을 보고 있거든요.
(Carroll, Jason S, 2017)

외국이라 그런 거 아니냐고요?
우리나라 사정도 크게 다르지않습니다.

2018년 한 성인용품 전문업체가 설문조사를 해보니
한국 남자의 약 96%가 야동을 본다고 답했으니까요.

심지어 몬트리올 대학교에서는 연구를 위해
포르노를 한 번도 본 적 없는 남성을 찾아 나섰는데요.
결국 한 명도 찾을 수 없어 연구를 중단했다고 해요.

야동은 생각보다
꽤 보편적인 욕구 해소법이라는 거죠.

보통 야동이 문제가 되는 상황
1. 일상생활이 불가능할 정도로 많이 보거나
2. 비윤리적이고 왜곡된 내용의 야동을 보거나
3. 혹은 야동에 나온 행위를 지연 님께 강요하는 경우인데요.
사연을 보니 그런 낌새는 없는 것 같네요.

그렇다면 이번 한 번쯤은
지연 님을 누구보다 사랑하고
야동은 단순한 욕구 해소 도구일 뿐이라는
남자친구의 말을 믿어주시는 건 어떨까요?

 

 

에디터 박겸송의 한 마디
“단지 야동 문제가 아닐 수도 있어요”

지연 님, 먼저 심심한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사연을 읽고 이틀 밤을
꼬박 새우며 고민을 해봤지만
아쉽게도 남자친구가 야동을 완전히 끊게 할
방법은 찾지를 못했어요..ㅠㅠㅠㅠ
(저도 정말 알고 싶어요…)

더 슬픈 사실은요.
남자친구와 헤어지고
다른 사람을 만난다고 해도
어차피 그 사람도 야동을 볼 거라는 거죠..

그러니 남자친구의 유일한 문제
오직 야동을 보는 것뿐이라면
이번만 눈 딱 감고 계속 연애하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물론 남자친구가
아예 잘못하지 않았다는 말은 아니에요.

여자친구가 심각하게 이별을
생각하게 만들었다는 것만으로도
어쨌든 책임은 있는 셈이니까요.

그러니 남자친구를
용서해줄 마음이 있으시다면
'다시는 야동을 들키지 않겠다'
약속이라도 받아두세요.

 

P.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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