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와 함께 나도 사라져

이별이란 단지 한 사람과의
헤어짐만을 의미하진 않습니다.

그 사람과 함께 쌓아나갔던 시간과
그 시간 속의 나와도 작별하는
총체적인 상실의 경험이죠.

토이의 <언젠가 우리 다시 만나면>
이별 후 심경을 이렇게 노래한 것처럼 말입니다.

 

총 맞은 것처럼

그래서일까요,
이별하는 사람들은
금단 증상을 겪는 수준의 고통
느낀다고 합니다.

사랑을 시작하면
우리 뇌에서는 도파민이라는
흥분을 전달하는 호르몬이 쏟아져 나오는데요.

야속하게도 이별을 경험할 때는
도파민이 뚝 끊기고 만다는 것이죠.
(Lucy Brown, 2010)

이게 바로 마치 마약 효과가 떨어져
금단 증상을 겪는 사람의 고통과
맞먹는다는 겁니다.

그런데 우리는
이 극심한 아픔과 상실감 앞에서
이렇게 쉽게 이야기하곤 합니다.

‘이별엔 시간이 약이야’
‘시간 지나면 다 괜찮아질 거야’ 라고요.

그런데 가만 생각하면 참 이상하죠.
감기에만 걸려도 병원 가서 주사 맞고
약 먹으면서 고쳐보려고 노력하는데

정작 이별처럼 심각한 고통을 겪으면서는
고작 시간이 모든 걸 해결해 주기를
기다리고만 있어야 한다는 게 말입니다.

 

너를 지우는 일

뉴욕 대학교의 가이 윈치 박사 역시
이런 믿음에 단호히 고개를 젓습니다.

이별도 다른 병과 마찬가지로
적극적으로 싸우고 투쟁해야만
비로소 극복할 수 있다는 거죠.

마냥 시간이 가기만을 기다리면서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으면
지지부진한 고통만 계속될 뿐입니다.

조금이라도 빠르고
덜 아프게 이별을 극복하려면
애인과의 추억을 의도적으로
떨쳐내야만 한다는 거예요.

가이 윈치 박사가 제안하는
가장 빠른 이별 극복법
바로 흔적 감추기입니다.

애인과 주고 받았던 편지와 선물,
함께 찍은 사진 등
그 사람을 추억할 수 있는 모든 흔적을
보이지 않도록 숨겨두라는 거예요.

그 사람과 자주 듣던 음악이나
추억이 깃든 동네나 식당처럼
옛 기억을 떠올리게 만드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상관없어요.

이별의 상처가 완전히 아물 때까지는
최대한 멀어지는 겁니다.

마치 <언젠가 우리 다시 만나면>
주인공이 애인의 선물을 정리하며
과거를 완전히 끊어내는 이 장면처럼 말이에요.

“이젠 너를 볼 수 없기를
다신 너로 인해 흔들리는 나 되지 않기를
내게 선물했던 옷들 정리하면서

다신 서럽게 울다 지쳐 잠든 밤 오지 않기를”

 

완전한 이별

윈치 박사는
이렇게 물리적, 신체적으로
애인의 흔적을 보지 않는 것이
정신적으로도 과거의 기억에서
완전히 벗어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합니다.

하기야 매일 밤 그 사람의
SNS를 들락날락하는데
어떻게 그 사람을 잊을 수 있겠어요.

차라리 계정을 차단하거나
아예 애플리케이션을 삭제해서
보이지 않게 숨겨두는 편이 나은 거죠.

<언젠가 우리 다시 만나면>
다음 가사 역시 흔적 감추기를 통해
완전한 이별로 나아가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난 여기까진 듯해.
영원할 순 없잖아.
지쳐만 가는 날 더 보긴 안 쓰러.

이젠 나도 놔줄게.
그 널 보내줄게, 안녕.”

이별은 극복할 수 있고,
극복해야 하는 마음의 병입니다.

마냥 시간만 믿으며
‘언젠가 괜찮아지겠지’하는 헛된 기대는
자신을 지치게 할 뿐이에요.

함께여서 고마웠던 순간도
영원할 순 없습니다.

여기까지라고,
이젠 놓아주어야 할 때라고
단호하게 약속해 보는 거예요.

그렇게 완전히 이별하고 나면
그때는 노래의 마지막 가사처럼
마음의 먼지도 털어낼 수 있게 될 겁니다.

“언젠가 우리 다시 만나면
어색하지만 않길

편한 모습으로 아무렇지 않게
그냥 인사하면서
그렇게 스쳐 가길 바래”

 

P.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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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겸송 에디터의 후기

잊어야 한다는 마음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