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 연애의 과학

저는 작년 12월 남자친구와 헤어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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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2학년 때 학교에서 처음 만났고
4학년 때까지 약 2년간 연애를 했죠.

문제는 헤어진 지 세 달이나 지났지만
계속 친구로 지낸다는 거예요.
심지어 정말 가까운 친구로요.

매일까지는 아니지만
꽤 자주 카톡을 주고받고,
(보통은 제가 카톡을 보내면
그 사람이 답장하는데,
연애할 때처럼 꽤 정성스럽게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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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이다, 조모임이다 해서
일주일에 한 번 이상은 꼭 만나요.
(보통 만나면 밥을 같이 먹게 되고
이번에는 시험 기간이라서
도서관에서 공부도 같이했네요.)

다시 연애하고 싶은 마음은 없어요.
이건 아마 그도 마찬가지일 거예요.
그런데 오랫동안 같이 있다 헤어지니까
뭔가 너무 허전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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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자꾸 연락하게 되는 것 같아요.
이게 안 좋은 건가요?

아니면, 그냥 마음이 가는 대로 지내다가
감정이 사그라지면
서서히 연락을 끊어도 괜찮을까요?

 

From. 연애의 과학

헤어지고 나서도 전 연인과
많은 시간을 보내는 건
그다지 추천하고 싶지 않아요.

쉽지 않겠지만 가능한 최선을 다해
상대방을 피하라고 조언하고 싶군요.

이별의 과정은 "우리 헤어져"라는 말로
끝나는 게 아니랍니다.
사실 헤어지자는 말은 이별의 시작에 불과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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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방과 헤어지기로 합의했다면,
둘은 이제 정신적으로도 이별해야 해요.
정신적인 이별은 서로의 자아에서
상대방의 존재를 분리해내는 일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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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퍼듀 대학의 연구에 따르면
연인들은 연애 기간이 길어질수록
자신의 자아와, 상대방의 자아가
점점 합쳐지는 과정을 겪는다고 해요.

처음에는 독립적으로 존재하던 두 사람이
오랜 시간 많은 일을 함께하다 보면
점차 나와 상대방을
구분하지 않게 되는 것이죠.

심리학자들은 이러한 현상을
'인지적 상호의존'이라고 부른답니다.
(cognitive interdepend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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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를 할 때는
인지적 상호의존도가 높은 게 좋아요.
이게 높을수록 두 사람은
더 관계중심적으로 사고하게 되거든요.

즉, 서로를 더 많이 배려하고
상대방을 더 잘 이해하게 된다는 것이죠.

문제는 헤어질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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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자아에서 상대방의 존재가
차지하는 비율이 높으면 높을수록
역설적으로 상대방이 사라졌을 때
내가 잃게 되는 부분도 커지기 때문이죠.

그래서 심리학자들은
이별이 단순히 애인과 헤어지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과 함께하던 자신과도
헤어지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해요.

이런 관점에서 볼 때, 헤어진 뒤에도
여전히 전 애인과 많은 시간을 보내는 건
그다지 좋은 생각이 아니에요.

연인과는 헤어졌지만,
정작 연애하던 자신과는 헤어지지 못 하는
상황이 계속되기 때문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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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사람은 이 관계에서 완전히 벗어나지도,
새로운 관계를 시작하지도 못 하는
애매한 상황에 놓이고 말 거예요.

지금 당신에게 필요한 것은
자신에게 온전히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에요.
오롯이 나에게 집중함으로써
잃어버린 나의 일부를 회복해야 하죠.

물론 처음에는 쉽지 않겠지만
시간이 지나면 점점 나아질 거예요.

실제로 관련 연구에 따르면
헤어진 시점으로부터 시간이 흐를수록
상대방에 대한 애착을 담당하는 뇌의 영역이
점점 비활성화다고 해요.

정말 시간만 한 약은 없다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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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분간은 최대한 노력해서
전 남자친구를 만나지 않도록 하세요.
어느 순간에는 더 이상 상대방을
생각하지 않는 나를 발견하게 될 거예요.

지금은 이 허전함이 평생 갈 것 같고,
새로운 관계를 시작할 수도 없을 것 같겠지만
제가 단언컨대,
그 날은 지금 당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빨리 올 거예요!

아무쪼록 힘든 시간 잘 극복하시기를!

 

P.S.
심리학자들은 연인 간의 갈등이
서로의 '애착유형' 차이에서 온다고 말합니다.
나와 상대방의 애착유형만 알아도
우리 왜 싸우는지, 무엇을 조심해야하는지를
알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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