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 씨의 고민

L 씨(여성, 31세)는 고등학생 때
이미 아이 없이 살기로
마음을 굳혔습니다.

남편도 연애 시절에는
L 씨 마음을 이해하는 듯했어요.

그런데 결혼하고 나니
태도가 달라지네요.

길에서 노는 아이들이
예뻐보이지 않느냐며
자꾸 아이 원하는 티를 냅니다.

시댁에서도 아기는 언제
가질 거냐고 독촉하고요.

남편에겐 꿈도 꾸지 말라며
단호하게 쳐내고는 있지만
대체 언제까지 그래야 할지…

L 씨의 한숨은 깊어만 갑니다.

 

생각의 차이

흔히 볼 수 있는 사례죠?

저도 여사친 두 명에게
같은 고민을 들었답니다.

결혼 전에 아이 문제를 놓고
진지하게 대화해보지 않은 부부가
아주아주 많다는 뜻이죠.

특히 여자는 아이를 원치 않는데
남자는 결혼하면 으레 아이도 가지겠거니
생각해버리는 일이 많습니다.

 

(이미지=드라마 <삼생삼세 십리도화>)

 

국내 20~30대 500명에게
설문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아이를 낳지 않아도 괜찮냐는 질문에
남성은 36%만 그렇다고 답했지만
여성은 66%가 그렇다고 답했어요.
(무려 30%p 차이…!)

 

33년에 걸친 연구

특히 남자분들은
이거 꼭 알아두셔야 해요.

현재 아이를 안 가질 거라고
생각하는 여성은 앞으로도 평생
아이를 낳지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미국에서 4,473명의 여성을
33년간 추적한 사회학 연구가 있어요.
(Rybińska & Morgan, 2018)

이 연구에 따르면 만 24세 때
아이를 낳지 않겠다고 응답한 여성
아이를 원한다고 응답한 여성에 비해
평생 아이를 갖지 않을 확률이
4.5배나 높았습니다.

30세에 같은 응답을 한 여성은
그 수치가 5.1배로 더 높았죠.

여자라고 해서 누구나 본능적으로
‘모성’을 갖고 있을 거라고 가정하는 건
고정관념이에요.

“결혼하면 생각 바뀌겠지…”
하고 안일하게 생각하다간
아주 큰 낭패를 볼 수 있답니다.

또한 남녀를 떠나서
아이 생각이 없는 분들은
혹~시라도 애인이 오해하지 않도록
확실하게 못을 박아둘 필요가 있겠죠.

 

자녀관의 중요성

근데 현실엔 자기가 아이를 원하는지
아닌지 잘 모르는 분이 많아요.

이런 분들은 자기 자신에게
이런 질문을 미리 던져봐야 합니다.

  • 나에게 자녀란 어떤 의미일까?
  • 나는 자녀를 원하나? 원하지 않나?
  • 자녀가 있을 때 나에겐 어떤 변화가 생길까?

한 연구에 따르면
결혼의 행복을 좌우하는 건
자녀의 유무 자체보다는
확고한 자녀관이에요.
(Chin M.J & Chung H.Y, 2010)

자녀관이 또렷한 부부일수록
결혼 생활이 더 행복하다는 거죠.

부부가 둘 다 자녀를 원치 않으면
아이가 없어도 행복하게 살 수 있지만,

한 사람은 아이를 원하는데
다른 한 사람은 원하지 않는 경우에는
결혼 생활이 원만하기 어렵습니다.

(참고: 결혼하고 쭉 행복한 사람들이
결혼 전 꼭 하는 생각)

그러니 애인이
아이를 원하는지 아닌지
넌지시 짐작만 하고 있던 분들은
확실하게 얘기를 꺼내보세요.

부담스럽다고 자꾸 미루다간
나중에 훨씬 큰 걱정거리를
떠안게 될지도 모르니까요.

얘기 나누실 때 참고가 될 만한
글들을 몇 건 링크해 둘게요!

(참고:
애인과 결혼 얘기할 때 반드시 명심해야 할 것
이 남자와 결혼해도 되는지 알아보는 방법
딩크를 꿈꾸던 나에게 덜컥 아기가 생겨 버렸다)

 

P. S.

결혼 전에 나눠야 할 이야기,
아이 문제만 있는 건 아니겠죠?

필수 대화 주제 17가지를 모아놓은
<결혼 전 체크리스트>를 살펴보세요.

두 사람이 더 좋은 관계로 나아가게 해줄
최고의 길잡이가 되어줄 테니까요!

 


문형진 에디터의 후기

솔직히 전 왜 21세기에 아직도 사람 몸으로 출산을 하고 있는 건지 잘 모르겠습니다. 너무 아프기도 하고 불가역적인 신체 손상도 올 수 있잖아요. 인공자궁 도입이 시급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