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끼리 왜 이래

TV 속에 나오는
결혼 1~20년 차 커플이
흔히 하는 농담이 있습니다.

"가족끼리 왜 이래!"
"가족끼리는
스킨십하는 거 아니야~"

오래된 커플은 서로를
이성으로 느끼지 않는다는 말을
돌려 하는 농담이죠.


(출처 JTBC '아는 형님' 캡처)

지금 알콩달콩 연애 중인 분들,
특히 결혼을 앞둔 분들은
이 농담을 어떻게 받아들이시나요?
'그런 커플은 많지만
우린 아닐 거라고 확신'하시나요?

씁쓸하긴 하지만
이 농담이 어느 정도
사실일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습니다.

 

일상과 섹스의 괴리

부부 사이가 오래될수록
잠자리가 소원해질 수밖에 없는
가장 큰 이유는
더 이상 사랑하지 않아서,
혹은 상대방과의 섹스가 질려서가 아니에요.

'일상'과 '섹스'의 영역이
너무 다르기 때문입니다.

섹스는 자유로움, 상상력,
본능, 쾌락을 자극하는 행위지만
부부가 보내는 일상은
규칙, 통제가 필수적이에요.
일상과 섹스는 인간에게
정반대의 능력(?)을 요구합니다.

쉽게 말해 에는 코스튬을 입은 채
즐겁고 화끈한 섹스를 즐기고,
에는 아이를 교육하고
그달의 지출 내역을 관리하는 생활은
누구에게나 어렵다는 거죠.

 

오래된 부부일수록
교육, 가정 경제, 노후 대비 등..
통제하고 관리해야 할 것들이 많아져요.

섹스가 주는 쾌락이
그 이후에 일상을 이어가는 데에
방해가 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섹스는 줄어들 수밖에 없어요.

 

프로이트의 발견

이와 관련된
프로이트의 가설도 있는데요.
프로이트의 추정에 따르면,
우리는 무의식적으로
부모를 닮은 사람을
연인으로 선택하는 경향이 있어요.
(관련 글: [딸이 아빠 닮은 남자를 만날 수밖에 없는 이유])

관계가 깊어질수록
연인에게서 부모의 모습을 보게 되는데
그러면서 어린 시절
부모에게 느낀 친밀감

그대로 느끼게 됩니다.

그로 인해 본능적으로
상대에게 성욕을 느끼는 것을 
구속받게 됩니다.
우리는 근친상간을
피하려는 본능이 있기 때문이죠.

특히 육아를 하게 되면
각자 '엄마', '아빠'의 역할이
두드러지기 때문에
상대방을 부모와 혼동하기 쉽다고 해요.
(Freud, 1912)
물론 이 모든 건 무의식적으로 일어납니다.

 

극복할 수 있을까

1. 섹스와 일상 생활은 우리에게
서로 다른 역할과 능력을 요구하고,
2. 가족이라고 느끼면
본능적으로 성욕이 억제되는 탓에

결혼 후 이전과 같은
섹스 라이프를 즐기기란 어렵습니다.
단순히 사랑이 식고,
섹스가 권태로워지는 문제가 아니라요.

그럼 어떻게 해야 하냐고요?
두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첫째.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

10년 넘게 산 커플이
자주, 만족스러운 섹스를 하는 건
아주 드문 일이에요.

그럼에도 누가 됐든 무조건
그런 섹스 라이프를 즐겨야만
옳다는 생각은 좀 이상하지 않나요?

다른 일상에 몰입할수록
섹스에 소홀해질 수밖에 없고,
그 현상이 지극히 정상이라는 사실을
인정하는 마음도 필요합니다.

 

둘째. 새롭게 바라보기

앞서 말했듯이
'섹스'와 '일상'이 너무
다른 성격이라는 데서
문제가 생겨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두 가지를 분리해야 합니다.

먼저 늘 똑같은 집에서 벗어나
새로운 공간에서 섹스를 즐기세요.
여행을 떠나도 좋고
주기적으로 호텔을
방문하는 것도 좋아요.

 

이는 단순한 기분 전환을 넘어
두 사람을 일상적인 요소들로부터
멀어지게 만들어
처음 서로에게 느꼈던
성적인 매력을 일깨워줄 거예요.

새로운 공간을 찾는 것보다
더 간단한 방법도 있습니다.
상대방을 '새롭게' 바라보는 거죠.

재미있는 이야기에
눈을 반짝반짝하는 모습,
아이와 장난치는 모습,
열심히 일한 뒤 지친 모습까지…
일상적인 행동 속에 감춰진
잊고 있던 그 사람의 매력을
찾아보는 거예요.

나의 연인에게
다채로운 매력이 있다는 사실을
다시금 깨닫게 된다면
새로운 공간을 찾는 것만큼이나
섹스 라이프에 활력을 불어넣어 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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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랭 드 보통, 『인생학교: 섹스』, 쌤앤파커스, 20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