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자연의 악의

남자들은 생리에 대해 잘 모릅니다.

“생리 때 여자는 짜증을 잘 내고
뭔가 아파하는 것 같다”
정도로 생각하는 게 고작이죠.

그래도 하나는 알아두셔야 해요.
여자는 생리 기간보다 생리 전에
더 힘들 수도 있다는 거요.

월경이 시작되기 5~7일 전부터
우울감, 짜증, 두통, 무기력 등등
갖가지 불쾌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어요.

이것이 흔히 PMS라고 불리는
월경전증후군입니다.
(premenstrual syndrome)

오늘은 교양 있는 남자인 당신에게
여자친구의 PMS에 대처하는 법
소개해드릴게요.

(참고: 여자친구가 한 달에 15일을 짜증내는 이유)

 

PMS는 금단 증상이다?

우선 PMS가
왜 나타나는지부터 알아봅시다.

아시다시피 월경은
매달 임신을 준비하는 여자의 몸이
수정이 되지 않아 쓸모없어진 조직을
배출하는 과정이죠.

이 과정에서
기분과 몸 상태를 조절하는
여성 호르몬들의 수치가
크게 출렁이며 변하게 돼요.

보시다시피 주기 끝부분에 해당하는
생리 시작 전 일주일 동안
여성 호르몬인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은 급격히 줄어들어요.

에스트로겐은 여성의 기분을 좋게 하고
프로게스테론은 진정 효과를 줍니다.

그런데 이 시기 동안은
필요한 호르몬 양의
절반도 얻을 수 없으니
문제가 생기는 거예요.

다음 월경이 시작되고
다시 호르몬이 공급되면
PMS로 나타난 증상들은
씻은 듯이 사라집니다.

따라서 월경전증후군은
일종의 호르몬 금단 증상이라고
할 수 있어요.

 

28일의 주기

한 주기 동안 여자가 하는 경험을
간단히 설명해 드릴게요.

월경은 불규칙할 때도 있지만
평균 28일 주기로 돌아갑니다.

생리가 시작되는 첫날이 1일이에요.

출혈은 4일에서 8일 정도 계속되고,
14일째가 배란일,
즉 난자가 나오는 날입니다.

참고로 생리가 끝난 뒤부터
배란일 직전(9~13일째)까지가
에스트로겐 수치가 가장 높아지고
여자의 기분도 좋아지는 시기랍니다.

어디 멀리 놀러가거나
데이트 잡기 딱 좋은 때죠.

주기 중간의 배란일을 기점으로
여자의 몸 상태와 기분이
조금씩 나빠집니다.

15~20일째에는
늘어난 프로게스테론의 진정 효과로
언어 구사력이 낮아지고
생각도 조금 흐릿해져요.

기분은 아직 괜찮은 편이지만
다른 사람과 있기보다는
혼자 있는 쪽이 편안할 수 있죠.

사람에 따라 감정 변화가 심해지거나
변비, 졸음, 불안 등을 겪습니다.

21~28일째가 바로
본격적인 PMS 구간이에요.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 분비가
둘 다 급격하게 줄어듭니다.

뇌가 호르몬 금단 증상을 겪으면서
한때 좋았던 기분이
언제 그랬냐는 듯 더러워(?)져요.

에스트로겐은 기분을 좋게 하는 호르몬인
도파민, 세로토닌과 단짝이에요.

에스트로겐 수치가 낮아지면
도파민과 세로토닌 분비도 줄어서
기분이 급격히 나빠질 수밖에 없지요.

이때 나타난 증상들은
생리가 시작되면 몇 시간 내에
사라지는 것이 보통입니다.

 

남친을 위한 행동강령

자, 그럼 생리 전인 여자친구를
최대한 배려해주기 위해서
남친은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1. 주기를 기억하자

뭐가 됐든 배려를 하려면
우선 여자친구의 주기를 알아야겠죠.

매번 기억하기 어렵다면
달력에 메모를 해두거나
알림 기능이 있는 캘린더 앱 등을
활용해보세요.

이것만 해도 괜한 싸움은
어느 정도 피할 수 있을 거예요.

 

2. 미리 물어보자

사실 남친이 해줄 수 있는 일은
별로 많지 않아요.

남친은 생리를 안 겪으니
뭐가 필요한지 잘 모르는 반면,
여친은 매달 겪는 일이니
스스로 대처법을 찾아서
이미 잘 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죠.

그래도 여자친구가 PMS 때
어떤 기분을 느끼는지,
뭘 하면 기분이 나아지는지,
내가 어떻게 해줬으면 좋겠는지
미리 물어봐두세요.

진통제를 준비하는 것도 좋아요.
평소 여친이 무슨 약을 먹는지
미리 체크하는 센스를 발휘해주세요.

 

3. 쓸데없는 말을 하지 말자

가뜩이나 대자연 때문에
빡쳐(?)있는 여친에게
남친이 무신경한 소리를 해서
심기를 건드리는 경우가 있죠.

“왜 그렇게 예민해? 그날이야?”
“아~ 어쩐지 좀 부어 보이더라.”
“아까 점심 안 먹었어? 왜 또 먹어?”

음… 어떤 결과가 기다릴지
불 보듯 뻔한 일이 아니겠습니까?

평소 여친이 농담을 잘 받아준다 해도
이 기간에는 입 다물고 있읍시다.

여러분의 안위를 위한 충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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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형진 에디터의 후기

저도 이번에 글 쓰면서 새로 알게 된 게 많습니다. (반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