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이 있는데...

제 친구 A와 B는 커플입니다.
둘이 싸우기라도 하면
아주 곤란한 일이 벌어지죠.

먼저 A에게 전화가 옵니다.

"이젠 좀 지쳐.
나만 늘 희생하는 기분이야."

저는 딱히 할 말이 없어요.
듣고만 있죠.

전화를 끊고 나니 이번엔 B가
술 한잔하자고 저를 불러냅니다.

"연애는 다 이래?
왜 나만 희생해야 돼?"

저는 정말 혼란스러워집니다.

얘들은 왜 자기만
희생한다고 생각할까요?

 

잘해주지 말 걸 그랬어

그 이유를 알아보기 위해
암스테르담 자유대학의 비셔만 교수는
125쌍의 커플을 대상으로 연구를 했습니다.

실험 참가자들은 2주간 매일
애인이 희생한 날은 언제인지,
그 희생이 뭐였는지 꼼꼼히 기록했어요.

그리고 애인에게 느낀 고마움
점수로 매겼고요.

비셔만 교수는 당연히
애인이 희생한 날일수록
더 고마워할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놀랍게도 사람들은
애인이 희생한 날에도
특별히 더 고마워하지 않았어요!

응? 이게 어떻게 된 일일까요?

자, 흥분하지 말고
비셔만 교수의 연구 결과를
좀 더 들여다보자고요.

 

기브 앤 테이크

애인에게 희생을 받고도
고마워하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공통점이 있었습니다.

애인의 희생이 온전히
자신을 위한 게 
아니라고 생각한 거죠.

생각해봐요.
사실 우리는 꽤 많은 경우,
희생할 때도 무의식중에 대가를 바라요.

비셔만 교수는 이런 희생을 가리켜
'오염된 희생'이라고 말했는데요.
이 경우, 사람들은 연인에게
그다지 고마움을 느끼지 않았어요.

그건 엄밀히 말해
'기브 앤 테이크'니까요.

물물교환하듯
자기가 가진 것을 내어주고,
상대에게 받을 것을 기대하는 거죠.

 

니가 웃으면 나도 좋아

실제로 비셔만 교수의 실험에서,
참가자들이 공통적으로
애인에게 고마워한 경우가 있어요.

애인의 희생이 온전히
'나'를 행복하게 하기 위한 것일 때.

애인이 대가를 기대하지 않고
'나의 행복'만 생각해줬을 때
비로소 감동했다는 거죠.

물론 그렇다고 자기가 준 만큼(기브)
받기를 바라는 마음이(테이크)
무조건 나쁘다는건 아니에요.

아무 대가 없이 주기만 하는 게
말처럼 쉬운 것도 아니고요.

하지만 맨날 나만 희생하는 것 같아
억울했던 경험이 있다면,
한 번쯤 다시 생각해보자는 거예요.

내가 희생하면서도 무의식 중에
대가를 바라고 있었던 게 아닌지.

애인이 내 희생을 알아주지 않는 건
당연하게 여겨서도 아니고,
염치가 없어서도 아니에요.

단지 희생으로 느끼지 못했을 뿐입니다.

'왜 맨날 나만 희생하냐'고 징징대는
제 친구들에게 얘기해줘야겠어요.

니가 하고 있는 건
'희생'이 아니라
'기브 앤 테이크'라고.

제 친구들처럼
자주 싸우신다면
연애의 과학 앱에 있는
"싸움 유형 보고서"도 추천해 드려요!

평소 두 사람이 다른 커플에 비해
얼마나 자주 싸우는 편인지,
화해는 얼마나 잘하는지
갈등에 대한 모든 정보를 알려준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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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객관적인 데이터를 통해
두 사람의 갈등을 보여주는 만큼,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거예요.


기명균 에디터의 후기

내가 희생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순간, 이미 그건 희생이 아니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