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데 왜 못 보여줘?

여러분은 애인 몰래
폰을 염탐한 적 있나요?

핸드폰을 보여주지 않으려는
애인과 실랑이를 벌인 적은요?

어휴.
그러면 오늘은 저랑 얘기 좀 해요ㅎㅎ.

애인한테 나밖에 없는지
확인하고 싶은 마음, 저도 잘 알지만
애인 폰 본다고
좋아질 게 하나도 없거든요ㅠㅠ.

오늘 제 얘기를 듣고
부디 생각이 바뀌길 바랄게요.

 

보고 싶어도 절대 보면 안 되는 이유

 

1.의심은 의심을 부른다

“카톡, 페이스북, 인스타 DM을 다 보면
믿을 만한 사람인지 아닌지 알 거 같아요"

네네. 많이들 그렇게 생각하시죠.

하지만 장담컨대 핸드폰을 본다고
애인에게 없던 믿음이 생기진 않을 거예요.

“나한테 숨기는 게 있을 거야!"라는
의심을 가지고 애인의 폰을 뒤지다 보면
별것 아닌 것도 수상하게 느껴질 수 있거든요.

바로 확증편향 때문인데요.
사람들은 자신의 생각이 맞다는 증거를 찾는 데
몰입하는 경향이 있어요.

틀리기 싫어하는 마음 때문에
자신의 생각을 뒷받침하는 정보는
적극적으로 받아들이지만

자신의 생각과 맞지 않는 정보는
받아들이지 않죠.

때문에 다른 사람이 봤을 때는
아무것도 아닌 이성과의 대화에도
자신만의 해석을 붙이고
상상의 나래를 펼치게 되기 쉬워요.

탈탈 털려는 마음으로 확인했는데
정말 아무것도 못 찾았다?

그래서 의심이 풀리면 다행이지만,
대부분의 경우는 애인이 비밀을 잘 숨겼거나
본인이 꼼꼼하게 보지 못한 건 아닌지
의심하게 됩니다.

애인의 핸드폰을 여는 순간,
서로 믿음을 깎아먹는
악순환이 반복될 뿐이에요.

 

2.간섭할수록 달아난다

무엇보다, 이런 상태가 지속되면
애인이 본인에게 정말 숨기는 게 생길지도 몰라요.

바로 리액턴스 효과 때문인데요.

누군가 무엇을 빼앗으려 위협하거나,
어떤 행동을 금지하면 반항하려는 심리가 생겨요.
자유롭게 내버려 두면 하지 않을 일도
오히려 하고 싶어지죠.

리액턴스 효과를 보여주는
유명한 실험이 있어요.

세인트 조지 대학교의 제임스 얼스킨 교수는
A그룹에게는 초콜릿을
머릿속에서 지우라고 하고
B그룹에게는 초콜렛에 대해
마음껏 이야기하라고 했어요.

그런 다음 앞에다가 초콜릿을 놓았더니
초콜릿에 대한 생각을 억누른 그룹이
그렇지 않은 그룹보다 50%
많이 먹었다고 해요.
(JAK Erskine, 2010)

만약 당신이 애인의 폰을 검사하면서
‘이 여자 누구야?’, ‘얘랑 꼭 연락해야 돼?’
라는 식으로 애인의 행동에 제한을 주면

별 생각 없는 후배나 지인이었는데도
되레 호기심이 생길 수 있어요.

당신의 간섭이 오히려
당신이 정말 두려워 하는 일을
만들 수 있는 거죠.

 

더 가까워지려면

폰을 여는 순간,
애인과 사이가 더 좋아질 확률은 희박해요.

애인의 사생활을 염탐하고 통제하면
둘 사이에 긴장과 갈등이
훨씬 잦아질테니까요.

‘바람피우는 게 확실해서 확증만 잡으면 된다’,
이런 게 아니라면
애인 핸드폰 보는 건 정말 말리고 싶어요.

“떳떳하면 왜 못 보여줘?”라고
묻고 싶은 분들이 있겠지만
아무리 숨기는 게 없더라도
사생활을 침해하는 게 싫은 건 마찬가지예요.

술담배 안하는 학생도
소지품 검사는 싫어하고
착한 아들딸도
부모가 일기장 보는 건 싫어하죠.

애인에 대해 더 잘 알고 싶다면
모든 걸 다 알려고 하는 대신
더 믿어주는 게 어떨까요?

 

P.S.

아무래도
애인이 뭔가 감춘다는 게 확실하다고요?

“어젯밤에 뭐했어?”
“누구랑 술 마셨어?” 물어봤더니
돌아오는 대답이 영 찝찝했다면

핸드폰을 보는 대신
연애의 과학 <거짓말 탐지기>를 추천드려요.

범죄심리학에서 전문적으로 사용하는
거짓말하는 사람들의 행동 특징을 분석해
지금 애인이 하는 말이
거짓말일 확률을 분석해드립니다.

애인이 거짓말하는 것 같았던
상황을 잘 떠올려 보고
그 날 그 사람의
말투와 행동이 어땠는지
설문에 응답하면 끝!

핸드폰 검사는 최후의 보루로!


한주연 에디터의 후기

보지 말라고 하니까
더 보고 싶은 건 아니겠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