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사람에겐 애착 유형이 있죠.
안정형, 불안형, 회피형입니다.

참고:
모든 사람의 연애 유형은 3가지로 나뉜다

불안형과 회피형은 ‘불안정 애착’으로
불리는데, 둘 다 관계를 맺는 능력이
안정형보다 떨어지기 때문이에요.

불안형은 예전에 한번 다뤘는데요,
관심 있는 분은 아래 글을 읽어보세요.

참고:
내 연애가 불안하고 초조한 이유
불안형 애착을 극복하는 트레이닝 방법

이번에는 두 편에 걸쳐
회피형 애착의 습성과
회피 성향을 극복하는 방법(!)
살펴보겠습니다.

자, 그럼 시작합니다!

 

회피형의 탄생

애착 이론의 특징은
마음을 매우 기계론적으로
바라본다는 점이에요.

애착 이론에 따르면 인간은
연애를 포함한 정서적 관계에서
딱 세 가지 방식으로만 반응해요.

누구나 자신의 유형에 따라
예정된 태도를 보이도록
프로그램되어 있고, 아무리 똑똑하고
잘난 사람이라도 예외가 없습니다.

회피형이 연애에서 나타내는
태도는 대개 아래와 같지요.

참고:
‘회피형’의 특징, 이것만 알면 구분 가능!

회피형은 ‘나쁜 사람’ 취급을 받지만
이들이 이렇게 행동하는 데에는
진화적인 이유가 있어요.

평화로운 시기에 가장
생존에 유리한 건 안정형입니다.
서로 의지하고 소통하는 능력이
가장 뛰어나니까요.

하지만 전쟁, 흉년 등
위험한 시기라면 어떨까요?

곁에 있는 사람이 언제라도
죽거나 없어질 수 있으니 가급적
빨리 정을 뗄 수 있는 편이 좋습니다.
이걸 잘하는 사람이 회피형이죠.

위험한 시기에 선택할 수 있는
또 다른 전략은 최대한 경계하면서
좋아하는 사람 곁에 딱 달라붙어
떨어지지 않는 겁니다.
바로 불안형이 여기에 해당해요.

결국 세 가지 애착 유형은 인간이
환경에 따라 적응하기 위한
세 가지 전략을 보여주는 셈이죠.

 

회피형의 두 엔진

회피형을 쉽게 이해하려면
마음 속에 두 가지 엔진이
있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바로 애착 엔진
애착 억압 엔진이에요.

회피형도 기본적으로 타인과
친밀한 관계를 맺고 싶어해요.

하지만 회피형의 경우,
애착을 형성하는 엔진이 켜지면
자동으로 그 애착을 억누르는
엔진이 같이 켜지게 돼요.

그 탓에 누군가와 가까워지면
불편한 느낌이 들면서
자꾸 밀어내고 싶어지는 거죠.

회피형의 마음 속에선
반대 방향으로 도는 엔진 두 개가
동시에 작동하고 있는 거예요.
인생이 쉬울 수가 없겠죠?

회피형들은 스스로도
자기가 왜 도망치고 싶어지는지,
친밀한 관계에서 숨이 막힐 것 같은
기분이 드는지 모릅니다.

관계가 자꾸 틀어지고
연애가 계속 실패하는데도
그 이유를 아직 완벽한 상대를
만나지 못해서라고 생각해요.

상대가 미숙하고 애정결핍이라
자기 영역을 존중해주지 않았다며
예전 애인을 탓하기도 하고요.

안정된 관계를 이루지 못하는 이유가
내면에 애착을 억누르는 엔진이
있기 때문이라고는
좀처럼 생각을 못 하는 거죠.

 

회피형의 착각

가장 큰 문제는
회피형이 자신의 성향을
자랑스러워한다(!)는 겁니다.

독립적인 생활을 꾸리며
힘든 감정은 혼자 추스르는 것이
성숙한 삶이라고 생각하고,

관심과 애정을 갈구하는
불안형을 볼 때면
은근한 우월감마저 느껴요.

하지만 회피형의 이런 심리는
착각에 지나지 않는답니다.

애착 욕구를 꾹꾹 억누르는
회피형 전략으로는
상처를 안 받을 수는 있어도
진정 행복해지기는 어렵거든요.

‘불행을 0으로 만드는 것’
달성 가능한 최대치랍니다.

과도한 의존이 문제지,
의존 자체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해야 하는 거예요.

친밀한 관계에 대한 욕구는
빨리 충족될수록 좋습니다.

그 욕구가 채워지고 나면
마음껏 자신의 세계에 들어가
독립성을 누릴 수 있기 때문이죠.

“타인에게 효과적으로 의존할 때
사람은 가장 독립적일 수 있다.”

여러 애착 이론서에서
의존 역설dependency paradox
이라고 부르는 대목입니다.

독립과 행복을 모두 얻는 방법은
서로 의존할 수 있는 누군가를 만나
함께 걸어가는 것뿐이에요.

그게 어려운 탓에 회피형의
관계 만족도와 행복 수준이
세 유형 중에서 가장 낮은 거죠.

 

회피형을 위한 처방전

회피형에게 자신의 사고방식은
아주 당연하고 옳은 것처럼
여겨지기 때문에 극복하기가
무척 어렵습니다.

만일 여러분이 회피형 애착인데
스스로 문제를 느껴서
이 글을 읽게 되었다면
매우 특별한 기회를 잡으신 셈이에요.

그럼 다음 2편에서는
회피형 애착을 극복할 수 있는
구체적인 해결책 6가지
알려드릴게요. (찡긋)

 

P. S.

연애의 과학을 사랑하는 독자님께서
감동적인 응원 편지와 함께
선물로 책을 5권이나 보내주셨어요.
세상에 마상에!!!

이런 일이 있을 때마다
연애의 과학은 힘이 펄펄 난답니다.

류○○ 님, 정말 고맙습니다.
이 글을 보시면 댓글 남겨주세요.
감사의 뜻으로 코인을 선물로 보내드릴게요!

 

 


문형진 에디터의 후기

연과 직원들의 얼굴이 이렇게 많이 공개된 적이 있었나요? 아뇨, 없었죠. 박겸송 에디터의 매끈한 다리가 사진에 아주 잘 나왔군요. (앞줄 오른쪽에서 두 번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