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 왜?
남자가 여자보다 성욕이
높다는 사실은 이전 글에서
충분히 (어쩌면 지나치게)
다룬 바 있습니다.
(참고: 남자와 여자는 정말 성욕이 다를까?)
그럼 남자가 여자보다 성욕이
더 큰 이유는 뭘까요?
생물학적 차이일까요?
아니면 사회문화적인 차이일까요?
이 글에서는 남녀의 성욕 차이와 관련한
수천 건의 논문을 정리한
로이 바우마스터 교수의 논문을 기반으로
그 원인을 짚어보려고 합니다.
플러스, 남녀의 성욕 차이와
관련해서 이 논문에서 다루고 있는
다른 주제들도 얘기해볼게요.
가설 1. 생물학적 원인
과학자들은 테스토스테론 같은
안드로겐스 계열 호르몬을
남녀의 성욕 차이를 만드는
원인으로 지목합니다.
그렇게 생각하는 데는
몇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첫 번째는 이 호르몬이
남자와 여자 사이에 가장 차이가
많이 나는 호르몬이라는 점이죠.
평균적으로 남자 혈액 속
테스토스테론은 데시리터 당
1000 나노그램 정도인데 반해,
여자는 그의 1/8에 불과합니다.
(Dabbs, 2000)
사실 테스토스테론은
다른 영역에서도 많은 남녀의
차이를 만들어내는 원인으로
지목되는 호르몬이죠.
두 번째 이유는
남성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이
성욕을 증진시키고,
여성 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이
성욕을 감퇴시킨다는
여러 연구 결과입니다.
한 연구에 따르면
테스토스테론을 여성이
복용할 경우 성적 욕구를
2배 정도 증진시킨다고 합니다.
(Shifren et al., 2000)
성전환 수술을 받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도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남성에서 여성으로
전환한 사람에게는 에스트로겐을
여성에서 남성으로 전환한
사람에게는 테스토스테론을
처방합니다.
그랬더니 여성으로 성전환 한 사람은
성욕이 줄어들었고,
남성으로 성전환 한 사람은
성욕이 늘어난 거죠.
테스토스테론이 무언가
작용을 한다는 걸
의심할 수밖에 없는 결과입니다.
호르몬으로 인한 차이 이외에도
신경학적인 차이나
신체적인 차이를 이유로 꼽는
연구들도 있습니다.
가설 2. 사회문화적 원인
20세기 후반에 접어들면서
사회적으로 성에 대한 인식은
많이 바뀌었습니다.
남녀를 가리지 않고
성에 대한 인식은
훨씬 더 자유로워졌고,
사회적인 압박은 약해졌죠.
이에 따라 여성들의 성에 대한
인식에도 많은 변화가 생겼습니다.
이와 관련한 연구들을 살펴보면
사회적인 변화에 따라
여성들의 성적 욕구에도
변화가 생기는 현상을 관찰할 수 있습니다.
(Blumstein & Schwartz, 1983)
분명히 사회문화적인 영향력이
작용하고 있다는 걸 확인할 수 있는
대목입니다.
특히 여성의 성을 억압하는
측면에서 말이죠.
하지만,
네덜란드처럼 성에 대한 의식이
개방적이고 자유로운 나라에서도
여전히 남녀의 성욕은
차이를 보이고 있습니다.
(Vanwesenbeeck et al., 1998)
그리고 결혼과 같이
사회 제도적으로 남녀의 성에 대한
억압이 작동하지 않는 영역에서도
여전히 남녀의 성욕 차이는 존재하며
가톨릭 사제들과 같이
제도적으로 성에 대한 억압이
남녀 모두에게 적용되는 영역에서도
남녀의 성욕 차이가 존재하죠.
결론
종합적으로 살펴보면
남녀의 성욕 차이를 만들어내는 건
생물학적 원인과 사회문화적 원인이
모두 작동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어느 한 쪽만으로는 모든 걸
설명하기 어려우니까요.
하지만 위에서 언급한 내용을
고려해봤을 때,
아무래도 생물학적 차이에
조금 더 무게가 실리는 것 같아요.
각각의 원인이 정확히 어느 정도의
비율로 영향을 미치는지는
앞으로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부록 1. 남녀 성적 만족도 차이
원인이야 어찌 됐든
남자가 여자보다 성욕이 높은 건
분명한 사실인 것 같은데,
약간 슬픈 건 성에서 얻는 쾌감은
남자보다 여자가 더 큰 것 같다는 거예요.
생물학적으로 여성은 남자보다
쾌감을 더 많이 얻을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여자는 남자보다
섹스를 연속적으로 더 많이 할 수 있고,
더 오랫동안 할 수 있고,
한 번에 더 많은 오르가즘을
느낄 수도 있죠.
물론 여자가 남자보다
만족감의 편차가 더 큰 건 사실입니다.
남자가 기본적인 만족감은 느낀다면,
여자는 정말 좋거나, 별로거나인 거죠.
하지만 분명 얻을 수 있는 최대 쾌감은
여자가 더 높은 것으로 보이며,
평균 쾌감도 남자보다 더 높은 것으로
추정됩니다. (Baumeister, 2000)
남녀의 성욕 차이를 생각해보면
참 아이러니한 일입니다.
부록 2. 남녀의 권력 관계
남녀의 성욕 차이는
남녀 관계의 권력관계에
영향을 미치기도 합니다.
어떤 관계든 상대적으로
섹스를 더 원하는 쪽이
관계에서 더 약한 위치를
점할 수밖에 없습니다.
쉽게 얘기해서,
아쉬운 쪽이 불리한 거죠.
그래서 남녀의 성욕 차이는
단순히 성욕의 영역을 넘어서서
남녀의 역할이나 관계를
규정짓는 역할도 합니다.
(Baumeister & Tice, 2001)
이에 대해서는 다음에 기회가 되면
다시 다뤄보도록 할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