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 시장?
오늘은 조금 색다른 시각에서
연애와 관련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바로 '연애 시장'에 대한 이야기죠.
연애 시장은 주로 진화 심리학이나
인류학, 생물학에서 많이 나오는 개념입니다.
남자와 여자의 파트너 선택을
수요-공급의 시장 메커니즘에 따른
결정으로 바라보는 시각이에요.
요즘 많은 분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취업 시장도 비슷한 논리가 적용됩니다.
인기 있는 직장에는 많은 지원자가 몰리고,
능력 있는 지원자는 직장을 선택할 수 있죠.
연애에서도 비슷한 개념을
적용한 게 '연애 시장'이에요.
모든 사람이
멋지고 잘생기고 능력 있는 남자,
예쁘고 몸매 좋고 똑똑한 여자를 원하지만,
그럴수록 경쟁률은 높아져서
자신의 위치에 맞게
적당히 타협해야 하죠.
연애 시장에 대한 재미있는
실험을 하나 소개해 드릴게요.
연인을 찾습니다
브로츠와프 인류학과의 플로스키 교수와
리버풀 대학 생물학과의 던바 교수는
연애 시장 이론에 기반을 둔
재미있는 실험을 진행했어요.
이 실험이 진행된 때는 90년대 중반,
그때는 소셜데이팅 앱이 없어서
주변에서 짝을 찾지 못한 사람들이
신문 광고를 내는 게 보편적이었어요.
(이런 광고였죠. 옛날이야기입니다.)
신문 광고란에 자기가 어떤 사람이고
연애 상대로 어떤 사람을 찾는지
아주 작은 광고를 내는 거죠.
그 광고를 보고 관심 있는 사람은
연락하는 거고요.
소셜 데이팅의 시초라고 할까요?
던바 교수는 95년 겨울부터
96년 봄까지 영국 Observer지에 나온
소개팅 신문 광고를 모두 수집했어요.
그리고 광고에서 현재 나이가
몇 살이라고 밝혔는지,
상대방은 어느 정도의 연령대를
원하는지를 전부 조사했죠.
이를 기반으로 남녀의 연령대별
'시장 가치'를 계산했습니다.
계산 방법은 간단해요.
그 나이의 남녀를 원하는 사람과
거기에 해당하는 사람이 똑같을
경우를 기준값으로,
원하는 사람이 훨씬 더 많다면
가격이 비싸지는 거고,
반대로 원하는 사람은 적은데
그 나이대에 해당하는 사람이
많다면 오히려 가격은
내려가는 거죠.
자, 연령대별 연애 시장에서의
가격은 얼마였을까요?
연령대별 시장가치
자, 이게 연령대별 남녀의
연애 시장에서의 가치입니다.
1.0이 수요와 공급이 균형을
이루는 지점이고,
1.0보다 크면 공급보다 수요가 많고,
1.0보다 작으면 수요보다 공급이
많다고 보면 되죠.
남자의 경우는 평균 수입이 낮은
20대에는 인기가 별로 없다가
평균 수입이 증가하는 30대에
정점을 찍고, 30대 이후에는
건강 악화와 잠재 사망률 증가로
가치가 떨어지는 경향을 보입니다.
여자의 경우는 자녀를 낳기에
최적의 나이인 20대 중반에서
인기가 정점을 찍은 후 감소하는
경향을 보여요.
재밌는 건 자신의 시장 가치가 올라가면
사람들이 연애 상대를 고를 때
까다로워진다는 거예요.
던바 교수는 위의 그래프에 따라
결정된 시장 가치가 높을수록
신문 광고에서 상대방에게 바라는
특성의 개수가 많아진다는 사실을
발견했어요.
어찌 보면 당연한 거예요.
자신의 시장 가치가 높으면
그만큼 협상력이 높아지니까
상대방에게 더 많은 걸
요구할 수 있는 거죠.
불편하지만
어쩌면 많은 분이
이런 시장적인 접근이
불편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하지만 이런 논리나 현상이
꼭 옳은 건 아니지만,
현실적으로 많은 현상을
설명해주는 것도 사실이에요.
예를 들어,
여러 사회를 분석해보면
남자가 여자보다 많아서
여자의 협상력이 강한 사회일수록
여자의 결혼 나이가 올라가고,
(더 늦게 하면서 남자들을 고르고
자기 주도적으로 결정)
반대로 전쟁 등의 상황에서
남자가 귀해진 사회에서는
여자의 협상력이 약해져서
여자의 결혼 나이가
내려가는 경향이 보입니다.
(괜찮은 남자가 원한다면
어려도 결혼 결정)
기본적으로 남자가 연상인 커플이
여자가 연상인 커플보다 많은 것도
남녀의 나이에 따른 시장 가치 차이
때문일 수도 있죠.
물론 이 논리를 각 개인에게
적용하기는 어렵습니다.
"난 몇 살인데, 그럼 내 가치는
이 정도네?" 라는 생각은 무리에요.
개인의 인기는 나이, 경제력, 외모
말고도 다양한 요소에 의해
결정되니까요.
다만 연애를 이런 관점에서
바라볼 수도 있다는 것과
실제로 현상을 분석해보면
이 논리가 꽤 설득력이 있다는
정도로만 생각해주세요!
P.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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