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거야? 아픈 거야?

남자분들은 섹스할 때
잔뜩 찌푸린 여자친구 얼굴을 보고
한 번쯤 이런 생각 해봤을 거예요.

“얘가 지금 좋아서 이러나?
아파서 이러나?"

 


(출처: 영화 <님포매니악> 포스터,
이들이 즐거워 보이나요?)

 

섹스할 때 표정만 봐서는
상대가 흥분했는지 혹은
고통스러운지 분별하기 힘들어요.

그래서 그냥
“나도 좋으니 너도 좋겠지!”라며
단순하게 생각하고 맙니다.

그런데 말이죠...!
앞으로는 이렇게 무작정
결론 내리면 안 되겠습니다.

 

어떤 기분일지 맞춰보세요

괴테대학교의 소피아 웬즐러 교수는
표정에 대한 흥미로운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매우 기쁜 상황에 놓인 18명의 얼굴과
불행한 상황에 놓인 18명의 얼굴
참가자들에게 보여준 거예요.

예를 들어,
성적으로 흥분한 사람의 얼굴과
경기에서 패배한 사람의 얼굴이었죠.

그러고 별다른 설명 없이
사진 속 인물이 어떤 상황에 처한 것 같은지
유추해보라고 했어요.

 


(관련 실험에 쓰인 사진 자료)

 

놀랍게도,
참가자들은 사진 속 인물이
기쁜 상황에 처했는지
안 좋은 상황에 처했는지
구별해내지 못했습니다.

기뻐하는 사람들 사진 중 대부분은
“분명 기분이 나쁠 것이다” 라는
정반대의 평가를 받았죠.
(Wenzler, Sofia, et al., 2016)

쾌감과 불쾌감의 표정은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로 비슷했어요.
왜 그럴까요?

 

거, 같이 좀 씁시다

뇌신경학에서
그 이유를 찾을 수 있습니다.

매우 즐겁거나 고통스러운 사람의
뇌 영상을 찍어보면
신기하게도 비슷한 부위가
활성화되어 있어요.

감정과 인지 과정에 관여하는
안와전두피질, 측위 핵,
편도체 등의 부위였죠.
(Aviezer, 2012)

신경과학자 그레고리 번스도
이와 비슷한 연구를
진행한 적이 있습니다.

그는 쾌락을 느끼게 하는 뇌 부위에
전기자극을 주다가,
불과 1~2mm 떨어진 곳에 자극을 주면
반대로 고통을 느끼게 된다는
사실을 밝혀냈는데요.
(Berns, 2005)

그만큼 쾌락과 고통을 관장하는
뇌 부위가 굉장히 인접하다는 거죠.

한 가지 명심할 점은
감정이 ‘강렬할 때만’
표정이 비슷해진다는 거예요.

일상적으로 행복한 표정은
고통스러운 표정과 확연히 구별돼요.

하지만 극적인 환희에 차거나
예상치 못한 기쁨을 맛본 사람의 표정은
고통을 느끼는 경우와 비슷해집니다.

 

직접 물어보세요

아픈 표정과 환희에 찬 표정을
구별할 수 없다면
어떻게 상대의 기분을 알까요?

진부한 방법일지 몰라도
역시 커뮤니케이션이 답입니다.

섹스 중 상대가 불편할까 걱정된다면
직접 물어보세요.
"이 정도는 괜찮아? 안 아파?"처럼요.

본인이 직접 말하는 것도 좋겠죠.
"아, 이건 진짜 아파!"하고요.

특히 섹스한 지 얼마 안 된 커플이라면
이런 대화를 자주 해보는 게 중요해요.
서로 흥분했을 때 어떤 표정을 짓는지
정확히 알 수가 없으니까요.

오래 만난 커플도 방심하면 안 됩니다.
이제껏 내가 착각한 건 아닐까
되돌아볼 필요가 있죠.

표정이 많은 것을 말해주지만
모든 것을 말해주진 않는답니다.

 

P.S
너무 좋아서 얼굴을 찡그리다못해
온 몸을 부르르 떨게 만든다는 전설의 체위!

이 체위를 창시한 에이켈 박사님은
“손을 쓰지 않고도 남녀가
동시에 오르가즘을 느낄 수 있다”고
자신만만해 했죠.

기본 자세부터 움직임, 응용법까지
원리부터 차근차근 정리해 봤습니다.

오르가즘의 신세계
지금 바로 배워보세요!


홍세미 에디터의 후기

제 표정은 어떤지 궁금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