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왜 이러는 걸까요..?

얼마 전 고민양(26)에게서
고민이 듬뿍 담긴 메일을
한 통 받았습니다.

“사랑하는 남자친구와
벌써 4년째 사이 좋게
연애 잘하고 있는데요.

문제는 섹스 후에
너무 우울해진다는 거예요.”

“남자친구를 정말 좋아하고
속궁합이 안 맞는 것도 아니에요.

그런데 도대체 왜 그런지
섹스만 하면 기분이 확 나빠지고
뭔가 잘못한 것 같은 느낌이 들어요..ㅠㅠ”

“첫경험이면 그러려니 하겠는데
시간이 지나도 나아지지 않네요.

남자친구도 이제 지치는 게 눈에 보이고
이렇게 헤어지고 싶지는 않은데..

이런 기분,
저만 느끼는 걸까요?ㅠㅠ”

 

생각보다 흔한 일

아이고, 우리 고민양.

‘섹스 후 우울증(Postcoital Dysphoria)’
때문에 많이 힘드신가 봐요.ㅠㅠ

그런데 조사에 따르면 고민양처럼
섹스가 끝나고 우울증을
겪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다고 해요.

퀸즐랜드 대학의 로버트 슈바이처 박사님이
성인여성 230명에게 물어봤는데요.

섹스를 하고 나서 한번이라도
우울한 기분이 들었다고 답한 사람이
무려 46%나 됐답니다.

두 명 중 한명은
‘섹스 후 우울증’을 겪었다는 거죠.

심지어 섹스를 할 때마다
자주 불쾌하거나 우울해진다고
답한 사람도 8.2%나 됐답니다.

 

혼자가 아니야

증상은 사람마다 조금씩 다른데요.

보통은 섹스가 끝나고 한 시간 정도
깊은 슬픔에 빠져서 눈물을 흘리거나
갑자기 피로해져요.

아주 심하면 4주 동안이나
같은 증상이 이어지기도 하죠.

연구를 이끈 슈바이처 박사님의
말씀을 들어볼게요.

“섹스 후 우울증은
증상만큼이나 원인도 다양해요.

어린 시절에 당했던 성희롱이나
첫 경험의 안 좋은 기억,
혹은 단순히 오르가즘을 느낀 후의
호르몬 탓일 수도 있죠.

원인이나 증상이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에
치료법도 다를 수밖에 없답니다.”

안타깝게도 아직 우울증의 이유가
정확히 밝혀지지는 않았다는 건데요.

사랑하는 사람과
분명 내가 원해서 한 섹스에서도
우울증이 찾아올 수 있고요.

평소엔 안 그러다가
갑자기 증상이 나타나기도 하거든요.

 

끝나고 나서야 중요해

섹스 후 우울증으로 고민 중인
연인이라면 꼭 지켜야 할 일이 있어요.

먼저 자신이
‘섹스 후 우울증’을 겪고 있다면
연인에게 솔직히 털어놓는 게 중요해요.

‘이건 네 잘못이 아니야’라고
상대방이 오해하지 않도록
잘 이야기해주세요.

만약 연인이 섹스 후에
우울증에 빠졌다면
혼자 내버려 두지 마세요.

힘들어하는 연인에게
‘내가 언제나 네 옆에 있어’라는 걸
잊지 않도록 해주는 거예요.

괜히 자책감을 느끼거나
화를 내지 않도록 조심, 또 조심!

마음이 약해진 애인에게는
작은 모진 말도 큰 상처로
남을 수 있으니까요.

무엇보다도 섹스는
‘즐거운 사랑의 표현’이라는 사실!
절대 잊어선 안 되겠죠.

섹스가 즐거워진다면
우울한 마음도 조금은
덜어질지도 몰라요.

연애의 과학이 만든
<성감대 랜덤 게임>만 있으면
섹스가 훨씬 재밌어진답니다.

요렇게 수위와 성별만
딱딱 선택해주면

어디를 어떻게 해야 할 지는
이 친구가 정해줄 거예요.

매번 똑같은 애무, 반복적인 섹스는
이제 그만 하자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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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겸송 에디터의 후기

고민양, 자책하지 말아요. 다 괜찮아질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