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끼병
흔히 '도끼병'이라고 부르는
병이 하나 있습니다.
아주 조그만 친절을 베풀어도,
말투가 조금만 다정해도,
자기를 좋아하는 줄 착각하는
아주 무서운 병이죠.
(무조건 좋아하는 걸로
'찍어서' 도끼병이라고 해요)
도끼병은 특히 남자가
잘 걸리는 병으로 알려져 있어요.
그래서 오늘 연애의 과학에서는
도끼병에 대해서 알아보려고 합니다.
정말 있긴 있는 병인지,
남자가 더 잘 걸리는 게 맞는지,
그렇다면 그 이유는 무엇인지
과학적으로 알아보겠습니다.
'너 나 좋아하지?'
펜실베니아 주립대학 심리학과의
랜스 샷랜드 교수는
남자와 여자가
친근함을 표현하는 행동과
이성에게 관심을 표현하는 행동을
구분할 수 있는지를 실험했어요.
샷랜드 교수는 먼저
서로 모르는 남녀 10쌍을 모집해서
사람별로 몰래 지시를 내렸어요.
"상대방에게 관심을 표현하세요."
"상대방에게 친근함을 표현하세요."
그리고 서로 5분간 대화하게 했습니다.
샷랜드 교수는 이 대화 장면을
비디오로 촬영했습니다.
샷랜드 교수는 이 영상을 보고
판단할 남녀 166명을 새롭게 모집했어요.
이 166명에게 주어진 임무는
아주 간단했습니다.
비디오를 보고 영상에서 대화하는
남녀가 서로 관심이 있는 것 같은지,
아니면 그냥 친근한 대화일 뿐인지,
알아맞히면 되는 거죠.
자, 남자와 여자의 판단 능력은
어떻게 차이가 났을까요?
남녀의 판단 능력
의외의 결과가 나왔어요.
남자와 여자 모두
영상의 내용에 따라 의도를
정확하게 구분해냈거든요.
남자와 여자는 둘 다
'관심'과 '친근함'을 구분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는 거예요.
샷랜드 교수님,
그럼 왜 남자가 도끼병에
잘 걸린다고 얘기하는 거죠?
"남녀 모두 관심과 친근함을
구분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건
사실이지만, 그래도 차이는 있어요."
"결과를 보면 알겠지만,
이성으로서 관심이 있는 대화든 아니든
남자의 관심 평가 점수가
높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전반적으로 남자들이
어떤 행동이 관심의 표현이라고
쉽게 판단하는 경향이 있어요.
그만큼 진짜 관심 있는 사람은
놓치지 않겠지만,
착각할 가능성도 있는 거예요.
그래서 도끼병이 남자에게
더 많이 생기는 거죠."
시각의 차이
실험 결과를 보시면 알겠지만,
사실 관심의 표현을 정확히
판단하는 능력에는 남녀 차이가 없습니다.
남자가 더 후하게 '나한테 관심 있나?'
라고 판단하는 경향이 있다면,
여자는 오히려 관심을
너무 박하게 평가하는
경향이 있어요.
그래서 이건
누가 옳고 그르냐 혹은
누가 더 잘 맞추냐의
문제라기보다는,
남녀 모두 자기 기준에서
판단하기 때문에
생기는 문제라고 볼 수 있죠.
결국 알아맞혀야 하는 대상은
동성이 아니라 이성인데 말이에요.
사실 이건 썸 단계에서 흔히
저지르는 실수 중 하나입니다.
'난 관심 있는 사람한테만
저렇게 행동하는데,
저 사람이 저렇게 하는 걸 보니
나에게 관심 있나 보다.'
'난 관심 있는 사람에게는
절대로 저렇게 안 하는데,
저 사람이 저렇게 하는 걸 보니
나한테 관심이 없나봐.'
둘 다 주의해야 할 태도죠.
다 자기 기준에서 생각하기 때문에
오해가 생기고
잘 될 관계도 망치는 거예요.
오늘의 교훈을 정리하자면,
'상대방은 나와 다른 사람이다.
내 기준으로 상대방의 진의를
쉽게 판단하려 하지 말자!'
정도 되겠습니다.
P.S.
앗, 그 사람과 잘 되고 있는 건지
확신할 수가 없다고요?
음, 그렇다면
'행동으로 보는 속마음' 테스트를 해보셔야겠네요.
저희가 11편의 심리학 논문을 밤새도록 읽고
관심 있는 사람에게 하는
무의식적인 행동들을 알아냈거든요.
연애의 과학 앱에서는
그 사람의 무의식적인 행동을 분석해
속마음을 훔쳐볼 수 있어요.
무료로 그 사람의 속마음을 알아보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