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여자 앞에만 서면
연애의 과학을 즐겨 보는
이준명(22, 가명)입니다.
전 여친이 없어요.
아직 한 번도 연애해 본 적 없는
모태솔로입니다.
고등학생 때까지는
좋은 대학에 들어가기 위해
정말 열심히 공부했어요.
그때는 여친이 뭡니까, 여사친도 거의 없었죠.
들어가고 싶은 대학에 합격했지만
공부만 해서 그런지,
적응하는 게 쉽지가 않네요.
(아싸라는 소릴 좀 듣긴 합니다 ㅠㅠ)
그래도 되게 인기 없거나
소심한 성격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먼저 여자 동기나 후배한테
밥을 먹자고 한 적도 많고요.
여자 애들한테 주말에 만나자는
얘기도 간혹 듣긴 합니다.
그런데 그렇게 자리가 마련되면
여자에게 익숙하지 않아서 그런지
항상 할 말이 없어지고...
쭈뼛쭈뼛 대화 주제를 생각하다
“선배, 너무 답답해요!”라는
핀잔을 들은 적도 있어요.
얼마나 긴장했는지
여자를 만나고 집에 돌아오면
뒷목이 뻣뻣해지고 편두통도 생겨요.
갑자기 체기가 올라 와
토한 적도 있습니다.
그래도 결과만 좋으면 되는데…
같은 사람과 두 번째 만남이
이어진 적이 없습니다… ㅜㅜ
밥을 대접하면 다음에 사주겠다고
예의상 얘기라도 할 법한데...
그런 것도 없었네요.
대학에만 들어가면
연애는 어렵지 않게 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너무 힘들고 외롭습니다.
제게 여친을 내려 주세요...
그게 아니면 팩폭이라도 좋으니
제 문제점을 알려 주세요.
참고로 전 소개팅이나 미팅보단
자연스럽게 그 사람을 알아가면서
연인이 되는 흐름이 좋습니다...ㅠ
에디터 박구원의 한 마디
"여친 말고 ‘여자사람친구’를 만들 때예요"
당장 여자와 대화하는 게 어렵다면,
애인을 만들어도
만남을 잘 이어나갈 수 있을지
의문이에요.
우선은 애인보다
‘여사친’을 만나는 걸 권합니다.
이들과 말을 섞으며 익숙해지고,
대화하는 법을 배운다면
여자 울렁증을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될 거예요.
다음 사람들에게
접근해 보세요.
1) 조모임할 때 ‘리액션 좋은’ 여자 동기
조모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남이 얘기할 때 열심히
고개를 끄덕이거나 맞장구쳐 주는
동기에게 말을 붙여보세요.
이들은 말도 많고
다른 사람에게 친절하게 대하는
‘외향성‘과 ‘친화력‘을 갖고 있거든요.
(Brauer, 2018)
이런 사람들은 대화 사이의
어색한 타이밍이나 침묵을
먼저 메꿔주려고 노력해주는
좋은 사람들이에요.
과제 얘기가 끝나면 짐을 싸면서
“넌 몇 학점 들어?”
“전공 잘 맞는 거 같아?” 라며
학교 생활에 누구나 겪을 만한
일을 슬쩍 물어보세요.
이들은 자기 경험이나 관심사에 대해
잘 대답해주는 편이니,
편하게 얘기하는 연습을
할 수 있을 거에요!
2) 고학번 여자 선배
의외로 나이 차이 나는 누나들이
친구가 되기 쉬어요.
서로 이성적으로 느끼지 않으면서
편안하게 대할 수 있죠.
성격 좋은 누나들은
준명님이 말솜씨가 부족해도
어리버리한 남자 사람 동생 정도로
귀엽게 봐줄 거구요.
무엇보다 남자에게
가까운 ‘누나’의 존재는
연애 능력을 키우는 데 큰 도움이 돼요.
좋은 누나를 친구로 둔 남자들은
자연스럽게 이성과
갈등을 푸는 법을 익히고,
자기 생각을 긴장하지 않고
풀어내는 연습도 할 수 있어요.
(Doughty, 2015)
준명님이 센스 없이 굴면
‘떽!’하고 일침도 놔 줄 거예요.
동아리나 학회 선배 중
바쁜 티 덜 내는 분들이 좋은 타깃!
취업 준비 힘들지 않냐며
캔커피라도 하나 사들고
말을 걸어 보세요.
3) 토익 토플 스터디에서 친구 만들기
만약 나는 과제 모임도 없고
동아리, 학회 활동도 안 한다! 라면,
정말이지 일부러
토익 토플 스터디라도
들으셔야 해요.
거기서 연애 상대를
찾으라는 얘기가 아니에요.
보통 스터디 사람들과 친해지면
같이 주말에 놀러 나가거나
보드게임 방에 가는 등
함께 ‘놀 수 있는’ 기회도 많아져요.
(하라는 공부는 안 하고 ㅠㅠ)
이때 본래 성향대로
너무 아싸처럼 굴지 말고,
최대한 같이 껴 보는 거예요.
이렇게까지 '친목'하지 않는
스터디라도 괜찮아요.
여친을 만들어야 한다는 압박 없이,
이성과 가까이 앉아 대화하는 것만으로도
준명님에겐 도움이 될 거예요.
끝으로 준명님,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사회 경험이 쌓일수록
여자와 접촉할 기회는 더 많아질 겁니다.
조바심 내지 않고 행동하신다면
여자친구, 꼭 만드실 수 있을 겁니다!
에디터 맨쓰의 한 마디
"구토 다 하셨으면 이 글을 읽어주세요."
평범한 모태솔로의
고민인 줄 알았는데,
좀 더 읽어보니 그게 아니네요.
증상이 좀 심해요.
여자 앞에서 버벅거리는 사람은 많지만,
근육이 뭉치고 토까지 할 정도로
긴장하는 경우는 드물어요.
학술적 용어는 아닙니다만,
이쯤 되면 ‘이성 공포증’
(heterophobia)이 의심되는 수준!
구원 에디터의 말대로
편안한 여자 사람 관계를
많이 만드는 게 제일이니
팁을 잘 참고해 보시고요.
저는 마음가짐에 대한
얘기를 해 드릴게요.
이성 공포증은 주로
남중, 남고, 공대, 군대 테크트리를 탄
한국 남자들에게 잘 발견됩니다.
준명 님께서 이런 삶을 살았는진
모르겠지만 이건 확신할 수 있어요.
준명 님에겐 여자 앞에서
언제나 분위기를 리드해야 하고,
대화가 끊이지 않게 해야 하며,
상대에게 웃음을 줘야 한다는
강박이 있을 거예요.
여자들과 오래 등지고
살아온 사람일수록
(고등학교 때 여사친과도
담을 쌓고 공부만 하신 모양이라)
“남자라면 자고로 그래야 한다”라는
중압감에 시달리고요.
이게 극심해지면서
‘이성 공포증’에 걸려버리는 거죠.
이걸 기억하세요.
여자와 대면하고 있는 상황에
정적이 흐른다면
그건 준명 님의 잘못이 아니에요.
앞에 계신 여자 분도 머릿 속으론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분위기를 어떻게 끌어 올릴지,
고민은 하고 있을 거라고요.
다만 그 고민이
준명님에게만 ‘끔찍한 경험’으로
남아 버릴 뿐이죠.
마치 면접 상황처럼
여자 분이 준명 님의 센스와
대화 기술을 평가하려고
앉아 있는 게 아니라
분위기를 띄우기 위해
함께 고민하고 있는 ‘동료’라고
생각하는 게 필요해요. 동시에,
'생각나는 것'만 말하세요.
응원하는 마음에 드리는 말씀이 아니라
정말 이렇게 하는 게
애인을 만들기 좋아서 그래요
첫 만남에서
질문을 퍼붓는 이성이
호감을 못 얻는다는 연구 결과도 있고요.
(참고 / 소개팅에서 남자들이 의외로 잘 빠지는 함정)
긴장되는 상황에서
강박적으로 말을 많이 할수록
스스로를 '한심하다'고 여기게 돼요.
(참고 / 소개팅 후 자신을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이유)
이성 앞에서
점점 더 자신감을 잃게 되는 거죠.
이성과의 만남을
무조건 리드해야 한다는 강박에서
먼저 벗어나시라는 얘기예요.
울렁증부터 해결한 다음에야
아래의 '소개팅 대화 팁' 같은 게
비로소 쓸모가 있을 거예요.
(참고 / 처음 만난 여자와 1시간 넘게 대화하는 법)
참고로 제가 쓴 글이에요.
(악플이 많으니 글만 봐주세요..ㅎ)
울렁증을 꼭 극복해서,
준명님이 이 팁을
제대로 써먹는 날이 어서 왔음 좋겠어요.
그리고 검색창에 맨쓰를 치시면
솔로 남자들을 위한 글들이
좀 더 나올 거예요.
시간 있으면 검색 한 번 해주세요.
다른 의도는 없어요. 정말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