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변했어”
지난 1편에서 우리는
예전만큼 애인에게
시간을 쏟지 못하는 남자,
그리고 그에 섭섭해하는
여자의 심리에 대해 살펴보았습니다.
(여자친구가 늘 "너 변했어"라고 하는 이유)
남자는 연애 초 '남성 구애기'에
헌신적인 태도로
여자에게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여자는 그렇게
자기 시간을 많이 투자하는 남자의 모습에
익숙해지게 되는 거였죠.
그래서 남성 구애기가 끝나고
남자가 자기만의 시간을 갖고 싶어 하면,
여자는 남자가 '달라졌다'고
느끼게 된다는 이야기였어요.
남자 입장에서는 곤란할 따름입니다.
그렇다고 연애 초기 여자친구에게
시간 투자를 안 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대체 어떻게 해야
이런 싸움을 피할 수 있을까요?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라
이인수 심리상담연구소의 이인수 소장은
"두 사람이 연애 초기에
자기 분화만 잘 이뤄두면,
이 싸움을 겪지 않을 수 있다" 고 이야기합니다.
자기 분화란
'서로에 대한 친밀감은 유지하면서,
동시에 상대의 독립적인 삶을
존중할 수 있는 상태'를 의미해요.
주변에서
서로를 정말 정말 사랑하면서도,
애인을 구속하지 않고
각자의 자율성을 존중해주는 커플을
간혹 보셨을 겁니다.
연애도 잘하면서
각자 자기 삶도 열심히,
또 멋지게 사는 커플들이죠.
바로 그 커플들이
이 자기 분화를 아주 잘 이룬 커플인 거예요.
되도록 연애 초에!
여러분도 그런 커플이 되길 꿈꾼다면
다음 두 가지 방법을
연애 초에 꼭 시도해보세요.
(초기가 지났더라도
해보는 게 좋습니다)
1. '나'에 대한 이야기 많이 하기
연애 초반에는 주로
서로에 대한 애정표현이나
데이트에 관한 이야기를
많이 나누게 되기 마련입니다.
또 구애를 하는 시기이다보니,
애인에게 잘 보이기 위해
남자들은 이런 말을 많이 하기도 되죠.
“오! 정말? 나도 그거 좋아해!”
“나도 너랑 똑같아!”
서로의 의견이나 생각을
일치시키려는 노력만 많이 하는 겁니다.
하지만 함께 자기 분화를 이루고 싶다면
'나의 꿈' '나의 취향' '나의 가치관' 같이
자신의 세계를 솔직하게 드러내는 이야기를
많이 해봐야 해요.
"나는 -을 좋아해/싫어해."
"나는 평소에 -하는 편이야."
"요즘 내 삶의 목표는 -이야."
동시에 여자친구에게도
비슷한 주제의 질문을 많이 해보면 좋습니다.
이런 대화들을 통해 두 사람은
우리가 어떤 면에서 다른지 알게 됩니다.
연인이라는 관계로 묶여있지만,
우리는 분명 다른 사람이고,
각자의 세계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인식하는 가장 자연스러운 방법이에요.
서로에게 각자의 세계가 있다는 걸 인식하면,
“나만의 시간이 필요해"라는 말에
“변했어!”가 아니라
“잘 다녀와!”라는 반응을 할 수 있을 겁니다.
2. 주기적으로 나만의 시간 갖기
연애 초 여자친구의 신뢰를 얻기 위해
남자들은 분명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합니다.
지난 글에서도 이야기했지만,
실제로 여자들은 연애 초
남자가 자신에게 헌신하는 정도를 보고
이 남자가 정말 믿을 만한 사람인지
판단하니까요.
(Areni et al, 1998)
하지만 너무 많은 시간을 투자하면
각자의 독립성을 유지하는 데 방해가 돼요.
서로에게 과하게 의존하는 사이가 되면서
자기 분화와는 거리가 먼 관계가 되죠.
그러니 연애 초에,
최소한의 개인시간은 만들어두세요.
적어도 주말 하루 정도는
'자기만을 위해 쓰는 시간'을 갖자고
여자친구에게 미리 이야기해두면 좋을 거예요.
단 이야기하는 태도가 중요합니다.
실망하면 어쩌나 하는 불안감에
마치 허락받는 것처럼 조심스러워하지 말고,
“그때 적당한 휴식도 취하고
자기계발도 해서 더 멋진 사람이 되고 싶다!"처럼
자신 있고 당당한 태도로 이야기하세요.
늘 올인하는 모습만 보이다가
뒤늦게 "나 좀 존중해주라..."라고
하는 것보다 훨씬 좋은 방법입니다.
자기 분화의 효과
연애 초,
두 사람 모두 이 능력을 키워두면
많은 것이 달라집니다.
일단 '나에게 시간을
얼마나 투자하는가?'만 가지고
사랑의 크기를 측정하려 들지 않게 되죠.
그럼 자연스레 각자의 시간을
존중할 수 있게 되고요.
"변했다"는 말이 나올 일도 없게 되죠.
연애 때문에 중요한 자기 계발이나
여가를 포기하는 일 또한 사라지게 됩니다.
게다가 한 연구에선
자기 분화 수준이 높은 커플이
그렇지 못한 커플보다 20-25% 이상
연애에 더 만족한다는 결과가 나왔어요.
(나남숙 & 이인수, 2017)
그러니 연애 초
넘치는 애정표현을 하는 것도
헌신적인 행동을 보이는 것도 좋지만,
지금까지 언급한 이 두 과정을
꼭 잊지 말고 챙기면 좋겠습니다.
자기 분화를 꼭 이루셔서,
각자의 삶에 충분히 만족하면서
동시에 서로에게 힘이 되는
그런 사이가 되시길.
P.S.
상대가 변할지도 모른다는
이런 불안감에서 나오는 싸움의
근본적인 요인 중 하나는
바로 <불안형> 애착입니다.
애착 유형엔
<불안형> <회피형> <안정형>
세 가지 타입이 있는데요,
나와 애인이 어느 유형에
해당하는지 확인해보면
이 문제 외에도
여러가지 연애 문제들을
고쳐나갈 수 있어요!
자신의 애착유형을 정확하게 검사하고 싶다면,
연애의 과학에서 제공하는
<애착 유형 테스트>를 해보세요.
김관유 에디터의 후기
따로, 또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