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항상...

연애 상담을 하다 보면
이런 사연들을 자주 읽습니다.

“...늘 나쁜 남자만 꼬여요.”
“...애인이 매번 저를 불안하게 해요.”

들어보면 대부분 상대방에게
잘못이 있는 경우가 많죠.
하지만 무조건 그런 것은 아닙니다.

억울하게 들릴 수도 있지만,
그런 사람들만 계속 만나는 게
내 ’습관’일 수 있기 때문이에요.

 

감정도 습관이다

정신의학과 전문의 박용철의 책
<감정은 습관이다>에 따르면
우리 뇌는 익숙한 것을 선호합니다.
늘 하던 대로 하고 싶어 하죠.

좀 더 자세히 말하자면 이렇습니다.

“우리 뇌는 유쾌하고 이득이 되는
감정이라고 해서 더 좋아하지 않는다.
불쾌한 감정일지라도 그것이 익숙하다면,
뇌는 그것을 느낄 때 안심한다.”
(박용철, 2013)

저자는 뇌의 이러한 작동 원리를
감정 습관’이라고 부릅니다.

어떤 행동을 꾸준히 반복하면
습관이 되는 것처럼
감정도 습관이 된다는 말이지요.

실제로 영국 웨이즈먼 뇌과학 연구소에서
비슷한 연구를 한 적이 있는데요.

만성적으로 우울한 사람은 좋은 일이 생겨도
보통 사람보다 훨씬 짧은 시간 동안만 기뻐한대요.
(Heller, Aaron S., 2009)

우울한 감정이 기본 상태다 보니,
긍정적인 감정이 느껴져도
금세 익숙한 상태로 돌아오는 거죠.

 

그냥 이대로 있을래

감정 습관이 생기는 이유는
2차적인 이득 때문이기도 합니다.
(Secondary Gain)

‘2차적인 이득'이란,
어떤 행동이나 태도에서
파생되는 부가적인 이득을 말해요.

예를 들어
한 아이가 엄마에게 자꾸
생떼을 부린다고 상상해보죠.

이렇게 해서 아이는 엄마에게
과자나 장난감을 얻어낼 수 있어요.
눈에 보이는 이득이죠.

동시에 2차적인 이득도 누릴 수 있어요.
동생에게만 집중되었던
엄마의 관심을 자신에게 돌리는 식으로요.

연애할 때도 마찬가집니다.

“상대가 날 떠나면 어쩌지?”
“마음이 변한 건 아닐까?”라며
의심과 불안을 반복하는 사람들이 있는데요.

이들은 특별한 문제가 없는데도
걱정을 이어가고 싶어 합니다.

불안한 모습을 보이면
애인이 자신에게 더 신경 써준다는 것을 알고
끊임없이 자신을 불안하게 만드는 거죠.

2차적인 이득은 무의식적인 심리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아서
당사자조차 정확하게 알기 힘듭니다.

그래서 자신이 이렇게 불안한 이유는
상대가 늘 자신을 불안하게
만들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물론 모든 감정 뒤에
반드시 2차적 이득이 존재하는 건 아니에요.

하지만 오랫동안 습관이 된
부정적인 감정이 있다면,
혹시 그 괴로운 이면에 내가 숨기고 있었던
이득은 없었는지 한 번쯤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관계도 습관이다

더 나아가서
우리 뇌는 익숙해진 감정을
점점 더 확대하고 강화합니다.

익숙한 감정이 느껴지는 사건이 생기면
더욱 주의를 기울이고
중요한 사건으로 인식하며
오랫동안 기억하거든요.
(박용철, 2013)

예를 들면 감사하는 게 습관인 사람은
보통 사람이라면 지나치고 말았을
작은 배려나 선의에도 쉽게 고마움을 느끼죠.

반면 걱정이 일상인 사람들은
작은 걱정거리도 그냥 지나치지 못합니다.

걱정할 일이 주변에 넘쳐나니
불안감을 더 자주 느끼는
악순환이 반복됩니다.

중요한 것은 이런 습관이
대인 관계나 연애 패턴에도
영향을 끼친다는 거예요.

우리는 익숙한 감정을 느끼게 하는
사람이나 관계를 찾거든요.

매번 나쁜 사람만 만나는 것,
매번 집착하고 상처받는 연애를 하는 것,
한 사람에게 정착하지 못하고
계속 새 사람에게 눈길이 가는 것.

여러분이 만약
이런 연애 패턴을 반복하고 있다면
다음 글을 꼭 읽어주세요.

힘든 연애를 다시는 반복하지 않을,
실질적인 방법들을 다음 글에서
자세하게 알려드릴게요.

그럼 내일 봬요!


홍세미 에디터의 후기

행복보다 불행에
더 익숙한 게 아니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