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적 욕망과 사랑은 별개이며
분리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남자가 있습니다.
반면 장기적인 관계를 꿈꾸며
한 사람에게만 헌신하고 싶어하는
로맨틱한 남자도 있죠.
이 두 종류의 남자에겐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과학자들은 바람둥이 들쥐와
일편단심 들쥐를 연구해서
둘의 차이점을 알아냈습니다.
일부일처제를 유지하는 종류의 들쥐는
뇌 속에 바소프레신이라는 호르몬의
수용기가 있었던 거지요.
바소프레신은 성관계를 가질 때
분비가 촉진되면서 파트너와의
유대감을 높여주는 작용을 해요.
이 바소프레신 수용기 유전자가
길면 일편단심 들쥐, 짧으면
바람둥이 들쥐가 되는 거였어요.
인간에게도 바소프레신 수용기
유전자가 있는데, 사람마다
그 유전자 길이가 다르답니다.
물론 사람은 들쥐보다 훨씬 복잡한 존재죠.
하지만 스웨덴에서 이뤄진 연구 결과,
이 유전자 길이가 긴 남자는
짧은 남자보다 평생 한 여자에게
헌신할 확률이 두 배나 높았다는군요.
여자 역시 바소프레신 수용기 유전자와
분방한 성생활 사이에 뚜렷한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유전이 바람기를 100% 결정하진 않겠지만
적어도 영향이 있는 건 분명한 것 같죠?
여자만큼 극적이진 않지만
남자 역시 부모가 될 때
몸과 마음이 변한다는 것
알고 계셨나요?
하버드대 연구에 따르면
예비 아빠들은 남성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 수치는 떨어지고
대신 프로락틴 수치가 올라갑니다.
프로락틴은 여성의 유즙 분비에
관여하는 호르몬으로, 남성의
성욕을 감소시키고 양육 활동을
촉진하는 효과가 있죠.
특히 출산 직전 3주 동안
남자의 호르몬 분비가 크게 변하는데
프로락틴은 20% 이상 증가하고
테스토스테론은 33%나 줄어든대요.
신기하게도 예비 엄마의
피부와 땀샘에서 분비되는
일종의 페로몬이 예비 아빠의
생물학적 변화를 불러오는 거예요.
이렇게 나타난 호르몬 변화는
아기의 생후 6주부터 이전 상태로
되돌아가기 시작해,
아기가 걸을 수 있을 때쯤 되면
아빠가 되기 전 수준을
회복한다는군요.
정신과 의사이자 신경생물학자인
루안 브리젠딘 박사에 따르면,
여자 아기는 생후 6개월쯤 되면
사람의 얼굴을 열심히 바라보며
눈을 맞추려 합니다.
하지만 남자 아기는 여자 아기보다
훨씬 자주 상대에게서 눈길을 돌려
다른 곳을 쳐다봐요.
가만히 있는 사람의 눈과 얼굴보다
장난감 비행기 같은 움직이는 물체에
훨씬 더 큰 흥미를 느끼기 때문이에요.
남자 아기의 시각회로는
날 때부터 움직임, 기하학적 모양,
물체의 모서리와 각 등에
관심이 많다는 것이 박사의 설명.
흥미롭게도 이런 경향은
성장한 이후에도 이어집니다.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조사해보니
남자는 주로 사물,
여자는 사람이나 관계에 대한 대화를 나눴어요.
이런 차이 역시 성호르몬에서
비롯되는 것으로 보입니다.
텍사스 대학의 제임스 페네베이커 교수는
테스토스테론 호르몬 치료를 받은
남성 환자들을 연구했어요.
1~2년간 테스토스테론을 투여한 남성은
문자로 의사소통을 할 때 사람에 관한 단어는
점차 적게 쓰는 한편, 사물과 비개인적 주제에
관한 단어는 갈수록 많이 사용하고 있었죠.
(Pennebaker et al., 2004)
대화를 나눌 때 주로 택하는 주제에도
호르몬 수치가 영향을 미친다는 것,
정말 신기하지 않나요?
문형진 에디터의 후기
남녀 성차는 정말 흥미로운 주제예요. 그만큼 예민하고 논쟁적이기도 하지만요. 오늘 TMI 코너는 책 <남자의 뇌> 특집이었답니다. 좋은 책이니 한번 읽어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