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여는 글

알랭 드 보통의 연애소설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에는
특별한 로맨스가 없습니다.

그저 평범한 남자인 주인공이
평범한 여자인 클로이를 만나
사랑하고 이별하면서 겪게 되는
10단계의 과정.

여섯 번째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How to 애정표현

A: 자기, 사랑해!
B: 얼만큼?
A: (조금 당황) 응? 많이!
B: 얼마나 많이?
A: (많이 당황) 음… 하, 하늘만큼 땅만큼!
B: 에이, 그게 뭐야..
A: ?!

위의 대화에서
B는 왜 사랑한다는 말을 듣고도
시큰둥했을까요?

애정표현은 자주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하느냐’도 중요하거든요.

사랑을 ‘더 잘’ 표현하기 위해 노력 중인
한 남자의 이야기를 들려드릴게요.

 

사랑한단 말 대신

생일을 맞은 여자친구 클로이에게 줄
축하카드 한 장을 쓰기 위해
몇 시간째 고민하고 있는 이 남자.

클로이는 지금 그에게 가장 특별한 사람이에요.
그녀에 대한 감정을 정확히 표현하려면
특별한 단어가 필요하겠죠.

그래서 그는 카드에
‘사랑해’라고 쓰려다 말았어요.

너무 뻔하고 식상하게 느껴졌거든요.
인터넷에서 ‘여친 선물’을 검색해
인기순으로 대충 고른 향초세트처럼.

세상 모든 사람들이 ‘사랑’을 말해요.
몇 천 년 동안 온갖 종류의
아름답고 슬픈 사랑이야기가 만들어졌고,
지금도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걔들도 하고, 쟤들도 하는 게 사랑이다 보니
이제 더 이상 ‘사랑’이란 단어에서
특별함을 느끼기는 힘들죠.

그래서 사랑을 ‘더 잘’ 표현하기 위해서는
나만 말할 수 있고,
우리만 이해할 수 있는
독창적인 표현이 필요해요.

한 연구에 따르면,
연인의 좋은 점에 대해 말할 때에는
새롭고 재밌는 표현을 할수록
상대가 더 호감을 느낀다고 해요!
(Gao, Zhao, 2017)

그럼 이 남자는 과연
카드에 뭐라고 썼을까요?

 

둘만 아는 말

역시 쉽지는 않았나봐요.

남자는 클로이와의 약속 시간이 될 때까지
딱 맞는 표현을 찾지 못해
결국 카드를 줄 수 없었어요.

준비한 선물을 주고,
맛있는 밥까지 먹었지만
왠지 찝찝함이 남아 있던 그때!

남자의 눈에 서비스로 나온
마시멜로 접시가 보입니다.

‘마시멜로’는
남자가 클로이에게 느끼는 특별한 감정에
딱 들어맞는 이름이었던 거예요!

다른 사람들이 들으면 ‘뭔 소리야?’ 하겠지만
그게 바로 남자가 찾던 독창적인 단어잖아요.

나만 말할 수 있고,
우리만 이해할 수 있는.

남자는 클로이의 손을 잡고
‘사랑해’ 대신 ‘마시멜로해’라고 말했고,
그 말을 들은 클로이는 밝게 웃으며
이렇게 대답했어요.

“내가 평생 들어본 말 중 가장 달콤한 말이야.”

 

얼마나 많이?

애인이 ‘나 얼만큼 사랑해?’라고 물으면
곤란할 때가 있어요.

‘엄청 많이’ 사랑하는 건 분명한데
그 양을 말로 표현하기가 쉽지 않거든요.

그래서 ‘하늘만큼 땅만큼’,
‘이 동그라미를 빼고 나머지 전부’ 같은
식상한 말밖에 할 수가 없습니다ㅠㅠ

그런데 애인이 듣고 싶은 대답이
과연 ‘사랑의 양’일까요?

정말 궁금한 건 ‘사랑의 질’이에요.

즉, 우리 사랑이 얼마나 특별한지
그게 듣고 싶어서 자꾸 묻는 거죠.

그럼 특별한 표현은 어떻게 하냐고요?

저는 알 수가 없죠.

나만 말할 수 있고,
우리만 이해할 수 있는 표현일수록
더 특별할 테니까요.

그렇다고 너무 거창한 말을 하려고
애쓰지는 마세요.

특별한 표현은
두 사람이 같이 먹는 음식,
두 사람이 함께 있는 순간들 속에
숨어 있으니까요.

클로이를 감동시킨 ‘마시멜로’처럼요.

 

P.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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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명균 에디터의 후기

우리 사랑은 '사랑해'란 말보다 훨씬 더 특별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