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만요!
지난 글 <연인과 싸울 때 무조건 이기는 법 :
죄책감을 유도하라!>는 읽으셨죠?
1편에서 이어지는 글이니 얼른 읽고 오세요!
1편에서는
‘죄책감 유도 전략’이 무엇인지,
불안형 연애유형을 가진 사람들이
왜 그 전략을 많이 쓰는지 알아봤어요.
오늘은 ‘죄책감 유도 전략’을 많이 쓰면
어떤 부작용이 생기는지 알려드릴게요.
지난 글에 ‘뜨끔’했던 사람들이라면,
이번 글도 ‘따끔’할 거예요 :(
두 번째 실험
오클랜드 대학의 매튜 하몬드 교수는
불안형 커플의 연애를 12개월간 추적해
관계 만족도가 어떻게 변하는지 체크했습니다.
12개월 후, 결과를 확인한
하몬드 교수는 깜짝 놀랐어요.
불안형 당사자의 경우
죄책감 유도 전략을 쓰면 쓸수록
관계 만족도가 높아졌지만
불안형의 연인은
죄책감 유도 전략을 쓸수록
관계 만족도가 낮아진 거예요.
두 사람이 정반대의 패턴을 보인 거죠.
한 사람은 점점 더 사랑하게 되는데
한 사람은 마음이 자꾸 떠나는 상황.
너무 슬프죠....? (흑흑...)
도대체 두 사람 마음 속에
무슨 일이 벌어진 걸까요?
마음속에서 일어나는 일
1편에서도 언급했듯이
불안형은 죄책감 유도 전략을 쓰면
죄책감을 느낀 연인이 잘해주니까
관계 만족도가 훨씬 높아집니다.
마음속 깊숙이 자리 잡았던
관계에 대한 불안감도 점점 옅어지고요.
문제는 연인의 마음입니다.
불안형이 죄책감 유도 전략을 지나치게 사용하면
연인의 마음속에는 몇 가지 변화가 생기거든요.
1. 진심으로 사과하지 않는다.
설사 자신이 뭔가 잘못한 상황이라도
불안형이 계속 죄책감 유도 전략을 사용하면
한시라도 빨리 죄책감을 덜어내기 위해
미안하다는 말을 반복하게 됩니다.
나중엔 이마저도 형식적인 사과가 되죠.
싸울 때마다 일단 ‘미안하다’는 말부터 나오니까
우리 관계의 근본적인 문제가 무엇인지,
왜 자꾸 싸움이 반복되는지,
이야기할 엄두도 나지 않습니다.
2. 불만이 생겨도 얘기하지 않는다.
어차피 불만이 생겨서 이야기해도
"너도 그랬잖아", "난 이것밖에 안 돼"라는
대답을 듣고 죄책감만 느낄 것 같거든요.
그러니까 그냥 꾹 참고 넘겨버리는 거예요.
그렇게 계속 참고 참다가,
결국 별것 아닌 사소한 일로 터져버립니다.
불안형은 ‘갑자기 왜 이래?’라고 생각하겠지만
무작정 화내는 게 아니에요.
3. 지친다.
죄책감을 느끼는 건 정신적으로
견디기 어려운, 정말 버거운 일이에요.
싸울 때마다 죄책감을 느낀다면
'어떻게 하면 상처 주지 않을까'만 생각하겠죠.
미안한 마음에 더 잘해줬는데도
또 싸우고, 또 죄책감을 느끼는 일이 반복되면
연인은 여기까지가 본인 능력의 한계라고 느낍니다.
노력해도 안 되는 관계라고 생각하게 될 거예요.
이런 상황들이 계속될수록
불안형의 연인들은
차곡차곡 마음을 정리하게 됩니다.
불안형이 뒤늦게 깨달았을 땐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일 거예요.
걱정 말아요 그대
여기까지 읽으셨다면
많은 분이 무슨 일이 있어도
죄책감 유도 전략을 쓰면 안 되겠다고
생각하실 것 같아요.
그…그러지 마세요!
죄책감 유도 전략은
절대로 쓰면 안 되는
나쁜 행동이 아니에요.
연인에게 잘못한 일이 있을 때
죄책감을 느끼는 건
사실 당연한 거잖아요.
꼭 불안형만 죄책감 유도 전략을
쓰는 것도 아닌 데다가,
잘못을 저지른 사람이
자신의 행동을 돌아보는 데
꽤 효과적인 방법이니까요.
실제로 죄책감을 느낀 사람은
자신의 행동으로 연인이
상처받을 수 있다는 걸 알게 되고
연인에게 더 잘하려고 노력하게 된답니다.
다만 불안형인 사람들의 문제는
죄책감 유도 전략을 너무 많이 쓴다는 거죠.
상대방이 지칠 만큼요.
그러니까 불안형인 분들!
여러분이 연인을 정신적으로
힘들게 할 수 있다는 걸 인정하고,
자제하려 노력하면 좋을 것 같아요.
불만이 생겼을 때 숨기지 말고
솔직하게 표현하는 것도 도움이 되겠죠.
“요즘 애정 표현이 줄어서 서운해”,
“그런 행동은 조심해줬으면 좋겠어”라고요.
처음은 어렵겠지만
노력해서 안 될 건 없어요.
마지막으로 불안형 연인 때문에
마음고생하고 있는 분들께도
한 말씀 드릴게요.
여러분 힘드신 거 잘 압니다. (토닥토닥)
그래도 이 사실만큼은 절대 잊지 마세요.
불안형 연인이 당신을 힘들게 하더라도
일부러 그런 행동을 하는 게 아니라는 걸요.
오히려 너무 많이 사랑하지만
감정 표현에 능숙하지 못해서
문제가 생기는 거예요.
다행스럽게도
불안형이 예민하고 민감한 건 맞지만,
일단 신뢰가 쌓이면
누구보다 헌신적인 연인이 된답니다.
이젠 죄책감 유도 전략이 뭔지 아니까
다시는 그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서로의 솔직한 마음을 이야기하는
시간만 가지면 되겠네요.
부디, 여러분 모두 행복한 사랑 하시길 :)
P.S.
나와 상대방의 애착유형이
불안형인지 정확히 알아보는 방법이 있어요.
연애의 과학 앱에서 두 사람의
애착유형을 정확히 알아볼 수 있는
'연애 유형 테스트'를 제공하고 있거든요.
내가 불안형인지 아닌지 직접 테스트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