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달간의 배낭여행
"연애의 과학 운영자님,
안녕하세요? 저는 3개월째
알콩달콩 연애를 하고 있는
20대 후반 남자입니다.
오랫동안 솔로로 지내다
얼마 전 사랑스러운 여자친구를
만나 연애를 하고 있어요."
"그런데 얼마 전 충격적인
말을 들었습니다.
여자친구가 입사를 앞두고
1달간 유럽 배낭여행을
가겠다는 거예요."
"물론 여행 가는 게 나쁜 건 아니지만
아직 연애 시작한 지 오래 되지 않아
1달이 너무 길게 느껴지기도 하고
조금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
말이 안 된다는 건 알지만
여자친구가 좀 이기적이라는
생각도 들어요ㅠㅠ"
"이렇게 떨어져 있어도
잘 지낼 수 있는 과학적인
팁이 있을까요?
제가 어떻게 하는 게 제일
좋은지 알려주세요."
- 황ㅇㅇ님 (28세, 서울)
연애를 하다 보면
이런저런 일로 떨어져 지내야만
하는 상황이 있기 마련이에요.
위의 사연처럼 긴 여행일 수도 있고
긴 출장일 수도 있고,
대표적인 커플 브레이커인
군입대도 여기에 속하죠.
물론 아무 일 없이 지나갈 수도
있지만 연구에 따르면
물리적인 거리의 변화는
실제로 관계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합니다.
(Field, 1991)
그래서 오늘은 연인과
떨어져 지내게 될 때
어떻게 하는 게 가장 좋은지를 연구한
논문을 소개해드리려고 해요.
이 사연에 딱 맞는 논문이죠.
같이 볼까요?
잠시만 안녕
유타 대학 심리학과의
리사 다이아몬드 교수는
잠깐 떨어져 지낼 때
관계에 어떤 변화가
생기는지를 알아보는 실험을 했어요.
다이아몬드 교수는 먼저
출장이나 여행으로
4일에서 7일 정도 떨어져 지낼
예정인 42 커플을 모집했습니다.
다이아몬드 교수는 커플들에게
일기장을 한 권씩 준 다음
헤어지기 1주일 전부터
다시 돌아온 후 1주일까지
대략 3주간의 일상을
기록하도록 했어요.
커플들은 일기에 그 날의 기분이나
스트레스, 있었던 일, 잠은 얼마나 잘 잤는지
등을 적었습니다.
떨어져 지내는 기간에는
연인과 어떻게 연락했는지,
얼마나 연락을 주고받았는지도
함께 기록하게 했죠.
자, 과연 어떻게 행동한 커플이
떨어져 지내도 계속
잘 지낼 수 있었을까요?
나 홀로 행동 지침서
다이아몬드 교수가
커플들이 떨어져 있을 때 했던
다양한 행동들을 조사했지만
그중 유의미한 변화를 만든 행동은
딱 하나였어요.
바로 '긴 전화 통화'였죠.
통화를 짧게 한 커플은
떨어져 있을 때 기분이
큰 폭으로 하락했고
다시 돌아와서도 기분이
회복되지 않았지만,
긴 통화를 한 커플은
떨어져 지내도 크게 기분이 상하지 않았고,
다시 돌아왔을 때 오히려
기분이 좋아지는 현상을 보였습니다.
여기서 '긴 전화 통화'의
기준이 뭐냐고요?
실험에 참여한 커플의
평균 1일 통화시간은 12분이었고,
통화를 짧게 한 커플은
1일 평균 4분,
길게 한 커플은 1일 평균
20분의 통화를 했습니다.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난 걸까요?
대화의 중요성
매일 매일 얼굴 보고 얘기하며
같이 시간을 보내던 사람의
빈자리는 쉽게 채워지지 않아요.
그런 허전함은 어떤 특별한 일을
함께 하지 못해서라기보다는
일상적인 대화를 하고
소소한 일상을 공유할 수
없을 때 느껴지거든요.
문자나 음성 메시지로는
그 허전함이 채워지지 않는 거죠.
게다가 문자 메시지는
즉각적으로 상대방의 반응을
확인할 수 없는 일방적인
커뮤니케이션이라는 점도
단점으로 꼽힙니다.
하지만 20분이 넘는 긴 통화는
그렇지 않습니다.
그 날 있었던 일, 느낌과 생각 등
소소한 이야기를 하다 보면
만나서 대화하는 것과
거의 유사한 효과가 나죠.
다이아몬드 교수는
긴 전화통화가 면대면 대화를
대체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커뮤니케이션 방식이라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너의 허전함
다른 연구에 따르면
커플이 잠시 떨어져 지낼 때
떠나는 사람과 남는 사람이
느끼는 허전함은 각기
다르다고 해요.
(Fisher & Stoneman, 1998)
떠나는 사람은
완전히 새로운 환경에서,
완전히 다른 일상을 보내기 때문에
허전함을 덜 느껴요.
특히나 즐거운 여행을 하는
경우라면 더 그렇죠.
하지만 남아있는 사람은
똑같은 일상과 환경에서
연인만 쏙 빠져있기 때문에
그 빈자리가 더욱 도드라져
보일 수밖에 없죠.
물론 출장이든 여행이든
가서 할 일도 많고
즐길 시간도 없는데,
남아있는 사람을 배려한다는 게
결코 쉬운 일은 아니예요.
평소보다 연락할 기회도
많지 않고요.
그렇지만 홀로 남아
쓸쓸함을 느끼는 연인을 생각한다면
자기 전에, 혹은 잠깐 짬을 내서
20분 정도 통화하며
오늘 어땠는지 얘기하는 노력은
해야 하지 않을까요?
바쁘다, 정신없다는 핑계로
메시지만 몇 통 보내고
할 일을 다 했다고 생각하는 건
이기적인 행동일 수 있어요.
행복한 연애의 핵심은
'대화'와 '배려'라는 것,
잊지 말아 주세요.
P.S
혹시 연인과 자주 싸우시나요?
아니면 연인이 연애초기와 너무 변한 것 같나요?
두 사람이 얼마나 자주 싸우고,
그 갈등을 얼마나 잘 해결 하는지를 분석해서
두 분의 '연애 안정성'을 알려드릴게요!
연애 안정성은 연애가 얼마나 오래갈 지
가장 잘 예측하는 수치 중 하나랍니다.
연애 안정성을 주기적으로 체크하기만 해도
싸움은 줄고, 사랑은 커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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