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형과 결혼한다면

만약 여러분이
여러분의 이상형과 결혼하게 된다면
어떨 것 같나요?

외모나 능력은 잠시 미뤄두고
‘성격’에 대한 이상형만 생각해봅시다.

여러분의 부족한 점을 채워줄 수도 있겠고,
여러분이 좋아하는 모습들로
매일매일을 더 행복하게 만들어 주겠죠.
부부 간의 위기도 극복하게 만들어 줄 테고요.

실제로 미국의 한 연구팀은
자신의 이상형(성격)과 결혼한 사람들의
부부 생활은 어떻게 다른지
연구해보기도 했습니다.
(Eastwick & Neff, 2012)

놀랍게도 상형을 만나 결혼한 사람들은
남들보다 이혼할 확률이 훨씬 낮았죠.


이상형과 결혼하지 않은 부부들과는
무려 13%나 차이 났다고 해요.

 

우리가 모르고 지나친 것

이렇게 증명된 결과도 들으셨으니
얼른 이상형을
찾아야겠다는 생각이 드실 겁니다.

하지만 그런 생각을 하기 전에
짚고 가야 할 부분이 있어요.

방금 소개한 연구에서 말했던 ‘이상형’은
여러분이 생각하고 있는
그 ‘이상형’이 아니거든요.

누군가 여러분께 이상형(성격)을 묻는다면
아마 이런 대답들이 나올 겁니다.

하지만 이런 이상형은
안정적인 결혼의 꿈을 이루는 데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해요.

내 이상형이 대체 뭐가 어때서! 하는
반발심이 들지 않나요?
저도 처음엔 그랬거든요.

하지만 연구 논문을 끝까지 읽고 나선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상형을 만나는 법

만약 제 이상형이
‘자상하고 세심하고
열정적인 사람’이라고 가정해봅시다.

저는 이런 이상형을 어떻게 찾아야 할까요?

시작부터 막막해지기 시작합니다.
“얼마나 자상하고 얼마나 세심하고
얼마나 열정적인 사람을 찾아야 하지?"

결국 제게 주어진 방법은 하나예요.
오로지 제 ‘감’을 믿는 거죠.

내 주변에서 최대한 자상하고,
최대한 세심하면서도
최대한 열정적인 것 같은 사람을 찾는 겁니다.

흠, 일단 동시에 여러 가지 조건을
‘최대한’ 충족시킬 수 있는 사람을
찾기란... 매우 어렵습니다...

게다가 평가 기준도 없다 보니
상대를 ‘대략적’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어요.

많은 사람들이 
이렇게 어려운 과정들 때문에
‘자상함’ ‘세심함’ ‘열정적’ 같은
세밀한 조건들을 다 따져보지 못하게 됩니다.

결국 내 완벽한 이상형을 만나는 건
애초에 어렵거나 불가능한 일이었다고
생각하게 되죠.

그래서 그 복잡한 조건들 대신
그냥 ‘좋은 사람’ 만나기의 수준으로
타협해버리기도 합니다.

내 결혼 생활을
훨씬 안정적으로 만들 수 있는
‘증명된’ 기회를 포기하게 되는 거죠.

 

조금 더 체계적으로

그럼 아까 그 연구에서
이상형을 만나 안정적인 결혼 생활을
누리던 사람들은 다 어떻게 한 걸까요?

연구의 책임자였던 이스트윅 박사는
바로 이상형의 ‘우선순위’를 정하는 것이
그들의 비법이라고 이야기합니다.

무작정 최대한 자상하고,
세심하고, 열정적인 사람을 찾는 게 아니라,

일단 내가 그중에 어떤 것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순위를 매겨야 한다는 거죠.

그럼 아까와 달리 
이런 이상형을 갖게 됩니다.

“열정적이면 좋지,
근데 그보다 세심한 게 더 중요해.
그리고 무엇보다 자상한 거!
일단은 그게 첫 번째야.”

그럼 어떤 변화가 생길까요?

일단 내가 더 중점적으로 보는 것과
비교적 양보할 수 있는 것들이 생깁니다.

그럼 마음에 드는 상대가 나타났을 때
바로 적용해보기도 쉽죠.

내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장점이
그 사람의 ‘주된 장점’인지
확인해보기만 하면 되니까요.

그게 확인되면
두 번째로 중요했던 장점,
그리고 세 번째 장점.

이런 식으로 내 우선순위와
상대가 가진 장점들의 순위만
비교해보면 되는 겁니다.

 

이왕 따지는 거

부실하게 ‘가늠’해보는 것보다
훨씬 현실적이고
오히려 더 정확한 방법이죠.

그러니 마냥 원하는 특성을 가진 사람만
찾아 헤매지 말고
일단 내 이상형의 ‘우선순위’부터 정해보세요.

논문의 저자인 이스트윅 교수는
'이상형의 별자리'를 그려보라고 표현합니다.

가장 반짝이는 별은 무엇인지
상대적으로 덜 반짝이는 별은
무엇인지 그려보라는 거죠.

그 생김새가 뚜렷할수록
분명 별자리는 찾기 더 쉬워질 겁니다.

p.s.

내 썸남썸녀 혹은 애인이
내 이상형 우선순위에 얼마나 가까운지
직접 테스트해볼 수도 있어요.

저희 실험실에 있는 ‘이상형 매칭 테스트’가
바로 이 논문으로 만들어진 테스트거든요.

썸타는 상대나 애인이
내 이상형에 맞는지 확인하고 싶다면
지금 바로 해보셔도 좋겠습니다!

 


김관유 에디터의 후기

알파성(별자리에서 가장 밝은 별)은
별자리에 단 하나 씩만 존재한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