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만의 답장
이번 달에도 어김없이
편지 한 통이 도착했습니다.
여자친구가 보내준
러브레터 말이죠.
저희 커플은 한 달에 한 번씩
편지를 주고받고 있거든요.
연애 초반,
박정현의 <편지할게요>를
듣다가 떠올린 아이디어랍니다.
요즘 세상에 누가 편지 쓰냐고
생각하실지도 모르겠네요.
언제든 마음만 먹으면
문자도 보내고 전화도 할 수 있는 세상이니까요.
사실 저도 여자친구가
처음 편지를 써보자고 했을 땐
꼭 그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긴 했어요.
그땐 이 편지 한 통을
이렇게까지 기다리게 될 줄
전혀 몰랐던 거죠.
사랑을 꼭꼭 눌러써야 하는 이유
그런데 글쎄,
연인이 편지를 주고 받으면
실제로 사랑이 쑥쑥 커진다는 거 아니겠어요?
텍사스 대학교의 슬레처 교수가
연애 중인 사람 86명을 모아
직접 실험을 해본 건데요.
교수는 참가자들에게 3일 동안
매일 연인에 대한 생각과 감정을
꼼꼼히 글로 적게 했대요.
그렇게 3일이 흐른 뒤,
참가자들에게
평소 연인과 주고받은 문자를
보여달라고 부탁했죠.
참가자들의 문자 기록을 살펴보던
교수는 아주 흥미로운 사실을
발견하게 됩니다.
바로 글을 쓰는 3일 동안
연인에게 보낸 애정 표현이
눈에 띄게 늘었다는 사실이에요.
그저 애인에 대한 글만 썼을 뿐인데
저절로 애정이 깊어졌다는 거죠.
모든 말을 다 꺼내어 줄 순 없지만
이유는 무엇일까요?
슬레처 교수는 이렇게 설명합니다.
“참가자들은 글을 쓰면서
연인에게 고마웠던 일들, 좋았던 기억들을
찬찬히 돌아볼 수 있었다고 이야기했어요.
자기 생각을 글로 옮기는 과정에서
긍정적인 감정에 더욱 집중하게 되는 겁니다.”
실제로 제가 편지를 써보니까요.
문자나 카톡을 주고 받을 때보다
훨씬 더 마음이 깊어지더라고요.
똑같은 고맙다는 말, 사랑한다는 말이라도
조금 더 공들여 말하려다 보니
마음 속 깊은 곳에 있는 이야기까지
전부 털어놓게 되는 거죠.
<편지할게요>의 가사처럼 마치
‘그대 없이도 그대와 밤새워 얘길 하는’
기분이랄까요?
헤어져 돌아온 길이 아쉽기만 오늘 같은 밤,
그래서 전 편지지를 한 장 꺼내놓고
이렇게 운을 띄워봅니다.
“혼자 있을 땐 언제나 그대 생각뿐이죠.
더 고운 글씨로 사랑을 만드는 길,
소리 없이 내 마음을 채우고 싶어요.
길고 긴 시간의 바다를 건너
나의 그리움이 닿는 곳까지”
라고 말이에요.
P.S.
오늘의 연애공감송
박정현의 <편지할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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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겸송 에디터의 후기
안녕, 자기. 이번엔 귀염둥이 무민 편지지를 골라봤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