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주의자의 연애

70점을 받고도 행복한 사람이 있는가하면,
90점을 받아도 불행한 사람도 있습니다.

후자처럼 100점을 받지 못하면
불행해하는 사람을 완벽주의자라고 부르죠.

그럼, 완벽주의자들의 연애는 어떨까요?

연애할 때도 만점을 받으려 애쓰다
관계를 망가뜨리지는 않을까요?

요크 대학의 고든 엘렛 교수가
대학생 69명을 대상으로
완벽주의적인 성향이
연애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알아봤습니다.

 

내 특기는 '포기'

엘렛 교수의 분석에 따르면,
완벽주의자들은 (예상대로...)
연애에 치명적인 문제를 겪고 있었어요.

연애가 오래 가기 위해선
상대와의 갈등을 어떻게 다루는지
정말정말 중요하잖아요.

그런데 그들은 갈등이 있을 때
오히려 관계를 더 악화시켰습니다.

예컨대
싸운 뒤엔 며칠 동안 연락도 안 하고,
관계를 개선하려는 성의도 보이지 않고,
그러다 금방 이별을 택하기도 했죠.

참 이상하죠.

완벽주의자라면 상대를 다그치고,
괴롭히고, 구속하는 한이 있어도
더 완벽한 관계를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 같지 않나요?

오히려 그들은 사소한 갈등에도
관계를 빨리 포기해 버리거나
문제 해결을 위해
그리 노력하지도 않았던 거예요.

대체 어떻게 된 걸까요?

 

성공이냐 실패냐

완벽주의자는 성과, 그것도
최후의 성과를 중시하기 때문이에요.

연애의 최후 성과를
측정하는 방법은 간단합니다.

"행복하게 잘 살았답니다"로 끝나면 성공.
사귀다가 다툼이 잦아져 헤어지면 실패.

즉, 완벽주의자들은 연애가
조금이라도 실패로 끝날 기미가 보이면
그때부터 불안해져요.

내 연애의 최후가 실패로 끝나는 게
너무 두렵거든요.

애인과 갈등이 생겼을 때
바로 그런 타이밍인 겁니다.

굳이 이 문제를 해결하려 애쓰기보다는
쉽게 포기해 버리거나
무책임하게 관계를 끝내버려요.

진즉에 발을 빼는 게
차라리 마음 편할 테니까요.

완벽주의자는 (좋은 연애 상대가) 아닐 수 있죠 ⓒ CJ E&M, tvN

 

"현재형 완벽주의자"

어차피 현재가
항상 마음에 들기는 힘들어요.

그런데 오지도 않은 실패를 걱정하며
현재를 쉽게 포기하게 만드는 완벽주의는
그 중에서도 특히 고약한 경우입니다.

당장 완벽하기도 힘든데,
미래에 무슨 일이 일어날 줄
어떻게 알겠어요!

그러니 여러분이 완벽주의자라면,
차라리 "현재형 완벽주의자"
되는 것은 어떨까요?

어떻게 될 지 모르는 미래가 아닌
지금 이 순간을 근거로 삼는 거죠.

그럼 하다못해 이별 통보를 하더라도
훨씬 심플해지지 않을까요.

“우린 행복할 수 없을 거야….”처럼
점쟁이 같은 소리 하지 말고
당당하게 외치는 겁니다.

“너 싫다, 그만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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