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눈에 반하기가 쉽냐

보자마자 첫눈에 반해서
바로 고백하고,
연인까지 되는 경우?
별로 없어요.

매력을 느꼈다 해도
‘이게 사랑이구나’ 확신할 만큼
강렬한 감정은 아니고요.
(참고: 첫눈에 반한 사랑보다 뜨거운 감정은?)

그럼에도 연애 중인 사람들 중에는
‘운명 같은 첫 만남의 순간’을
자랑하듯 늘어놓는 사람들이 꽤 많아요.

처음 눈이 마주치는 순간
곧바로 강렬한 느낌이 왔고,
그 때 이미 우리의 사랑이
시작되었다나 뭐라나..

제 경험을 돌아봐도
흔한 일은 아닐 것 같은데
세상엔 왜 이렇게
첫눈에 반한 커플이 많은 걸까요?

 

착각의 좋은 예

첫눈에 반하는 현상에 대해 연구해온
그로닝겐 대학 플로리안 촉 교수에 의하면,
‘기억의 왜곡’ 때문입니다.
(Positive illusion)

쉽게 말해,
실제로는 반하지 않았는데
첫눈에 반했다고 착각한다는 거죠.

사실 첫인상이 어땠는지,
사랑이 언제부터 싹트기 시작했는지
정확히 말할 수 있는 사람 몇 명 없잖아요.

‘꽤 귀여운 편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긴 한데..
그래도 엄청 예쁜 얼굴은 아니다 싶었고..
근데 뭔가 볼 때마다 설레긴 했어..
잠깐.. 얘가 걔가 맞나?’

시간이 지나면서 생긴
기억의 빈틈을 채우는 건
애인에게 현재 느끼는 감정입니다.

사람은 현재의 감정을
과거에 투영하거든요.
(McFarland & Ross, 1987)

처음 봤을 땐 별 느낌 없이 그냥
‘멀쩡하게 생겼네’ 생각했더라도,

지금 애인이 마냥 사랑스럽다면
처음 봤을 때에도
사랑스러워 보였던 걸로
착각하는 거죠.

그리고 이 ‘기억의 왜곡’은
연인끼리 전염되기도 합니다.

한 사람이 애인에게
‘나 사실 너한테 첫눈에 반했어’라고 말하면,
상대방 역시 ‘나도 반했던 것 같다..’
라고 생각하게 되는 거죠.

사랑하는 연인에게는
상대방이 날 아껴주는 만큼
나도 더 잘해주고 싶다는 마음이 생기거든요.
(Reciprocity)

 

행복한 연애의 증거

서로 첫눈에 반했다고 난리치는 닭살 커플이
왜 주변에 그리 많았는지
이제 좀 이해가 되시나요?

그저 그런 첫인상도 아름답게 기억할 만큼
그들은 서로를
운명적인 상대로 여기고
마음껏 사랑하고 있는 거예요.

즉, ‘첫눈에 반했다’는 착각이야말로
애인과의 관계에 만족하고 있다는
증거인 셈이죠.

이건 촉 교수의 연구로도 증명된 사실인데요,

연애 중인 실험 참가자 120명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첫눈에 반했다’고 얘기하는 사람일수록
더 행복한 연애를 하고 있었답니다.

그러니 나중에 만약 사랑하는 사람이
보자마자 첫눈에 반했었다고 말하면,
진짜인지 의심하지 말고
‘나 연애 잘하고 있구나’ 생각하세요.

그리고 흐뭇한 마음으로
이렇게 대답해 주세요.

“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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