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지자고 해도 될까
하루 평균 28명이 데이트 폭력을 당하고
일주일에 한 명은 이 때문에 목숨을 잃습니다.
(경찰청, 2017)
꼭 주먹으로 상대를 때려야
데이트 폭력인 건 아니에요.
물리적인 폭력 외에도
언어적, 정신적 폭력까지 포함한다면
이보다 훨씬 많은 사람들이
고통을 당하고 있겠죠.
애초에 데이트 폭력범을
만나지 않는 게 가장 좋지만,
연애 초반에 가해자를 알아보기는 힘들어요.
대부분 겉보기엔 착하게 생겼고
주변 사람에게도 정말 잘하거든요.
그나마 현실적인 방안은
데이트 폭력의 낌새를 눈치채거나
폭력을 당한 즉시 이별을 준비하는 거죠.
조사에 따르면
한 번 데이트 폭력을 저지른 사람이
폭력을 반복할 확률이 62% 이상이라고 하니,
모쪼록 헤어지는 게 답이에요.
하지만 이별하려고 다짐해도
막상 실천하려니 두렵습니다.
보복을 당하거나, 액션을 취한다고 해도
상황은 그대로일 것 같다는 불안 때문이죠.
(한국데이트폭력연구소, 2017)
어떻게 하면 확실하고 또 안전하게
헤어질 수 있을까요?
안전 이별 O/X 퀴즈와 함께
그 방법을 알아보시죠!
데이트 폭력의 대처 방법은
경우에 따라 크게 두 가지로 나뉘는데요.
신체적인 폭행을 당했다면
그 즉시 피하고 신고하는 것이 맞아요.
112나 여성 긴급 전화 1366으로 신고하면
신변 보호도 받을 수 있을 뿐 아니라
훗날 증거 기록으로 쓰일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언어나 정신적인 폭력으로
피해 사실을 증명하기 어렵거나,
아직 데이트 폭력인지 확신하기 어렵다면
차분하게 행동하는 것이 좋습니다.
갑자기 헤어지자고 하면
가해자를 자극할 수 있거든요.
가해자가 직접 해결해줄 수 없는
이유를 둘러대며 천천히 거리를 두세요.
부모님께서 고향 집으로 부른다거나,
학비 마련을 위해 풀타임 아르바이트를
해야 한다는 식으로 말이에요.
어쩔 수 없는 사정으로 약속을 미루거나 취소하는 등
이별 신호를 점진적으로 주는 것도 좋습니다.
무작정 멀어지기만 한다고
문제가 해결되는 건 아니죠.
한 번은 이별을 고해야 합니다.
이별을 통보할 때는 단호하고 확실한 어조로,
낮에 사람이 많은 공공장소에서
만나는 것이 좋습니다.
단둘이 만나는 것이 무섭다면
가족이나 지인에게 주변에 있어 달라고
부탁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상대가 울거나 용서해달라고 빌어도
냉정하게 끊어내야 한다는 점!
데이트 폭력은 반복되는 경우가 많고,
설사 다시 그러지 않는대도
절대로 행복한 연애를 지속할 수 없을 겁니다.
가족이나 지인에게 털어놓고
함께 대응 방법을 찾는 것은 좋습니다만,
이들이 직접 문제 해결에 나서는 것은
좋은 방법이 아닙니다.
사정을 들은 가족이나 지인이
성급하고 감정적인 판단을 내리는 바람에
문제가 심각해지기도 하거든요.
이들이 무작정 가해자를 찾아가거나
직접 훈계하는 경우,
가해자를 자극할 수 있고
더 큰 폭행 사건으로 번지기도 합니다.
법적 절차를 밟고 전문가들의 안전 계획에 따라
사건을 마무리하길 추천해 드립니다.
요즘엔 신고를 통해 초기 대처 및
긴급 보호를 받을 수 있고요.
필요한 경우 국가에 신변보호제도도 요청할 수 있으니
보다 안전하고 법적인 절차로 접근하세요.
그때 상황을 떠올리기 싫다고
데이트 폭력의 증거가 될 수 있는
메시지까지 삭제하지 마세요.
데이트 폭력과 관련된
객관적인 증거를 확보한 뒤,
상대방에게 맞대응을 선언하는 것도
효과적이거든요.
더불어 카카오톡이나 메시지 외에도
아래와 같은 증거를 확보해두면
훗날 법적 절차를 진행할 때도 도움이 된다니
미리 준비해두면 더 좋겠죠.
- 데이트 폭력이 발생한 날짜 기록
- 당시 상황에 대한 기록
- 상해 진단서
- 블랙박스 영상
- 핸드폰으로 녹취된 음성이나 영상
- SNS나 메시지 내용
“많은 사람이 알면
사건 해결에 도움이 되겠지.” 혹은
“부끄러운 줄 알겠지.” 하고
일부 피해자들이 개인 SNS에 저격 글이나
호소문을 업로드하기도 하는데요.
이런 감정적인 대응은
사람들의 분노나 동정을 살 수는 있지만,
문제 해결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가해자를 공개적으로 수치스럽게 해서
결과적으로 상대를 자극하게 만들거든요.
개인적인 대응보다는 법적 절차를 통해
확실히 해결하는 것이 좋습니다.
너무 고통스러운 경험이다 보니
이별하자마자 그와 관련된 모든 기억을
애써 잊어버리는 피해자들이 많은데요.
무작정 잊으려고 애쓰지 말고
겁먹고 위축된 자신을 먼저 돌보세요.
억지로 일상생활로 돌아오려다 보면
훗날 공황 장애나 외상 후 스트레스 증후군을
호소하기도 쉽거든요.
마음 추스르는 것이 혼자서는 어려우니
정신의학과나 심리 상담소를
방문하는 것도 추천합니다.
물론 힘들겠지만...
여러분이 여기 나온 방법들을
쓸 일 없기를 무엇보다 간절히 바랍니다.
하지만 만에 하나 데이트 폭력이 발생할 경우,
당황하거나 가해자를 동정하지 않고
최대한 이성적으로 행동하시길 바라요.
물론 평소와 같은 냉철한 판단이 힘들겠지만
생각보다 우리 주변에
도움 구할 곳이 많다는 사실만은
잊지 마셨으면 합니다.
홍세미 에디터의 후기
폭력은 어떤 이유로도 용서될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