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편: 진화론이 연애랑 무슨 상관인데요?
2편: 남자와 여자가 다를 수밖에 없는 이유
3편: 왜 남자에겐 바람둥이 유전자가 탑재됐을까
4편: 진화 관점에서 본 ‘여사친’이 위험한 이유 ← 보고 계신 글
5편: 모든 남자가 바람둥이로 진화하지 않은 까닭은?

여자는 되고, 남자는 안 되는 것

오늘은 한 개그 코너에서 다룬
에피소드로 시작해볼게요.

내 애인이 만나도 괜찮은
이성의 범위는 어디까지인가에 대한
내용이었는데요.

먼저 내 여자친구가 만나선 안 되는
이성을 말해줍니다.

같은 교회나 절에 다니는 오빠,
오랜만에 만나는 동창 등…
이런 사람들이 위험하다고 하죠.

그다음, 내 남자친구가 만나선 안 되는
이성은 누구냐고 하니
‘여자’면 엄마 빼고 무조건 다 안 된다
이야기합니다.

왜 이런 차이가 생기는 걸까요?

 

물려받은 유전자

개그 코너이긴 하지만 진화심리학 관점에서는
결코 틀린 말이 아닙니다.

‘위험하다’를 ‘성관계까지 발전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했을 때 여자보다 남자의
‘성관계 파트너 후보’가 훨씬 많은 건 사실이거든요.

그 이유는 이전 연재에서 다룬
조상 수컷과 암컷이 성관계를 대하는 태도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3편: 남자에게 바람둥이 유전자가 탑재된 이유)

조상 수컷은 성관계에 개방적인
바람둥이 전략을 취했을 확률이 높고,
조상 암컷은 성관계에 보수적인
지고지순 전략을 취했을 확률이 높다고
말씀드렸죠.

남자에게 모든 이성이 위험한 이유는
조상 수컷이 남긴 바람둥이 유전자 덕분이에요.

 

 

이러한 사실을 보여주는 연구는 많습니다.

한 연구에서는 매력적인 이성이 접근해
성관계를 갖자고 제안한다면 어떻게 하겠냐고
남녀 모두에게 물었는데요.

제안에 응하겠다고 답한 남성의 비율은
4명 중 3명에 이르는 반면,
여성은 4명 중 1명도 되지 않았습니다.

비슷한 설문 결과는 또 있습니다.

남성과 여성에게 “이성을 만난 지
얼마나 됐을 때 섹스할 수 있나요?”라고 묻자,

남성은 대부분 ‘1시간에서 하루 정도’라고 답했지만
여성은 ‘한 달에서 수개월’이 걸린다는
답변이 더 많았거든요.

현시대의 남성과 여성에게도
성관계를 대하는 태도에 있어
분명한 차이가 있는 겁니다.

 

다름을 이해할 수 있을까

한 설문조사에서 여성에게
'남자들에게 가장 이해 안 되는 점'을
물었는데요.

1위가 여자를 너무 밝히는 것(22.8%)
2위가 사랑 없는 섹스가 가능하다는 것(19.4%)으로
나왔습니다.

여자는 남자들의 이런 점을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지만,
사실 진화심리학 관점에서는 당연한 사실이에요.

현존 남성에게 조상 수컷으로부터
물려받은 유전자가 존재하는 한
그 영향에서 온전히 벗어나기란 어렵기 때문이죠.

물론 모든 현상에는 여러 요인이 상호작용합니다.
선천적으로 결정된 것도,
후천적으로 문화에 의해 학습된 것도 있죠.

게다가 조상 수컷과 암컷의 성관계 전략만으로는
현재 여성과 남성을 모두 설명할 수 없어요.

다음 연재에서는 조상 수컷과 암컷,
현재 남성과 여성의 '닮지 않은' 모습은
무엇인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수컷과 암컷 사이] 시리즈
이일준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가 진화심리학을 통해 남성과 여성의 차이를 설명합니다. 상대방의 관점에서 서로를 이해할 수 있다면 우리의 연애는 훨씬 즐거워질 거예요! (편집자: 구자민)



필자: 이일준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유튜브 <싸이들의 잡학사전>을 진행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