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인이냐 가족이냐
사랑하는 애인과
내 가족의 관계가 좋지 않다면
가운데에서 입장이 참 난처하죠.
가족이 내 애인을 안 좋게 여기거나,
애인이 가족의 간섭이나 등쌀에
힘겨워 하는 경우 등을
떠올릴 수 있겠는데요.
이때 많은 분들이 황희 정승처럼
처신하면 된다고 생각해요.
애인에겐
“다 우릴 위해서 그러시는 거야~”
가족에겐
“에이, 걔 그런 애 아니에요~”
이 말도 맞고, 저 말도 맞다며
양쪽 모두의 편을 들면
되지 않겠냐는 거죠.
하지만 심리학자 프리츠 하이더의
균형이론을 접목하면
조금 다른 답이 나옵니다.
관계를 '곱해 보세요'
균형이론은 사람들이 저마다
다른 의견을 갖고 있을 때,
서로 어떻게 적응해 나가는지를
설명한 이론인데요.
(Heider, 1958)
이를 위해 하이더는 삼각형을 이용해
도식을 하나 그립니다.
먼저 세 꼭짓점엔 3자 구도를 이루는
사람들을 적어야 해요.
위의 사례에서는
‘나, 애인, 가족’이 3자겠죠?
우리도 그려봅시다.
이제 각 변 위에
3자간의 관계를 적을 거예요.
서로 좋은 관계일 때는
변 위에 + 기호를 표시하고,
사이가 안 좋을 때는
변 위에 - 기호를 표시합니다.
위에 그린 삼각형에
'애인과 내 가족의 관계가
좋지 않은 상황'을 반영해 볼게요.
이 때 '나'가 황희 정승처럼
애인과 가족, 양 쪽 모두와의 관계를
좋게 유지하려고 노력한다면
이렇게 표기할 수 있을 거예요.
자, 삼각형이 완성됐어요.
프리츠 하이더는
이 3자 간의 관계가
안정적인지 알아보려면
삼각형 위에 그려진
세 개의 기호를 곱해보라고 합니다.
(헷갈리면 기호 뒤에 1을 붙여서
계산해 보세요!)
계산 결과가 + 로 나오면
서로 갈등이 적고
스트레스를 덜 주고 받는
안정적인 관계,
계산 결과가 - 로 나오면
난처하고 불편한 상황이
지속되는 불안정한 관계란 거죠.
위 그림의 기호는 각각
+, +, - 이니까
다 곱하면 - 가 나오네요. 이런!
눈 딱 감고 하나만
이 불안정한 3자 관계를
안정적인 관계로 만들려면,
그러니까 모든 기호를 곱해
+ 로 만들려면
‘나’의 입장에서 할 수 있는 일은
두 가지예요.
1) 애인과의 관계를 - 로 만들거나,
(애인과의 좋은 관계를 포기하고
가족 편을 드는 거죠.)
2) 가족과의 관계를 - 로 만들거나.
(애인의 의견에 동조하는 대신
반항하는 자식(?)이 되는 겁니다.)
이렇게 하면
기호가 각각 -, -, + 가 되면서
안정적인 상태가 되죠.
둘 다 영 찝찝한데
다른 방법 없냐고요?
하나 더 남아 있긴 한데요.
애인과 가족의 관계를 좋게 만들어
모든 관계가 +가 되게 하는 거예요.
근데 이게 어디 쉽나요?..ㅎ
이걸 못할 바에야
애인이나 가족 중에
확실히 한 쪽을 택해 편드는 것이
평화를 지키는
최선의 방법이라는 결론이에요.
당신의 선택은?
균형이론의 원리는 간단해요.
사람들은
자기가 좋아하는 사람이
자신이 싫어하는 것을
같이 싫어하지 않고,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같이 좋아하지 않을 때
불편함을 느끼거든요.
결국 (나를 좋아해주는)
내 애인과 내 가족이
서로 사이가 좋지 않을 경우
양쪽 모두와 관계를
좋게 유지하려고 힘쓴다면
애인이든 가족이든
불만은 끊이지 않을 거예요.
그들에게 포용력이
부족한 게 아니에요.
인간의 보편적인 심리죠.
대신 가족 편에 서서
애인의 태도를 바꾸려고 하거나,
애인 편에 서서
가족에게 대항하거나.
이 중 하나를 택하는 게
현명한 방법일 수 있어요.
억지로 양쪽 모두와
잘 지내려고 할수록
(양쪽 모두 +를 유지하려고 할수록)
애인-가족의 관계는 더욱 악화될 거고요.
갈등에 지친 나머지
어느 한 쪽에서 먼저
당신과의 관계를 끊어버릴지도 모릅니다.
요즘 싸움이 너무 잦다면?
연애의 과학의
<싸움 유형 테스트>에서는
평소 두 사람이 다른 커플에 비해
얼마나 자주 싸우는 편인지,
화해는 얼마나 잘 하는지 등
갈등에 대한 모든 정보를 알려줘요.
객관적인 데이터를 통해
두 사람의 갈등을 보여주는 만큼,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거예요.
꼭 한 번 해보세요!
김기웅 에디터의 후기
효자와 사랑꾼, 둘 중 하나만 될 수 있다면 여러분은 무엇을 고르실 건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