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이상형은요

결혼할 사람을 고를 때
사람들은 뭘 가장 많이 볼까요?

최근 이 분야에 대해 실시한
역대급 대규모 조사가 있었어요.
(Thomas et al., 2019)

무려 59개 국가 출신의 남녀
2,587명을 대상으로 진행됐죠.

조사 결과 문화권과 성별을 막론하고
리스트 가장 높은 곳에 자리잡은
특성이 하나 있었다는데…

그게 뭐냐고요?
일단 계속 읽어보시죠!

 

원하는 능력을 선택하세요

설문조사 과정은 이렇습니다.

우선 참가자들에게
배우자에게 기대하는 특성 8가지를
보여주고, 그 특성 점수를
1달러에 10점씩 살 수 있게 했어요.
(각 항목 100점, 전체 800점 만점)

마치 게임 캐릭터 스탯 찍듯이
능력치를 구입하게 한 거죠.

  • 외모
  • 친절함
  • 능력
  • 유머
  • 창의성
  • 순결
  • 종교 일치
  • 아이 가질 의향

단, 예산을 저예산(16달러)과
고예산(48달러)으로 나누었어요.

사람들이 어떤 특성을 필수재로,
또 어떤 특성을 사치재로 생각하는지
알고 싶었기 때문이죠.

  • 필수재: 음식 등 돈이 많아져도
    소비가 크게 늘어나지 않는 재화
  • 사치재: 차, 예술품 등 돈이 많아지면
    소비가 크게 늘어나는 재화

만약 필수재라면 예산이 적든 많든
어느 정도는 돈을 들이려 할 테고,
사치재라면 예산이 풍부할 때만
구입하려고 하겠죠?

흠, 정말 재미있는 연구 아닌가요?
여러분은 어떤 특성에 얼마나
돈을 지불할 것 같으신가요?

 

첫 번째 필수재

우선 필수재부터 보죠.

예산이 별로 없을 경우
사람들은 문화권과 성별을 가리지 않고
친절함에 가장 많은 예산을 투입했어요.

그러니까 장기 배우자를 고를 때
가장 많이 보는 특성은 바로 성격이에요.

단 주목해야 할 점은
예산이 늘어날 경우 친절함의 비중은
창의성이나 유머보다도 낮아졌다는 것!

친절함은 제일 중요하긴 하지만
일정한 정도만 갖추면 되는
‘예선 종목’이라고 볼 수 있죠.

큰 차이는 아니지만
동양 남자는 서양 남자보다
여자의 친절을 더 중시했어요.

반면 동양 여자는 서양 여자에 비해
조금 덜 친절한 남자도 받아들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무뚝뚝한 남자, 애교 있는 여자라는
고정관념이 동양에서 더 또렷하다는
의미로 볼 수 있겠어요.

 

외모와 능력

외모 역시 남녀 모두
필수재로 선택한 특성이에요.

특히 여자보다는 남자가 훨씬
외모를 많이 보는 걸로 나타났죠.

능력, 즉 재정적 전망은
여자에겐 필수재인 반면
남자에겐 사치재였습니다.

남자는 여자가 돈이 많으면 좋지만
없어도 뭐 괜찮다고 생각한다는 거예요.

이 남녀 차이는 동양 문화권에서
더 두드러지는 것으로 나타났답니다.

남자는 외모, 여자는 능력을
중시한다는 속설과 일치하는 결과죠?

 

유머의 중요성

제일 잊기 어려운 남자가
웃긴 남자라는 얘기 들어보셨죠?

참고:
여자들이 웃긴 남자를 좋아하는 이유

조사 결과를 보면
남녀 모두 유머에 상당히 많은
예산을 배분했어요.

다만 서양에서는 유머가
필수재에 가까운 반면
동양에서는 사치재랍니다.

요컨대 동양 문화권에서는
유머가 있으면 좋은 옵션 정도에
해당한다는 거예요.

이렇게 동서양 문화권에 따라
큰 차이를 보인 특성은
유머가 유일했습니다.

우리나라에선 잘 웃고 다니면
실없어 보인다는 얘기도 많이 듣죠?

자기가 안 웃겨서 인기 없을까 봐
너무 걱정하실 필요는 없겠어요.
그보다는 얼굴 걱정을 하셔야…

 

순결, 창의성, 종교, 아이 가질 의향

나머지 네 가지 특성은 모두
사치재에 해당하는 걸로 나타났어요.

단 한 가지 예외는 종교.

애인이 자신과 같은 종교를 믿는 건
남자에겐 사치재였어요.

반면 여자는 예산이 많든 적든
비슷한 예산을 여기 배분했습니다.

상대가 같은 종교를 믿는 것이
여자에겐 조금 더 중요하다 정도로
받아들이면 될 것 같네요.

 

첫 번째 조건, 성격

결론적으로 사람들이 배우자를 고를 때
가장 중시하는 건 바로 친절함이었어요.

그다음으로 남자는 외모,
여자는 능력을 가장 많이 보고요.

다만 이 조사는 사람들의 자발적인 응답을
바탕으로 했다는 점을 염두에 두세요.

실제 파트너를 선택할 때는
본인이 이야기한 이상형과
다른 사람을 고르는 경우도 많거든요.

참고:
남자는 능력, 여자는 외모라는 말을 검증해 보자

그렇다고 해도 이제부턴 주변 사람들에게
조금 친절해져 보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요?

여러분을 관심 있게 보던 누군가가
문득 사랑에 빠져버릴지도 모르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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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형진 에디터의 후기

문화가 달라져도 남녀 차이는 건재하군요. 당연할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