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모 슬리피엔스
100년 전, 밤잠을 6시간 이하로
자는 사람은 인구의 2%였습니다.
지금은? 우리나라 기준으로
무려 절반에 가까운 인구(49%)가
6시간을 채 못 자고 있죠.
(조선일보, 2019년 3월 보도)
충분한 잠(7시간~9시간)이
사람에게 꼭 필요하다는 사실은
이미 여러 대규모 연구를 통해
입증되고 또 입증되었어요.
뿐만 아니라 잠을 많이 자는 사람은
평균적으로 더 똑똑하고, 생산성 높고,
심지어 연봉도 높다는 연구가 있죠.
(M Gibson, 2015)
오늘은 좀 많이들 주무시라는 뜻으로
놀라운 연구결과를 하나 가져왔습니다.
바로 잠을 못 자면 그만큼
얼굴도 못생겨진다는 연구예요.
5시간 vs 8시간
스웨덴 스톡홀름의
카롤린스카 의과대학 연구진은
수면시간이 매력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내기 위해 특별한 실험을 준비했어요.
우선 건강한 성인 23명을 모집해
같은 시간, 같은 조명 아래에서
사진을 두 번 찍었습니다.
이들은 두 번 모두 사진을 찍기 전
샤워를 하고 머리를 단정히 손질하고,
남자들은 수염을 말끔히 깎고
여자들은 전혀 화장을 하지 않았어요.
또한 연구진은 실험 참가자들에게
평소와 같은 편안한 표정으로
카메라를 보라고 주문했습니다.
이렇게 모든 조건이 동일했지만
단 한 가지, 수면시간이 달랐죠.
첫 번째 사진은 8시간을 푹 잔 뒤에,
두 번째 사진은 5시간을 재운 뒤에
촬영한 것입니다.
(이미지=실제 실험에서 촬영된 사진)
연구진은 사진을 객관적으로 평가할
판정단 65명을 별도로 모았습니다.
이들은 순서 없이 뒤섞인 사진들을
6초씩 본 뒤, 사진 속 인물의
건강, 피곤함, 매력을 점수로 평가했죠.
결과는 아주 분명했어요.
8시간 잔 사람들은
5시간을 잔 사람들보다
① 6% 더 건강해 보이고
② 4% 더 매력 있어 보이고
③ 19% 더 활기 있어 보였습니다.
단 3시간을 더 잤을 뿐인데
얼굴이 달라져버린 거예요.
수면의 과학
왜 잠이 부족하면
매력이 줄어드는 걸까요?
건강이 매력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에요.
수면 부족은 뇌, 호르몬 분비, 면역계 등
몸에 전반적으로 나쁜 영향을 주는데,
이렇게 생겨난 몸의 변화가
얼굴에 눈에 띄게 드러나는 거죠.
이번 실험에서도
판정단 평가를 분석한 결과,
건강함과 매력은 일관되게
비례하는 관계를 나타냈답니다.
(이미지=매력과 건강의 비례 관계)
소제목: 고작 4%?
매력이 고작 4% 늘어나는 게
대수냐고요?
생각해 보세요.
예를 들어 어떤 신약이 나왔는데
그 약을 먹으면 하루 동안 얼굴이
4% 예뻐(잘생겨)지는 효과가 있다면?
그런데 그 약이 부작용은 없고
건강에도 좋은 데다 무료라면?
그 약… 안 드실 건가요?
저라면 매일 먹을 것 같아요.
그 약이 바로 8시간 수면입니다.
인류에게 주어진 공짜 묘약이죠.
꼭 4%라고만
볼 수도 없어요.
6초간 사진만 보여줬는데도
4%나 매력 차이가 난다면,
실제로 같이 있거나 대화를 할 땐
얼마나 더 차이가 커지겠어요?
이건 결코
작지 않은 효과랍니다.
밤과 꿈
오늘은 얼굴 얘기를 주로 했지만,
충분한 잠의 필요성을 다룬 연구는
정말 수도 없이 많아요.
무슨 문제만 있으면
자는 시간을 줄여가면서
해결해보려는 사람이 많은데,
손익을 따져보면 인생에서
충분히 자는 것보다 중요한 일은
아무 것도 없을 정도예요.
잠은 우리 삶의 질과
총체적으로 이어져 있는 만큼
연애와도 관계가 깊은데요.
앞으로도 잠과 연애에 대한 연구는
종종 글을 통해 나누도록 할게요!
P.S.
잠을 푹 주무셨다면
새로운 인연을 찾아나설 준비도 끝난 셈.
<나의 연인은 어디에?> 테스트에서
여러분이 어디서 애인을 사귈 수 있을지
자세히 알아보세요.
심리학 연구 결과를 토대로
과학적으로 조언해 드립니다!
문형진 에디터의 후기
"죽으면 실컷 잔다"는 말은 잠의 기능에 대해 모르기 때문에 할 수 있는 말일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