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딘가 어색한 조합
늘 애인에게 사랑을 갈구하고
애인이 자신에게서 멀어질까 두려워하는,
불안형 애착을 가진 여자 A.
애정표현을 부담스러워하고
애인이 자신에게 가까이 다가오는 것을
극도로 싫어하는,
회피형 애착을 가진 남자 B.
두 사람이
서로의 성향을 모르는 상태에서
썸을 타기 시작했다고 가정해봅시다.
과연 이 두 사람의 관계는
연인으로 발전할 수 있을까요?
안될 것 같은데..
설명만 듣고 보면 이 두 사람은
절대 연인이 될 수 있을 것 같지 않아요.
하지만 한 연구에 따르면,
불안형과 회피형인 이 두 사람은 오히려
연인이 될 확률이 높다!고 합니다.
(Pietromonaco & Carnelley, 1994)
좀만 생각해보면 누가 봐도 자기에게
잘 맞지 않을 것 같은 상대인데..
왜 연인이 될 확률이 높다는 걸까요?
A양과 B군을 예를 통해 함께 알아봅시다.
1. 불안형의 착각
썸을 타면서
둘의 사이가 점점 가까워질수록,
회피형 B군은 상대와
일정 거리를 두고 싶어 하는 성향을 드러냅니다.
썸을 잘 타다가
갑자기 연락이 뜸해지고
관심이 없는 듯한 태도를 보이죠.
이런 B군의 행동은
A양의 심리를 자극하게 돼요.
불안형은 상대방이 거리를 두려고 하면
쉽게 불안해하는 성향을 가지고 있죠.
A양은 이 불안감에 몹시 힘들어합니다.
하지만 B군이 계속
거리를 벌리기만 하는 건 아니에요.
일정 거리가 생기면
다시 A양에게 호감을 드러내고
전처럼 잘해주죠.
그럼 A양은 다시 안정감을 되찾습니다.
이 과정은 계속해서 반복돼요.
A양은 이런 B군의 의도치 않은 밀당 속에서
불안과 안정 상태를 오가게 되죠.
그러다 보면 곧 이런 생각을 하게 됩니다.
‘이 사람 행동 하나하나에
내가 이렇게 좋았다 힘들었다 하는 걸 보면,
난 분명히 이 사람을 사랑하는 거야’
롤러코스터처럼
오르락내리락하는 자신의 상태를
사랑이라고 착각하게 되는 거예요.
2. 회피형의 착각
회피형은 기본적으로
사람들과 깊은 관계를 맺지 않고
최대한 독립적으로 사는 것이
가장 안정적인 삶의 방식이라는
믿음을 갖고 있습니다.
일종의 착각이죠.
안정적인 삶을 만드는 건
가까운 사람들과의 좋은 유대관계니까요.
회피형인 B군도
당연히 그런 믿음을 가지고 있는데요.
B군은 끊임없이 자신에게
다가오려는 A양을 밀어내는 과정에서
자신이 그 믿음에
아주 잘 부합하는 사람이라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난 정말 독립적인 사람이네!”하고
다시 확인하는 거죠.
그리고 그 재확인의 과정에서
B군은 큰 만족감을 느끼게 됩니다.
그래서 계속 다가오는 A양이
조금 부담스럽더라도
A양에게서 완전히 도망가지 않고
자신도 모르는 사이 ‘밀당’을 하게 되는 거죠.
완전히 밀어내면
그 만족감이 사라져버릴 테니까요.
굴레에서 벗어나기
이렇다 보니
불안형과 회피형은 서로에게 끌리게 됩니다.
두 사람이 연인이 될 확률이 높아지는 거죠.
하지만 이런 ‘착각’으로
연애가 시작되면
불안형은 불행한 연애를 하게 됩니다.
회피형의 밀당과
불안형의 착각은
연애 중에도 계속될 테니까요.
회피형도 마찬가지입니다.
처음엔 괜찮을지 몰라도,
불안형의 집착은 점점
회피형이 견딜 수 없을 만큼
심해질 테니까요.
혹 당신이 썸을 타고 있는
불안/회피형이라면,
위의 경우에
해당하는 건 아닌지 점검해보세요.
이 질문에 직접 답을 해보면 좋겠습니다.
당신이 불안형이라면,
“지금 내가 느끼는 주된 감정이
불안이나 걱정, 집착은 아닌가?”
“(회피형) 상대의 밀당 때문에
내가 힘들어하고 있지 않나?”
회피형이라면,
“과연 내가 (불안형) 상대가 원하는
연애 방식에 맞춰 줄 수 있나?”
“벌써 (불안형) 상대 때문에
내 영역이 침해당하고 있다고
느껴지진 않는가?”
만약 두 질문에 모두 yes가 나오는
그런 썸을 타고 있다면
연애로는 넘어가지 않는 게 좋아요.
그보다 먼저 이루어져야 할 것은
자신의 불안과 회피에서 벗어나는 일입니다.
불안에서 벗어나는 법은
종이 한 장으로 불안한 마음 해소하는 방법
이란 글을 참고해보시고,
회피에서 벗어나는 법은
다음 글에서 이어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김관유 에디터의 후기
착각에서 벗어나는 게
최우선 과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