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이상형은...
‘유머 감각’은
현대인들이 이성의 매력을 판단할 때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 중 하나입니다.
심리학계에선 그 이유를
“유머 감각이
그 사람의 지적 능력과 사회성을
매우 잘 드러내기 때문”이라고 보죠.
(Guéguen, Nicolas, 2010)
남을 웃기는 거 참 어려운 일이잖아요.
그래서 TV에 나오는 코미디언들을 보면
‘와… 저 사람 진짜 기발하다...’라는
생각을 하게 될 때가 많습니다.
(양세형이 천재라고 생각했던 순간/무한도전, MBC 문화방송)
이렇게 똘똘하고 사회성도 높은데
재미있기까지 한 사람.
다들 한 번쯤 만나보고 싶죠?
하지만 너무너무 재미있는 사람을 알게 됐다고
성급하게 빠져들지는 말아야 할 것 같습니다.
유머 감각이 넘치는 사람 중에도
꼭! 조심해야 하는 부류가 있거든요.
유머의 기술
누군가를 ‘깎아 내리거나, 놀리는 방식’으로
주변 사람들을 웃기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꼭 아주 못 되어 보이는 식이
아니더라도 말이죠.
심리학에선 이를
‘부적응적인 유머’라고 부르고
두 분류로 나누는데요.
바로,
‘남’을 깎아 내리거나 놀리는 방식의
‘공격적 유머(Aggressive humor)’와
그리고
‘나’를 비하하거나 낮추는 방식으로
사람들을 웃게 만드는
‘자기 패배적 유머(Self-Defeating humor)’입니다.
심리학에선 이 두 스타일의 유머를
여러 방면에서 부정적으로 평가해요.
낮은 자존감과 불안을 드러내는
무의식적인 행동이기 때문이죠.
남을 공격하거나, 나 자신을 비하하는
비교적 손쉬운 방법으로 남들을 웃겨서
사람들 앞에서 내 존재감을 확인하고
내 내면의 문제점과 약점을 숨기는 거예요.
(Martin et al., 2003)
문제는 그뿐만이 아닙니다.
이런 사람과 ‘연애할 때’ 발생하는
또 하나의 큰 문제점이 있죠.
갈등 상황에서의 유머
‘부적응적인 유머’를 사용하는 사람은
낮은 자존감과 불안정한 성격 때문에
애인과의 갈등 상황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갈등을 직면하고 해결하려 하기보다는
자기 기분만 마구 쏟아내거나
쉽게 회피하는 모습을 보이죠.
게다가 자기가 쓰던
유머 스타일과 비슷한 방법으로
애인을 공격하기도 합니다.
공격적 유머를 쓰는 사람은
갈등상황에서도 마찬가지로
애인을 ‘놀리거나 비꼬는 방식’을 자주 사용하고.
‘자신을 낮추는 유머 스타일’은
자기 비하를 통해서 애인을 곤란하게 만든다는
연구 결과도 있어요.
(Butzer& Kuiper, 2008:254)
내 애인이 싸우다가 이런 모습들을 보인다면...
상상만해도 끔찍하죠?
유머 감각 중요하지만
실제 국내 연구 결과,
부적응적인 유머 스타일을 가진 사람과
연애 중인 사람은
남들보다 훨씬 불만족스러운
연애를 하고 있었다고 해요.
(박진숙, 2013)
사실 이런 놀리기, 자기 비하 방식의
유머 스타일을 구사하는 사람들,
우리 주위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가만 생각해보면,
그들이 그리 인기가 없지도 않아요.
오히려 꽤 매력적으로 평가받는 경우가 많죠.
사람들은
그들이 남을 어떻게 웃기는지
그 ‘방법’에 대해선 깊게 생각해보지도 않을뿐더러,
재미없는 것보다는 훨씬 낫다고 생각하니까요.
하지만 이제 여러분은 아시겠죠?
‘좀 웃긴다’는 소리를 듣는 사람이라고 해서
나를 웃게 해주는 애인이 될 거라는 보장은 없다는 것!
그러니 마냥 상대가 재미있고
웃긴 사람이라고 해서 쉽게 맘을 내주기 보다,
상대가 어떤 유머를 구사하는지 잘 살펴보세요.
Humor.
이 단어의 어원은
라틴어의 ‘Humanus’,
즉 촉촉한 ‘습기’라는 말에서 왔다고 해요.
(옛날 사람들은 사람이 가진 습기에서
유머러스함 같은 성격이 나온다고 믿었대요)
어원이 어원이니 만큼
여러분은 남들의 마음을 촉촉하게 만들어 주는
유머 스타일을 가진 사람을 만나시길 바랍니다!
김관유 에디터의 후기
진짜 습기는 따뜻한 곳에서
더 잘 생긴다는 거! 아시죠?
(가습기 같은 유머 노노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