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28살 정유미(가명)입니다.
저는 항상 짧은 연애만 해오다가
지금은 같은 회사에서 일하는
좋은 분과 썸을 타는 중이에요.
처음엔 한없이 좋았는데,
최근에 문제가 하나 생겼어요.
어쩌다 그 사람이 다른 사람과
일하는 모습을 봤는데
그 방식이 제 상식으로는
이해할 수가 없었거든요.
알고 보니 그분은 직원들 사이에서
사소한 트러블을 일으킨다고 하더라고요.
물론 항상 그렇게 일하진 않겠지만
그걸 보고 저는 너무 실망스러웠어요.
그분은 여전히 제게 잘해주지만
볼 때마다 그때 모습이 자꾸 떠올라요.
그래서 처음보다 많이 소원해진 상태예요.
제 지난 연애들을 돌이켜보면
대부분 상대가 저를 더 좋아해 줬는데요.
상대의 단점을 지금처럼 발견하고는
마음이 식어버리는 패턴이 반복됐어요.
그래서 전 늘 짧은 연애만 해왔더라고요.
아, 딱 한 번
제가 좋아서 매달린 적이 있어요.
직전에 만나던 사람은
말로는 사랑한다고는 했지만
정작 행동으로 보이지 않았거든요.
그런 사람인데도 제가 좋아서 매달렸죠.
어쩌면 그의 외모가
제 이상형과 딱 맞아떨어져서
그런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러니 제가 눈이 높은 건지
절 사랑해주는 사람들을 제가
은연중에 무시하는 건지 잘 모르겠어요.
지금 썸타는 분도 너무 잘해주시는데
저는 도대체 뭐가 문제길래 이럴까요.
이러다간 평생 제대로 된
연애는커녕 결혼도 못 할 것 같아요.
저, 어떡하죠?
에디터 홍세미의 한 마디
“진짜 문제인가요?”
ㅁ
솔직히 말씀드리면
유미님께서 문제라고 생각하시는 점들이
특별히 심각해 보이지 않아요.
유미님 고민을 무시하는 게 아니에요.
나만 이상하다고 자책하거나
‘다른 사람들은 잘만 만나는데’라며
부러워하지 말라는 뜻이거든요.
사실 유미님 나이쯤 되면
길든 짧든 여러 연애 경험을 통해서
사람 보는 기준이 생기잖아요.
한두 가지 기준도 아니고
외모, 직업, 성격, 집안, 일하는 태도 등
두루두루 따질 게 많아지죠.
어릴 땐 외모면 외모, 성격이면 성격,
한 기준에 대해 높은 가중치를 뒀는데
이제는 ‘뭐 하나 특출난 사람이 아니라,
여러모로 눈에 거슬리지 않는 사람이 낫다’는
깨달음도 얻게 되고요.
그런 의미에서 사소한 단점이
자꾸 눈에 띄는 건
유미님 만의 문제가 아니에요.
그리고 다른 사람들이 전부
연애를 잘하고 있는 것도 아니죠.
말을 안 해서 그렇지
다 각자의 사정과 고민은 있어요.
6년째 한 남자와 연애하는 제 친구는요,
여러 사람 만나볼 걸 그랬다며
청춘이 아깝다고 투덜대요.
어떤 경험이든 좋은 점과
아쉬운 점은 공존하는 법이랍니다.
혹시 유미님이 이렇게 조급한 이유가
주변 사람들이, 또 스스로가
이제는 결혼할 때라고 재촉해서 아닐까요?
개인적으로 조급할 필요가
전혀 없다고 생각하지만
오래 만날 사람을 만나고 싶다면,
이제는 결혼할 사람을 찾고 싶다면
두 가지 처방이 있어요.
1. 기대하지 마세요
우선 연애와 상대에 대한
기대를 낮춰보길 바라요.
누구나 사랑을 시작할 땐
상대의 좋은 점만 보여요.
그러다 실현 불가능한 기대까지 하게 되죠.
상대의 사소한 부분까지
내 마음에 쏙 들 거라는 기대요.
하지만 이 세상에 그런 사람이 어디 있겠어요.
지나치게 큰 기대는 실망으로 이어집니다.
(상대의 말과 행동이 거슬리는 이유)
그래서 알랭 드 보통은 이렇게 말했죠.
“가장 사랑하기 쉬운 사람은
우리가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일지도 모른다”고.
세상에 완벽한 사람은 없고,
흠 없는 연애도 없어요.
우선 그 사실을 깨달으셔야 합니다.
2. 자존감을 점검해보세요
나 좋다는 사람은 싫고
나 별로란 사람에게 매달린다면
자존감 이슈일 수도 있어요.
자존감이 낮은 사람들은
자신을 별로 사랑하지 않아요.
그래서 다른 사람이 나를 사랑하는 것도
쉽게 받아들이지 못하죠.
누군가가 나를 사랑해주는 걸 이해하지 못해요.
“왜 나를 이렇게까지 챙겨주지?”하고요.
그래서 무의식적으로
상대를 평가절하해버려요.
상대의 단점을 찾거나
가치를 깎아내리죠.
(좋아하는 사람에게 실망하는 순간)
대신 나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에겐
끊임없이 매력을 느낍니다.
나에게 관심 없는 사람이라면
분명 대단한 사람일 거라는 착각 때문이죠.
유미님이 이런 유형에 속한다면
지금은 남을 사랑하는 것보다
나를 먼저 사랑하는 데 집중하셔야 해요.
둘 다 아니라면
만약 유미님이
연애에 특별한 기대도 별로 없고
자존감도 높은 편이라면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돼요.
눈이 높다는 자책도 마세요.
눈 높은 게 뭐 어때서요?
기준을 한참 낮춰서
나보다 별로인 사람 만나면
그것 또한 고생입니다.
그렇게 만나서 억지로 좋아하는 척 해봤자
유미님도 힘들고 어차피 상대도 다 알아요.
다만, 마지막으로 덧붙이자면
이제는 나 좋다는 남자만 만나지 말고
유미님이 좋아하는 남자를 먼저 찾아보세요.
내 눈에 차는 남자를 직접 나서서 골라야
유미님이 실망할 일도 적어지고
훨씬 만족스러운 연애를 할 수 있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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