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여는 글

알랭 드 보통의 연애소설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에는
특별한 로맨스가 없습니다.

그저 평범한 남자인 주인공이
평범한 여자인 클로이를 만나
사랑하고 이별하면서 겪게 되는
10단계의 과정.

여덟 번째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왜 나는 너가 없는가

벌써 ‘보통의 연애’ 시리즈의 8번째 글이네요.

남자와 클로이의 로맨틱한 연애를 보며
‘나도 저런 사랑 하고 싶다’ 생각했던
독자분들 많으시죠?

그런데 오늘은 환상을 좀 깨드려야 할 것 같아요.

이 남자가 글쎄,
애인인 클로이를 두고
다른 여자에게 한눈을 판 거예요.
그것도 클로이의 절친, 앨리스에게!

 

그렇게 안 봤는데..

앨리스에게 저녁 식사 초대를 받은
클로이와 남자.

남자의 취향을 너무 잘 아는 클로이는
앨리스가 그의 이상형과 비슷하다는 걸
이미 눈치채고 있었어요.
그래서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얘기했죠.

“넌 오늘 앨리스한테 반할지도 몰라.”

남자는 그게 무슨 소리냐며 웃어넘겼지만,
그날 밤 앨리스의 집을 나오면서
클로이의 말이 틀리지 않았다는 걸 깨달았어요.

이미 벌써 앨리스를 조금 사랑하게 됐거든요.

그녀의 말투, 머리카락을 넘기는 손동작,
부엌으로 접시를 가져갈 때의 뒷모습까지
남자를 사로잡았어요.

수많은 여성 독자들이 실망하고 화내는 소리가
여기까지 들리네요.

클로이에게 너만을 사랑한다며
‘마시멜로해’라고 속삭이던 이 남자,
(참고: “사랑해”보다 더 잘 먹히는 멘트가 있다?)

속으로 바람기를 감추고 있었던 걸까요?

 

나 좀 설레고 올게

사실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연애 중에도 한눈을 팔아요.

제가 이 남자를 편드는 게 아니고요,
연구 결과로 증명된 사실이랍니다.

시카고 대학 마고 물리낙스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연인 외에 다른 이성에게 설렜던 적 있다”
라고 답한 사람이 무려 70%였어요.

하지만 다른 사람에게 설렜다고 해서
연인에 대한 사랑이 시들해지거나
관계에 위기가 오는 건 아니에요.

그들은 대부분 현재 연애에 만족하고 있었거든요.

다른 이성에게 설렌 적 있다고 답한 사람 중
애인과의 사이가 나빠진 경우는
겨우 7%에 불과했어요.

잠시 설레긴 했지만,
한순간의 감정보다는
애인과의 관계가 훨씬 더 중요했던 거죠.

이 남자 역시 그날 후로도
클로이와 여전히 잘 만나고 있어요.
앨리스요? 벌써 까맣게 잊어버렸고요.

 

사랑은 노력

물론 잠시라 해도
애인이 한눈팔았다는 사실을
기분 좋게 받아들일 사람은 없어요.

그래서 대부분은 그 ‘설렘’을
애인이 눈치채지 못하게
어떻게든 꽁꽁 숨깁니다.

지나가는 사람을 곁눈질로 쳐다보고도
못 본 척 애인의 손을 더 꽉 잡는 것처럼.

이 남자가 앨리스에 대한 호감을
끝까지 클로이에게 티 내지 않은 것처럼.

순간적인 감정에 흔들리지 않고
애인과의 관계를 이어가기 위해
나름대로 노력하는 거예요.

가수 박원의 ‘노력’이라는 노래 가사 중에
이런 부분이 있어요.

‘사랑을 노력한다는 게 말이 되니’

노력 없는 사랑이야말로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해요.

아무 노력 없이
뜨거운 열정(passion)만으로 유지되는 사랑은
연애 초기에나 가능하거든요.

연애 기간이 길어질수록
점점 더 중요해지는 건
관계를 이어가려는 의지(commitment)예요.
(Le, Benjamin, 2010)

낯선 사람에게 설레다가도
‘역시 내 애인이 최고지’라는 결론을 내리고
지금의 애인을 선택하는 것,
그것 역시 사랑이거든요.

 

P.S.

설레기도 해야 하고,
노력도 해야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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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명균 에디터의 후기

'한눈팔았다'는 사실을 자랑처럼 떠벌린다는 건 노력할 의지가 없다는 것.